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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마지막 여자
장진성 지음 / 강남 지성사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북한.
김정일.
금강산.
굶주림.
핵.
우리.
통일.
북한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참 특별하다. 소를 보내 협력관계를 맺는가 하면, 소위 말하는 한,민,족 이지만 그들과 이야기 하려면 바다 건너 멀리 있는 나라들의 힘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항상 슬프도록 서로를 경계한다. 그런 북한에게 우리는 - 통일에 대한 의견을 차치하더라도 -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북한이 보여주는 경이에 가까운 군무처럼 그들은 삶을 우리에게 보여줄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런 북한에 대한 목마름이 절정에 달하는 요즘의 남한에게 그 북한의 실상을, 자세히는 북한의 우두머리 김정일의 실체를 밝혀주는 서사시가 있다.
북한의 미녀가수 윤혜영. 그녀의 눈을 통해 북한과 김정일은 조명된다. 보천보전자악단의 가수 윤혜영. 그녀를 아끼는 김정일. 한 국가의 통치자가 되기 위해 자신을 버려야 했던 그는 윤혜영의 순수함에 빠져든다. 산해진미와 값비싼 보석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엔 다른 사람이 있다. 예쁜 옷과 예쁜 손길로 영광에 마지않는 총수를 받들어 모시지만 그녀도 사람, 그녀의 그도 사람이었다. 결국 김정일의 말을 거역해 가면서 둘이 하나임을 증명하는 그 사랑들의 모습이란,,,
시인 장진성은 윤혜영을 대변하고 싶었던것 같다. 김정일의 눈에 든 여자가 아닌, 자신의 사랑을 지켜나갈 줄 아는 윤혜영을,,, 저자는 그녀에 대해 시적 표현들로 애절함을 보여준다. 극한에에 달한 성진과 혜영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 특히 군인과 남녀의 행동이 대구를 이루는 부분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리고 저자는 북한의 실상을 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쌀베개라고 알고 있었지만 모래임을 알아버린 아들과 진실을 밝히지 않으려는 엄마의 울부짖음. 코에 새끼줄 치듯 철사로 엮어 끌려가는 북한인들의 모습. 직접 그곳에서 생활했었기에 더욱 적나라 했을 것이다.
이 책은 김정일의 여자였던 -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선택한 - 윤혜영의 이야기 이다. 그리고 북한의 이야기 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이런 북한에 대해 남한은? 이런 김정일 독재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처참한 생활의 이면은? 등등 갖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할 것이다. 딱히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또 있다하더라도 개인 차원에서 손쓸 수 있는 방법도 없으리라. 하지만 이동순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남,북한 문학인들, 더 나아가 남한의 민족에게 우리 반쪽을 한번 살펴보라는 경각심을 충분히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미래를 일기를 쓰며 다져나가듯 이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를 읽으며 북한의 앞날과 한민족이 통일될 미래를 한번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