토지 4 - 1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김훈장 : 양아들을 얻었다. 오적대가 나라를 넘겼다는 소식에 조준구에게  "나라 없는데 내 영화가 어디 있으며 가문이 무슨 소용이오. 밤 사이에 나라 넘겨주고 백성들 앞에 양반 놈들, 무슨 염치로 낯짝 쳐들고 다니겠소. (p.190)"라며 의병으로 앞장설 것을 제안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뜻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조준구 : 서울에 집을 얻어 친일파들을 위한 잔치를 벌이기 까지 한다. 의병을 일으키자는 김훈장 말에 자신의 이득을 셈하고 거절 한다. 윤보의 진두지휘로 평사리 젊은이들이 의병으로 일어서 조준구 일가를 멸하려 하자 삼수의 도움으로 목숨을 보존한다. 그러나 그 다음날 삼수를 죽이고 만다.

#윤보 : 과거 목수일을 해줬던 사람의 주선으로 서울에 일을 하러 간다. 두만아비의 부탁으로 두만이와 함께 간다. 그 후 다시 평사리를 거지꼴로 찾아온다. 서울에서 시국에 대한 소식을 듣고 본 후, 나라에 힘을 보태고자 평사리 장병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한조 : 가장 억울한 캐릭터. 경찰로부터 매질을 당한다. 당사자 기억으로는 찾기도 힘든 한 때 떠벌렸던 조준구에 대한 말 때문이다. 근근히 먹고살던, 가장 측은하게 살아가던 한조가 조준구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삼수 : (봉이네 딸)두리를 겁탈하고 만다. 이 사실을 봉기네가 떠벌릴 수 없다는 것을 약점으로 쥐고 흔들며 약아빠진 악의 기운을 힘껏 내보인다. 윤보에게 다가가 조준구를 배신하겠다 하고, 결국 준구를 치러 갔을 때 다시 배신 하고 만다. 결국 죽는다. 셈에 강했던 하인으로, '어느 줄을 잡을까' 노상 걱정하는 현 정치인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봉순 : 길상이와 밀당을 한다. 노래길로 접어들지 고민한다. (용이에 대한)월선의 태도와 닮은 행동으로 길상을 대한다. 답답하다. 하지만 어여쁜 외모와 서희와 오래 벗한 덕에 간도로 떠나는 서희 대역으로 나서기도 한다.

#길상 : 봉순이를 애틋해 하지만 표현하지 않는다. 용이와 함께 서희네를 간도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꾸민다. 가장 든든한 장정이다.

#구천 : 행적을 숨겼던 구천이가 드디어 나타난다. 구천이 소식과 함께 별당아씨 소식도 들린다. 별당아씨는 죽었고, 구천이는 윤씨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거지꼴로 혜관을 찾아가나 말투며 행동에서 고고함을 내뿜고 있다. 구천의 앞날이 기대된다.

#서희 :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조준구 내외의 행동과 서울에서 온 하인들을 미워한다. 길상, 봉선, 수동이 지키고 있었지만 수동이 죽고 길상은 의병으로 떠난다. 홀로 남은 서희는 내면의 칼날을 갈아간다. 간도로 이주하고자 한다.
 
<발췌>

사람들은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온다고 말들 한단 말이야. 날마다 해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고, 그게 세월이란 말일까? 그래서 사람들은 늙어가고 죽고 또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고 사람이 죽고 아이가 태어나고, 알 수 없군. 정말 윤회라는 게 있다면 왜 사람이나 짐승이나 벌레나 초목이나 그런 것들이 빙빙 돌아야 하는 걸까? 세월은 바람일까? 바람이 사람들을, 이 세상에 있는 것을 어디로 자꾸 몰고 가는 걸까?..(중략)..끝이 없을 건데, 시작도 없을 건데 어째 시간이 있단 말이야? 사람들은 해시니 술시니 하고 길이를 재어서 시각에 이름들을 붙이지만 이 천지가 꼼짝 않고 있는데 세월이 어디 있다고 금을 긋고 길이를 재느냐 말이야. (p.172)
 
