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 부키 전문직 리포트 13
정은숙 외 22인 지음 / 부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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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을 잘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되었다. 그럴 때마다 각종 미디어의 도서소개란에 어떤 이들이 일필휘지로 적어놓은 소개글들을 보면서 참 부러워하곤 했다. 어쩜 저렇게 짧은 문장에 핵심이 모두 들어가 있을까? 왜 몇줄 안되는 소개글인데 난 저 책에 꽂히는(?)걸까? 그러던 찰나, 잡지사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를 보면서 책을 내는 곳에는 에디터와 편집자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편집자라,,,. TV프로그램에서 연기자가 실수하면 편집자가 편집과정을 통해 다듬어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책이라는 공간에서의 편집자란? 작가가 써놓은 글을 이쁘게 다듬는 일을 하는 사람? 이렇게 생각하기엔 편집자는 너무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역할이었다.
 

 <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에는 각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말하는 편집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편집자의 정의에서부터, 편집자의 하루일과, 각 분야 - 인문, 문학, 예술, 경영, 어린이 등 - 편집자들의 애환, 훌륭한 편집자가 되는 길, 또 우리사회에서 편집자들이 차지하는 비중까지. 연극이나 영화무대에서 주연배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그 뒤에는 감독과 연출, 의상, 음향, 조명 등 수많은 인력들이 그 주연들을 서포트 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책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저자의 이름으로 '책'이라는 산출물이 세상에 나오지만, 그 뒤에는 저자의 글이 예쁘게 독자에게 전달되도록 편집자가 서포트를 하고 있다. 저자의 생각이 '글'이라는 형태를 띄기 전 방향설정부터, 내용 구성, 표현방법, 더 나아가 글이 완성된 후 교정, 교열, 그 책에 대한 홍보까지 편집자의 영역이다. 어떻게 보면 나무를 보는 저자보다 숲을 보는 편집자가 한 권의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것만 같은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편집자가 책이라는 산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23인의 편집자들의 이야기 가운데 출판사 운영과 작가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은 내 눈을 훅- 끌어당기는 주제가 있었다. 바로 '임프린트'  임프린트는 출판사가 편집자에게 독립된 브랜드를 주고 운영을 맡기는 일종의 벤처시스템(171p)  이라고 한다. '얼마나 파느냐'의 잣대로 서열이 매겨지며 얼마나 많은 흑자를 내는지가 임프린트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하니, 너무 현실적이어서 발을 담그기가 겁나지만, 자신의 강점을 집중 개발할 수 있고, 책에 대한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편집, 기획, 마케팅 능력까지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매력적이다. 이 외에 어린이 분야의 책을 내는 편집자의 얘기 또한 인상적이었다. 어린이 책이라고 하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조금 쉬운 단어로, 조금 쉬운 구성으로, 조금 단순한 그림으로 풀어내면 문제가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이 편집자는 아이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진짜 아이가 될 것을 말한다. '어린이'라고 얕잡아(?) 봤다간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제대로 된 책 한권 내지 못할게 뻔하다.

 

  사실 편집자라는 직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진 않았다. 작가지망생으로서 좋은 글만 써내고 그 글만 먹힌다면(?) 책을 내는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무엇보다도 '편집자'라는 파트너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닭았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올바른 언어로 끄집어내고, 가이드를 제시하며, 더불어 상업적인 홍보까지 해주는 이런 파트너! <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를 "편집자"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더불어 책 한권을 읽더라도 저자외의 사람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는 행복한 감정은 이 책을 읽어야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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