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수많은 '청춘예찬' 중 이렇게 현실적인 조언들이 있을까. '젊으니까 할 수 있어' '긍정적인 생각만 해'라는 말로 고민하는 청춘들을 '부정적인 생각의 결정체' 쯤으로 여기는 많은 어른들 사이에서 이렇게 우리 상황을 이해하고 시의 적절한 어른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도 돈과 명예 따위의 세속적 지위를 얻기 위해 스치는 관문이 되어버린 대학이란 곳에서.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 아무리 말해도 주변 사람들은 이해해 주지 않던 내 속을 이 분은 어쩜 이렇게도 잘 아실까. 상아탑을 떠난 지 사년. 사회에 발을 들인지 사년. 어른인 것 같아 뭐든 잘 해야 하고 의젓해야 할 것 같은 내 마음 속 부담감을 그는 꿰뚫어 보셨다.

 

대학에 있을 때는 일분 일초가 너무 아까웠다. 덕분에 치열하다 못해 넘칠 정도로 알차게 보냈고 덕분에 다른 이들보다 평온한(?) 졸업식을 맞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왜 조금 더 내 가능성을 곰곰히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왜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많은 일을 저질러 보지 않았을까.' 김난도 교수님의 말처럼 아마도 내 심신은 '남들이 보기에 밑지지 않기' 위한 성적, 인턴, 공모전, 봉사활동, 아르바이트라는 '취업 5종 세트'를 만드는 곳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내 가능성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못한 까닭에 사회에 발을 딛은지 3년 만에 이런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리라.

 

이제 생일 케익에 초가 가득해 '여백'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기대를 충족 시키기 위해 새로운 곳의 문을 두드렸고 긍정의 마인드 컨트롤로 하루하루를 이뤄가고 있다. 그러나 가끔 주변의 기대와 나의 욕구와 일치하지 않음을 느낄 땐 숨이 막힐 정도로 마음이 괴롭다. '과연 내 뜻대로 해도 되는 것인가' '이 길이 정답인가' 교수님의 응원을 빌리자면 난 우물 속에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끈을 놓았고 어둠에 가려 두렵기만 했던 바닥이 생각보다 깊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가고있다. 지금은 다시 위의 노끈을 잡기위해 점프력을 쌓는 기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난 지금 하루 24시간 중 일을 막 시작하는 오전 9시 와있다. 아직 하루 반나절이 넘게 남은 시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책을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내 고민을 너무 잘 알아줘서. 내가 듣고 싶던 조언들을 쏟아주셔서. 이제 대학생으로서의 '스펙'보다 인생이라는 항로의 '방향'이 더 고민되는 시점에 도달했다. 그리고 지금, 김.난.도.라는 분을 만났다.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말하며 아픈 곳을 살살 만나주는 그를 이제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꿈을 꾸는 나의 청춘이 거짓이 아니란 걸 알아주는 분을 만나서 다행이다. 30을 맞이하는 생일 선물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만난 건 어쩌면 고난의 순간으로 가기 직전, 하늘에서 내려주신 구원의 손길일지 모른다. 정말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진로 설계에 지침으로 삼고자 하는, 경남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의 십계명'을 적어 보겠다. 빛나는 청춘들은 꼭 한번 이 말들을 음미해보자. 힘내자, 청춘. 너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 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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