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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의 삶 - 개정판
디팩 초프라 지음, 정경란 옮김 / 행복우물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를 읽으면서 사후세계에 대한 작가의 묘사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모흐, 코마 장벽 따위로 그려지는 죽음 이후의 세계의 각 단계는 현세에서의 경험과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 차별적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아주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니었다. <죽음 이후의 삶>에서 말하는 AfterDeath는 인간의 영적 능력에 초점을 맞춰 구분화 되지 않은 - 삶과 죽음으로 - 한 실체를 여러 사례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저자 디팩초프라는 주제로 삼기엔 너무 아우라가 돋보이는, 입에 담기에 부정적 영향이 닿을까 우려되는 '죽음 이후의 단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사비트리의 일로 각 챕터를 시작한다. 남편을 기다리는 죽음의 신 - 야마 - 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삶'의 길을 찾는 사비트리는 라마나를 통해 이야기를 듣고 경험하면서 '죽음'의 실체에 대해 하나하나 깨닭아간다. 보통 죽음은 삶이 끝나는 시점이라고 일컫어진다. 하지만 디팩 초프라가 말하는 죽음은 삶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 차원으로의 연속된 세계이다. 우리가 내세를 살면서 만들어 내는 다양한 창조 속에 이어지는 또 다른 차원이 바로 죽음이며, '환생'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 환생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생에 대한 기억이 또렷한 아이들의 발언을 예시로 든다. "우리 엄마 아빠는 따로 있어요." " 엄마 뱃속에 있기 전에 일어난 일이에요." "나는 자동차 사고로 죽었어요." (226p) 현세에서 내세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에 있다는 이 아이들은 생명을 가진 어떤 것이 시대를 달리하여 동일하게 존재한다는 것의 증인들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유체이탈, 임사체험자 들을 대상으로 알게 된 '죽음이후의 삶'에 많은 증거들을 보여준다.
사례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못한 '죽음이후' 에 대해 살아있는 존재인 디팩 초프라가 말한다는 것이 어쩌면 아이러니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저자는 베다 시대 현자들의 말을 빌린다. "왜 알려고 하지 않는가?"라고. 그러고 보니 현세에 대해선 수많은 표현들로 - 꿈, 희망, 삶의 이유, 존재, 부재, 가족, 뜻 등등 - 고뇌와 성찰을 이루는것에 비해 그 이후의 단계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조차 느끼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구를 넘어 우주여행을 꿈꾸는 단계에 있는 우리의 과학 처럼 내세를 세분화하는데 까지 우리 능력이 도달했으면 좀 더 상세하게 죽음을 알아보려는 노력도 필요한것 같다. 그러다보면 이 디팩초프라의 말을 실제적으로 경험해 보고 그 사실유무를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환생해서?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우리의 오랜 속담이 있다. 어쩌면 이름처럼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일을 우리는 '죽음'이라고 표현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