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편지 - 유목여행자 박동식 산문집
박동식 글.사진 / 북하우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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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듯, 그리운듯, 건조한듯 하면서도 알 수 없는 느낌에 빠져들게 한다. '유목여행자'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게 저자 박동식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경험하는 여러 일상 속에서 자신을 찾아내고 삶을 알아간다. 하지만, 삶이란? 그 속에서의 나는? 이런 의문들은 끊이지 않는다.
 

  그가 보여주는 속내들과 사진 속에는, 각자의 인생이 닮겨있다. 영어문법책을 사다달라며 호의를 베푸는 호승에게도, 무덤도 없이 흙에 덮히는 송장에게도, 아이의 도움이 있어야만 피리를 불 수 있는 아버지 걸인에게도,,, 사연과 삶이 녹아 있다. 싱가포르의 정리된 깔끔함이 낯설어 뒷골목을 찾는다는 그의 여행기는 우리스스로에게 그 뒷골목같은 삶도 의미있고 가치가 있다는것을 알려준다. 죽어가는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회한에 사무치지만, 친구가 꿈꾸던 그 나라에서야 그 친구를 떠올리는 자신을 보는 것처럼,,, 지금 당장은 처절할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뜻있고 살만할거라고 위로해 준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킬링필드에서 죽어갔을, 그 이름 모를 청년의 사진이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 않는다. 베트남 나짱에서 저자와 친구가 되었다는 그 일본인의 순수한 미소도,,,

 

  저자가 곳곳을 여행하며 느끼는 감정들은 우리가 살면서 알게되는 세상만사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남을 통해 보이는 자신의 세계, 그 속에서의 회한, 반성, 기쁨, 눈물,,, 남이 있기에 내가 의미있는 이 세상은 이렇게 다른 세계가 많기에 더 어렵다. 끊임없이 상처받고 되뇌이게 하니까,,, 저자가 <찔레꽃>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서럽게 눈물을 흘렸을 때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덧없음에 슬픔이 밀려온다. 나도 저자처럼 덧없이, 터덜터덜, 걸으며, 느끼며, 사람들을 느껴보고 싶다. 사무실과 일과 돈벌이라는 굴레에서 나를 편안하게 내려놓고 싶다. 돌이켜보면, 박동식의 눈으로, 잠시나마 그 굴레를 벗어던졌던 것도 같다. 아주 편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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