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 트렌드 - 미코노미·미닝아웃·ESG·큐레이션·가치소비 등 마케터의 시각으로 본 ‘핫’한 소비 트렌드 읽기
노준영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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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전 3번 생각하기' 

매일 아침 적는 '할일 목록'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미션이다. 풍요롭게 잘 지내고 있다 생각하면서도 어디에서 무엇을 그리 소비하는지, 가계부를 보고 나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나도 모르게 '구매' 버튼을 누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끊임없이 들이는 상황. 나는 충동적 소비를 하고 있는걸까? 요즘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통해 '나'의 씀씀이를 되짚어 보고 싶어 읽은 책 <요즘 소비 트렌드>다. 

저자 노준영은 마케터이다. '디즈컬'이라는 웹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마케팅 회사를 설립해 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아무리 트렌드가 좋다고 한들, 자신의 고유한 색깔은 버리지 않는 게 바로 진짜 트렌드"(p.4)라고 말한다. 누군가 유행을 선도하여 이를 좇는 것이 트렌드를 따르는 게 아니라는 것. 핵심은 자신만의 색깔, 즉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나' '1인칭'에 집중하는 '개인의 시대'는 오랜시간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기업과 브랜드는 '다수가 원하는 선택지'(p.16)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음을 언급한다. (예로 '비건'을 든다) 그런데 왜 요즘의 기업과 브랜드는 똑.같.은 '개인의 시대'인데 더 '개인'에게 관심을 집중하는 것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팬데믹'에서 찾는다. 코로나라는 '불확실성'을 겪으며 '판단'을 위한 시간 단위가 짧아져, 미래를 내다보며 계획을 짜는 일 자체가 무의미 해졌다고 언급한다. 이것은 곧 '스스로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p.19)는 걸 뜻하며, 또 각자가 모두 다른 행복 지향점을 찾아가는 세상이 가능토록해, 음지에 있던 마니아층(일명 '덕후')를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도 말한다. 이것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며, 과거의 희생 대신 '행복'을 찾고, 이를 통해 삶의 균형을 만들어내는 세대의 반영이라는 주장. 하여 '나'로 대변되는 '1인칭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p.21)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후 책에서는 취향 소비, 경험 시대, 큐레이션, 가치소비, 나심비(나를 위한 심리적 만족 비율), 로코노미, 워케이션 등의 개념을 통해 요즘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다. 그 중 '정보의 경험'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저자는 '흥미'를 재미, 호기심, 의미 세 가지 요소로 분석하며 유튜브 등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콘텐츠의 기준'을 제시한다. 금융 노하우를 알고 싶어 삼성증권 유튜브를 방문한 사람에게 '역사이야기'를 들려주고, 정도만 걷는 듯한 정부 기관의 주무관이 'B급 감성 스토리'를 올리는 건 왜 일까? 왜 그 채널들이 회자되는 것일까? 바로 구독자(혹은 독자)들에게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예상밖의' 카운트펀치를 날렸다는 설명이다. 한참 회사에서 홍보를 담당했을 때, '혁신'과 '창의'라는 용어에 집착하면서도 결국 모든 홍보 방향을 '하던 그대로'로 결정내리던 결정권자들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당시 내게 부족한건 충주시 주무관이 '저질렀던' 용기였단 말인가?)

저자는 책에서 미코노미, 미닝아웃, ESG 등의 트렌드 용어와 핫한 플랫폼 사례 등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이론보다 실례를 통해 설명하니 이해가 쉽고, 또 지금의 트렌드가 만들어진 배경을 이해하게 된 것도 좋았다. 반면, 사례 위주의 설명이 계속되다 보니, 전체적인 소비의 큰 그림보다 각 주제에 부합하는 파편적 현상만 보는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아무래도 마케팅을 직접 실천하는 저자의 책이라, 실전 마케팅을 해야하는 마케터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 이유 '나는 왜 자꾸 소비하는가?'에 대한 답은 얻을 수 있었다. 요즘 소비 트렌드의 본질은 바로 '나'란다.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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