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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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메인>은 열리고 확장되고 결말내지 않지만, 각각이 연결되고 한 점에 다다르는 신기한 소설이다. 영역(領域)을 뜻하는 말 '도메인'이라는 제목에 두 단편 「영」 「역」이 묶였다. 캠핑, 사고, 죽음, 다이아몬드, 관리인, 소설, 유튜버, 작가, 사라 윈체스터. 제 각기 존재하는 듯 흩뿌려진 각 단어들이 얽혀 '신비로움' '긴장'이라는 지점에 다다른다.

참 신기한 소설이다. [영]이 캠핑을 위해 모인 성인 네 명이 모닥불에서 공포이야기를 나누고 죽음을 목격하는 스토리라면 [역]은 유튜버의 이야기를 듣고 보는, 과거 누나의 죽음을 목격한 자의 기억 혹은 경험이다. 서스펜스냐 하면, 공포고, 호러냐 하면 추리기도 하다.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되지 않으면서도 유기적이다. 두 작품 모두 결말이 열려있고 감정이나 서사를 부득불 끌고가지도 않는데, 독자는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된다. 누가 범인이지? 어떻게 일어난 일이지? 묻고 또 추리한다. 작품들은 답을 내지 않는다. 이런 전개를 두고 조형래 문학평론가는 '분명 무슨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지만 '단지 그럴 뿐'(p.88-89)이라고 분석한다.

제목을 보고 인터넷 세상이 등장하리라 예상했다. 아니었다. 조형래 평론가의 말처럼 '예측이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특이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저자 유재영은 '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던 이것을 작은 이야기에 담'(p.95)았다고 말한다. 현수막, 사유지, 족적, 인간, 땅 등을 보고 나서다. 1차원적으로 추론해보았다. 누군가의 '자산'이지만 실제로 자신에게는 '없는 부분'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딛고 있는 땅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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