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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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십분 이해하는 사이>에는 두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십 분 이해하는 사이>와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다. 저자의 색이 진하게 드러나는 두 편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해'다. <십 분 이해하는 사이>의 '십 분(10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물리적 10분과 '충분히, 넉넉히'라는 뜻의 십분이다. 표제작은 옥상에서 이뤄지는 누군가의 하소연 혹은 설득의 이야기다. 너도 그렇구나, 나도 그런데.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결론을 통해 독자들은 휴 가슴을 끌어내린다. 그런데 결국에는 너도 나도 그 상황에 놓였었구나 하는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려온다. <우주맨의 우주맨에 의한 우주맨을 위한 자기소개서>도 '옥상'에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형을 구하며 우주인이 된다. 표제작으로 부터 바통을 넘겨받는 듯한 구성이다. 두번째 작품에서는 백수 김세종과 조카 김한솔이 등장한다. 조카의 실종이 작품을 미스터리로 끌어들이는 순간, 김세종은 우주맨이 되며 장르가 코믹으로 변하는 듯 하다. 우주맨은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말하거나 생각하면 실제 통화를 할 수 있게 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책은 말도 안되는 내용 같지만,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 학교폭력, 왕따, 자살 등 늘 사회면에 등장하는 이슈들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독자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오늘 정말 찬란한 봄날이에. 근데 중요한 건 마음의 날씨 아니겠냐?"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 현실의 속살을 눈물 참고 응시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와 같은 문장을 통해서다. 작가의 독특한 구성과 표현이 인상적이다. 슬프기도 하면서 재밌기도 하다. 빠른 흐름이 정신을 못 차리게 하기도 한다. 존재의 이해와 위로를 다룬 멋진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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