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 프레야 시리즈
매튜 로렌스 지음, 김세경 옮김 / 아작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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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외모로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들이 그녀를 사랑한다. 인간은 물론 신들도 그 미모에 반해,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매번 외로움에 젖은 눈물을 흘려야 했는데, 여행을 좋아해 방랑하는 남편 때문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을 찾아 방황하기도 했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미, 사랑, 다산의 여신 프레야에 대한 설명이다. 게임 디자이너 매튜 로렌스가 장편소설 <프레야>를 출간했다. 저자 매튜 로렌스는 세계적 게임 <앵그리 버드> 제작사 로비오의 게임 디자이너다. 게임 디자이너이자 작가라는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다.

 

소설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새라가 면회객 - ‘가렌’ - 을 만난 후, 본능적으로 위협을 감지하고 나단과 함께 병원을 탈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나단과 새라는 가렌을 피해 인간들 틈에 섞여 취업을 하고 집을 구하고, 신들이 모여 있는 곳에 부러 잡혀가 다른 신들을 도모해 전쟁을 계획, 탈출하기도 한다.

 

432쪽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소설 <프레야>는 어렵지 않게 완독할 수 있다. 즉흥, 환상, 전투 등 게임적 요소를 다분히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믿음으로 신이 만들어졌다는 설정, 인간의 믿음에 따라 신의 힘이 좌지우지 되는 상황, 신간의 적대적이고 우호적인 관계, 신과 인간사이의 창조물 등. 소설의 내용은 한 마디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반란과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주연이 북유럽 신 프레야 라면 조연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러 신들이다. 신들 간 다툼과 그 신적 에너지가 분출되는 모습 등은 독자들이 마치 IMAX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저자 매튜는 프레야 시리즈 - <프레야>가 첫 번째 작품이다 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프레야의 세계는 우리가 사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신들이 있어요. 문제는 신들에게 삶을 주는 건 인간의 기도와 믿음인데, 현재 우리는 대부분 그들을 믿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살아남은 신들에게도 힘든 세상입니다.” 여신 프레야가 타의가 아닌, 병원이 가장 편안하다고 생각해 27년간 정신병원에 스스로 갇혀 살았다는 설정이 이런 사고에 근거한 게 아닐까. 저자는 프레야 같은 신 뿐 아니라 인간 역시 자신을 스스로 틀 안에 가두고 있다고 조언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가렌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소설은 존재나 가치관 등 철학적 탐구에까지 가닿는다. SF장르 요소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할만한 책. 내년에 영어 초판이 출간, 올해 한국어로 가장 먼저 출간되었다는 핀란드발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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