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장미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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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주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한다. 그리고 '조용한 거리'를 위해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에게 총과 칼을 겨눈다. 어린 아이들이 죽어간다. 힘없고 돈없는 노동자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추위를 피하고 도둑질로 목숨을 연명한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30개국에서 온 45개 언어를 구사하는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인다. 피켓을 들고, 노래를 부른다. 결국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아이들은 다른 지역의 가정으로 맡겨지기에 이른다.

 

우리는 결코, 우리는 결코 움직이지 않으리.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우리는 결코 움직이지 않으리.

 

'빵'을 위한 - '인간다운 삶'을 위한 - 노동자들의 투쟁은 위 노래와 같다. 의지는 '결코 움직이지'않는 바위처럼 굳세지만 그 의지를 표현하고 쟁취하기엔 현실이 뿌리댈 토양없이 바람에, 물결에 흔들리는 '물가에 심은' 나무같다.

 

그러나 '장미'의 현실도 있다. 제이크와 로사를 받아들인 제르바티 부부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펴 준다. 따뜻한 침대와 맛있는 식탁이 존재하는 이 곳은 로렌스와는 다르다. 부부의 아픈 마음을 제이크와 로사가 치유한다. 그리고 그 사랑 속에서 늘 피하고, 두려워하고, 자신을 숨기는데 능했던 제이크는 '성장'해 간다. 사랑을, 고마움을, 그리고 진짜 눈물을 배워간다.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 일것이다. 자주 등장하는 예쁜 이탈리아어처럼 각박한 현실과 대조되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치열하지만 아름답다. 그리고 급하게 전환되는 장면없이 아이들의 모습과 마음을, 노동자들의 모습과 마음을 표현한 작가의 솜씨가 참으로 경이롭다.

 

"내 기도 때문에 그래. 기도가 모두 이러우졌어. 파업이 끝났고, 엄마와 애나 언니와 리치가 무사하고, 난 집으로 가고. 그리고 네가 네 죄를 고백했어."라는 로사의 말처럼 모든 이들의 기도는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루어지 않은 줄 알았던 그녀의 마지막 소원도 이루어진다.

"네가 나처럼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 소설은 읽는 독자들에게 모두 "빵과 장미"를 선물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 그리고 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빵과 장미>는 마음을 키우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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