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 조각가 정상기의 글 이야기
정상기 지음 / 시디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사각사각 나무 깎이는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멤도는 평화로운 시간.

그 시간 동안 저자의 마음 속에 드나들던 생각들이 조각과 글로 표현되었다.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

 

사랑. 고독. 마음.

 

이 세 가지가 저자의 번뇌의 주인공들이다.

잡으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고, 기억에는 아스라히 넘나든다. 언행불일치.

자꾸만 그리워져가다 결국 나 '혼자'임을 깨닫고, 언제나 그렇고 그런 일상들을 이루어간다.

언제나처럼,,, 그리고 마음속엔 두 마음이 오간다. 보냈던 마음, 그리워 하는 마음.

결국 두 마음 모두 내 마음인 것을 모르고, 예전에 놓아버린 그 마음을 찾으려 한다.

 

가끔 삶도 건담시리즈 만들기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메뉴얼대로 몸통 다음 팔, 팔 다음 다리, 다리 다음 머리, 머리 다음 날개 이렇게,,,

삶에는 메뉴얼도 순서도 없다. 팔 껴보고 틀렸다 싶으면 팔 꼈던 그 순간을 후회하고 그렇게 보낸 시간을 붙잡으려 팔, 다리 함께 껴보기도 하고, 그러다 더 틀리면 고칠 수도 없게 시간은 흘러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히고 다쳐가면서 알아가는 알알이 우리 인생이 참 다채롭다. 저자의 마음 속 번뇌들 하나하나가 사각사각 나무결로 벗겨지는 것처럼, 그 흩뿌려진 모양처럼, 또한 인생이란 것도 다채롭다.

 

조각이 그의 감성을 보여주듯 사각의 시간이 주는 글들을 통해 나의 감성과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나무처럼 종류가 다양하고 나뭇결처럼 굴곡지지만 나이테처럼 성장해가고 푸른 잎처럼 생생한 나의 삶. 그것이 무엇인지 <멀바우 나무에 새기는 사각의 시간>을 통해 돌아본다. 나의 나이테는 지금쯤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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