내 땀만 있다면야 까짓것 낡아빠진 의관 벗고 나서겠다만 남의 땅 얻어 부치는, 그런 비루한 짓이야 굶어 죽었으면 죽었지.” (p.178)
- 남의 땅을 빌어 부칠 수 없다는 양반들의 꼬장꼬장한 자존심

동학 놈들이 일어섰을 때 제일 먼저 당한 사람들은 누구였지? 지방 관헌들과 재물 있는 양반들 아니었느냐 말이다. 어리석은 것들! 일본을 어떻게 대적하겠다는 건가. 서울서는 시골 놈들만 못해서 도장을 찍었나? 나라는 기왕 망한 건데 손가락에 불을 켜고 하늘로 올라가지, 일본을 물리쳐? 바지저고리에 상투 틀고 짚신 신고 쇠스랑 든 농부 놈들 이끌고 일본을 물리쳐? 흐흐...... 가만있자. 결과야 뻔하지만 우선, 우선에 내가 먼저 당하면? 그렇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p.193)
- 나라의 위태로움 보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약아빠진 조준구
 
백성들이란 믿을 게 못 되네. 동학군이 왜군들 신무기에 무너졌다고들 하지만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바지저고리였겠나? 왜군들 신무기 앞에 육신보다 마음들이 먼저 무너졌던 게야.” (p.268)
-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 오늘의 모든 이에게도 주는 교훈이다.  
 
나는 그 도 밖에서 이는 일시적 풍삭일 게다. 혼돈 속에서만 말을 몰 수 있는 위인이야. 화평스런 대로를 시위 소리 들으며 대교 타고 갈 위인이 못 된다는 말이니라. 내 그동안 수많은 군졸을 거느리고 탐관오리를, 악독한 양반들을 목 베고 추호 가차 없었으나 그게 사명감에서 한 짓인지 진정 자신 못하겠다. 그 밀물 같은 시기가 지나가면 나는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바닥 모를 허무의 아가리가 밤새껏 나를 괴롭히는 게야. 실은 내 속에 이는 원한도 진정 그게 원한인가 맏을 수 없구나. 불민한 너를 위한 아픔도 진정 그게 아픔인가 믿을 수 없구나.” (p.272~273)
- 김개주가 환이에게 하는 말
 
왜 자신이 이곳에 와 서 있으며 어린 날 이곳에서 보낸 일이 있었던가, 그것도 알 수가 없다. 윤씨부인의 죽음을 알고 슬퍼했다면 그것은 거세당한 슬픔 같은 것이요, 부친의 옛날 지기를 만나 충격을 받은 그것도 거세당한 충격 같은 것이나 아니었는지. 낯선 땅, 낯선 산천 이곳 역시 환이에게는 낯선 곳으로밖에 더 이상의 감회가 솟지 않는 것이다. (p.275)
 
소자 지금에 이르러 아버님 말씀하신 뜻이 깨달아집니다. 아픔이나 원한이나 그리움이나 인간사에서 그 모든 생각보다 더 깊고 큰 것이 있었습니다. 그게 허무가 아니옵니까? 아버님은 그 허무와 싸우셨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아픔도 없고 울음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통도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지난 세월의 겪은 고통은 오히려 감수같이 달콤하게 여겨지니 말입니다. 아버님, 차라리 회한인들 제게 있다면,” (p.283~284)
 
어리석은 삼수. 그가 아무리 악독하다 한들 악의 생리를 몰랐다면 어리석었다 할밖에 없다. 악은 악을 기피하는 법이다. 악의 생리를 알기 때문이다. 언제나 남을 해칠 함정을 파놓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궁극에 가서 악은 삼수가 지닌 그와 같은 어리석음을 반드시 지니고 있다. 왜냐, 악이란 정신적 욕망에서든 물질적 욕망에서든 간에 그릇된 정열이어서 우둔할밖에 없고 찢어발길 수 있는 허위의 의상을 걸치고 있기 때문이다.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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