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 - 뜨겁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 싱글들의 행복 주문
박진진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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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꼭 결혼할거야?" 라는 질문에,

"그럼, 난 꼭 결혼해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거야." 라고 언제나 당당히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며 일과 삶의 균형따위를 맞춘다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게되었고, 사랑이라는 열렬한 감정에 휩쌓이는 일이 세상에 찌들어가는 내겐 너무 사치같은 일임을 알게되었다. 그렇게 점점 딴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결혼'. 이렇게 결혼이라는 통과의례와 멀어져 패배감에 젖어버리는 내게,  '싱글'이라는 색다른 길도 있을 수 있음을 알라고~ 독설과 위로의 말을 적절히 섞을 줄 아는 신기한 저자를 만났다.

 

  여성 저자의 입을 빌려 싱글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지라 여성의 입장에서는 절절절 공감할 이야기들이 많다. 특히, 돈과 사랑의 상관관계! 돈과 사랑이라,,, 영원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단언컨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두번쯤은 애인하고 돈 문제로 싸워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데이트 비용쯤은 껌값으로 생각하는 초절정 기업의 아들쯤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에는 대기업 총수의 아들보다 보통 집의 아들이 더 많고, 데이트 비용을 기꺼이 바치는(?) 사람보다 쓸데없이 지출이 생기는 구멍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물론, 여자 입장에서도 내 돈이 아까우니 내 남자의 돈으로 메꾸겠다는 못된 심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워킹맘에 대한 슈퍼우먼 이미지 처럼 돈 펑펑쓰는 남자의 매력지수가 높게 평가되는 건 이미 현 사회에 만연한 이미지인 것을! 이 오묘한 문제 앞에 연애 카운슬러라는 그녀도 오묘하게 답을 내놓았다. 결국, 내 사랑에 내가 얼마나 금전적으로 부담을 질 수 있는지 스스로 알아보는것. 그리고 그 결과에 따른 자신의 선택에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물질과 정신이라는 측면에서 양 극단의 최고봉격인 돈과 사랑. 성격이 이렇게 모든 커플들의 트러블 메이커로서 귀결된다는 점이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꼬리 아홉달린 여우에 대한 고찰 역시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여자 입장에서 봐도 진짜 재수없고, 진짜 밥맛없는 여자가 존재한다. 그들에 대한 예쁜 표현이 바로 '여우'. 테마별로 남자들을 분류해가며 1년 365일을 절기 나누듯 분야별로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여우들에게는 그녀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 화장법부터 옷입는 법 심지어 말투까지,,, 내숭이라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있고, 솔직이라는 것에 무조건 승리의 손을 들어주는 나로서는 이 여우들을 볼라치면, 화부터 낸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여우들의 카멜레온 같은 보호색 만들기 전략은 그녀들이 소위 말하는 '성공한 결혼'을 해나가는 방법이라는것. 억울하고 분하게도 내 지인들만 보더라도 가볍고 의미없는 만남을 할지 언정 다양한 보호색으로 다양한 남자들을 후려본(?) 여자들이 더 고 퀼리티의 남자를 만나는 것 같긴 하다. 어쩌면 훗날 행복한 알콩달콩 가정생활을 위해 이 남자 저 남자를 보며 예행연습을 하는지도! 내가 반한 남자가 나에게도 훅- 꽂히지 않았다면 저자의 말처럼 약간의 상황설정을 통해 꽂히게 유도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솔로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특히 여성들에게! 싱글이라는 저자가 일백번 고쳐죽어 만백번 고쳐죽어가며 느낀 생생한 이야기들이 마음 한 켠에 짠하게 슬픔을 주면서도, '맞어! 기죽을 필요없어!'라며 용기백배 해주게 한다. 하지만 여성저자의 글인지라 여성 대변인인양 남자들에게 여성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하길 바라는 글은, 남성독자가 보면 '뭐지?'싶을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싱글'이라는 맥 보다도 '여성의 삶'이라는 테마가 더 어울릴듯한 글이 많다. 후반부에 가면 등장하는 여성편견들에 대한 항변 부분을 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여성으로서 동조하고 위로받는 부분이 많지만, 남성독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어필될지 솔직히 두려운 느낌도 든다. 하지만, 정말 확실한 것은! 이 <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통해 남성독자들이 읽는다면, 여성의 섬세한 감정노선을 알게되고, 더욱 훌륭한 연애를 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 어쨌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싱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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