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임신기를 위한 슬기로운 남편생활 - 남편의 임신
김진태 지음 / 박영스토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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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임신'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남편이? 어떻게? 호기심이 인다. 임신은 (심적으로는 같이할 수 있지만)생물학적으로 여자의 영역이 아니던가? 저자 김진태는 남편으로서 임신과 출산의 기쁨을 똑같이 나누는 만큼 그 과정 속의 고통 또한 '똑같이 나눠가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 바람을 담은 것일까. 책은 아내의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과정을, 세세하게, 남편의 입장에서 쓰고 있다.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한거야?' 임신 주차별로 나눠진 챕터를 읽어나갈 수록 이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각 차수별로 아내 몸과 마음에 나타나는 변화, 필요한 조치, 더 나아가 남편들이 해야할 행동들을 적고 있다. 예를 들면, 임신 초기에 시작된 아내의 입덧, 이에 따른 주의 사항과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쓰레기 치우기, 식사 준비하기, 욕실 청소하기 등)을 소개한다. 한 마디로 책은 임신에 대해 자신이 공부한 내용과 실행한 일들과 감정, 이에 대한 아내의 반응 등을 담은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태교는 진심으로 사랑할 때 나오는 말고 행동들일 것이다. (p.87)

책의 미덕은 남편 입장의 내용이라는 데 있다. 임신을 하면 모든 관심이 아내와 배 속 아이에게 집중되기 마련이다. 그 만큼 남편들이 소외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저자는 외로울 수 있는 그 시간을 방관하며 지켜보는 대신, 공부하고, 함께 인내하기를 선택한다. 이렇게 생소한 일들을 적극 알아보고 아내와 교감하며 심신의 고통을 함께하는 남편이라니. 책에서는 그의 노력이 뚝뚝 묻어난다. 더불어 저자의 아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싶기도 했다.

멀지도 않은 세달 전, 품고 있던 아이들을 보내주었다. 그 잠깐의 시간동안 남편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나 많이 나아졌구나' 싶기도 했다. 감히 입에 담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다시 읽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정보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하지만 직접 그 길을 가본 사람의 글만큼 직접적인 정보가 있을까? 임신한 아내들의 마음과 몸의 변화, 이것에 대처해야만(혹은 해야할) 남편들이라면 꼭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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