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 - 아들에게는 왜 논리도, 큰소리도 안 통할까?
정현숙 지음 / 월요일의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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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아주 가까운' 인간관계를 맺기 직전이다. 그 일을 준비하기 위해 이 책을 골랐다. 아들을 키우는 11년차 엄마이자, 19년차 사회복지사라는 저자 정현숙의 책 <아들에게는 아들의 속도가 있습니다>이다. 저자는 여러 좌절과 고민 끝에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배우고 실천해왔던 기술을 '아들'에게 적용(p.5)했다고 한다. 책은 그 지난한 과정과 노하우를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며 남편과 아빠 그리고 오빠가 많이 떠올랐다. 왜 해결책만 제시하려 드는지, 왜 여러개를 말했을 때 하나만 이행하는지, 왜 하소연을 할 때 눈만 껌뻑이는지... 저자는 '아들 뇌'의 생물학적 특징부터 짚어나간다. 아들의 뇌는 딸의 뇌보다 평균 10~15% 크고 회백질의 비율이 높은데(딸은 백질 비율이 높음), 회백질은 뇌에 입력된 정보를 처리하고, 뇌의 활동을 하나의 영역으로 제한한다는 것(p.25)이다.(딸은 반대, 백질은 정보 교환을 전달) 멀티태스킹이 어려운 이유다. 어디 그 뿐이랴. 아들의 뇌는 세로토닌이 적게 분비되며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많다고 한다. 이는 '공격적 성향과 언어발달, 감정 표현에 영향을 미친다'(p.28)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생물하적 특징을 기반으로 아들은 역할 모델을 추종하고, 경쟁(승부욕)을 즐기며, 규칙에 안정감을 느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은 엄마들이(여자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감정 표현에 서툰 남자들의 특징과 연결된다. 해결 방법은 있을까? 저자는 3장 <아들과 가까워지는 소통 방법>에서 '칭찬'과 '나 전달법' 그리고 '경청'을 제안한다. 그 중 '칭찬의 리더십'으로 유명한 세계적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칭찬 방법이 눈에 들어왔다. 아들 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유용할 듯한 팁이다. 첫째, 어떤 행동을 잘했는지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둘째,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칭찬하기. 셋째, 칭찬받을 행동을 했다면 '즉시' '바로' 칭찬하기. 넷째, 결과보다는 과정이나 노력을 칭찬하기다.즉, 번스타인의 방법을 요약하자면 '구체적으로, 공개적으로, 즉시' 칭찬하기다.

책은 여기서 더 나아가 '훈육'의 방법도 알려준다. 꾸짖는 이유를 정확하게 말하고, 인내심을 갖고 반복해 말하기, 논리적으로 말하기, 긍정적으로 말하기, 합의한 기준으로 일관성 있게, 구체적으로 훈육하기 등이다. 의외였던 부분은 '권위'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도 언급하듯이 '권위'는 대개 부정적인 느낌이다. 그러나 '권위'란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해 따르게 하는 힘이며, 어떤 일에 권위를 내세우거나 순종하는 태도인 '권위주의'와는 다르다(p.171)고 저자는 지적한다. 책은 아들에게 올바른 훈육을 하기 위해 권위를 지키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아들의 성장과 세상살이에 대한 내용까지 아우른다. 마음을 지키는 자아존중감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고난과 좌절을 이겨낼 수 있도록, 회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게다가 유머와 감사를 생활화 할 수 있는 방법까지. 책을 읽으며 고개가 자주 끄덕여지면서 동시에 겁도 났다. 스스로도 아직 덜 성장했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또 다른 한 사람을 잘 키우고 성장시킬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아들에게는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는 원리를 알았다는 것. 이것이 첫 발이리라. 알아도 실천이 어렵다는 육아, 과연 나는 어떤 엄마가 될까? 스스로를 돌아보며 앞날을 꿈꿔보는 계기가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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