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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인문학 서재
크리스토퍼 베하 지음, 이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나에게 '책'이라는 녀석이 매력적인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다양한 감정들을 제공함으로써 삶의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타인의 경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셋째,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
50권, 22000페이지, 150여 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하버드 클래식'의 압축판인 <하버드 인문학 서재>는 이 중 '셋째, 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에 절대적으로 초점을 맞춘 책이다. 상황이 녹록치 않아 책을 통해 지식을 쌓으셨다는 할머니의 사례를 통해 <하버드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새해 시작과 동시에 <하버드 클래식> 완독이라는 장엄하고 묵직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하버드 인문학 서재>로 - 150여 편의 작품 해설과 개인사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면서 - 끝맺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책은 '하버드 클래식 서평집'으로 명명하고 싶다.
이 책의 구성은 조금은 심심한 '월별 완독한 독서 목록'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1월은 어떤 책을 읽었고, 그 내용은 저자의 삶 중 어떤 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식이다. 더불어 익히 들어 본 - 읽지는 않았더라도 - 고전들의 내용들이 빼곡하다. <코란> <군주론> <논어>등,,, 신화, 전기, 희곡 등의 작품도 있지만 흥미롭게 한번에 독파하기엔 약간 지루하다.
하지만 이 책을 주의깊게 봐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각 작품에 대한 해설과 저자의 삶이 물려 있다. 기존의 책들이 저자의 (알 수 없는)사고를 풀어낸 아웃풋인데 반해, 이는 150여편의 작품을 통해 저자가 삶의 측면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보여준다. 즉, 한 사람의 사고 방식을 간접적으로 알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튼튼한 뿌리를 둔 가지들의 성장인양 익히 알려진 고전을 통해 발생한 건설적인 발상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결론적으로 말해 '약간은 지루한 서양판 서평집'이다. 하지만 사고 방식의 간접 체험의 기회가 제공되며, 한번에 150여 편의 우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간편한 책이다. 1타 150피. 하버드 서재에 직접 가보지 않더라도 이 책 한권이면 하버드생 부럽지 않다는 생각으로 한번쯤은 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