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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울지 않는 연애는 없다 - 사람에 상처 입은 나를 위한 심리학
박진진.김현철 지음 / 애플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사람이 끊임없이 갈구는게 있다면 바로 '사랑' 아닐까. 타인들의 것은 쉬워 보이지만 내게만 어려운 듯한 기분. 사랑이 힘든걸까. 사람이 힘든걸까. 내 마음이 고장난 걸까.
영원을 속삭이던 남녀가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난 짐승들처럼 발톱을 세운다. 하나가 사라지면 지구가 멸망이라도 할 줄 알았던 관계는 어느 순간 남보다 못하게 되었다. 친구들과 한 목소리로 '나쁜 x'라며 욕을 해도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던 그 사람이 내 꿈에 가끔 나타난다. 조상님들은 많은 지혜로 지식과 문명을 창조했는데 왜 '사랑'에 대한 해답은 만들어 놓지 않으셨을까.
정신과 전문의와 연애심리전문가가 뭉쳤다. '연애'와 '우울', '사랑'을 기본 골격으로 하지만 그 핵심은 '연애하는 나'란 존재다. 나는 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걸까. 나는 왜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걸까.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왜 다른 사람이 보일까. 왜 나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걸까. 왜 나는 끊임없이 사랑받고 싶어하는 걸까.
총 28개의 심리피처링 중 가장 인상깊었던 '왜 나는 주목받고 싶은걸까'를 보자. 가끔 '내가 짱'이 아니면 안되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이 사람들이 꺼려지는 것은 모든 사람들을 복종시키려 할 때다. 모두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움직여주길 바란다. '말 안하면 절대 모르는' 절대 불변의 법칙도 이 사람들에겐 통하지 않는다. 혹여나 그 사람들의 기분에 거스르는 행동을 하는 것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증거이므로 친구든 연인이든 곧 남남으로 직행한다. 한 마디로 피곤하다.
이런 상태의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어른 아기'라고 한다. 출생의 순간, 엄마와의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육체적인 성장을 해도 정신적으로 영원히 성장하는 못한다는 것이다. 즉, 엄마의 연장선에 있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야만 자신이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일종의 애정결핍이 바로 이런 상태아닐까.
이 책을 어떻게 손에 들게 되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친구와 연인 사이, 사람과 연인사이에서 골몰하던 찰나 내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저자 박진진의 <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읽은 적이 있다. 싱글반성교본이자 커플탄생촉매제인 그 책은 참 쉽고 편하게 술술 읽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마냥 쉽지만은 않다. 정신분석 용어가 난무한다. 만화책인 줄 알고 펼쳤는데 철학 책을 읽은 느낌이다.
책에 대한 평가는 아직 조심스럽다. 읽다 또 읽다 다시 읽다를 반복하다 책 핀지 한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마지막 장을 덮었기 때문이다. 연애심리전문가의 가벼움과 정신과 전문의의 묵직함이 약간 어설프게 섞여있다. '연애'라는 타이틀보다 부제의 '나'가 더 어울리는 책이다. 연애를 잘하기 위한 테크닉보다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지침서로 읽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