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세 가지 유형의 워케이션 사례를 설명한다. 첫째, 관광지형 워케이션을 적용중인 '한화생명'이다. 한화는 복지의 일환으로 강원도 양양의 한 호텔에서 '리모트 워크플레이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요가 클래스와 힐링 프로그램 등을 준비해 적당한 시간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둘째, 파일럿 프로그램형 워케이션을 도입한 'CJ ENM'도 있다. 워케이션 공간이 심지어 제주도 월정리다. 매월 선정된 10명의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제주에 머물며 기존 업무를 수행하고 숙박과 교통 지원금으로 월 200만원(!)을 지원받는 다고 한다. 셋째, 행안부가 운영하는 '서천 청년 마을 워케이션'이다. 서천의 관광자원과 문화 자원을 지역 연계형 워케이션으로 발전시킨 사례로, 마을회관을 공유 오피스로 활용하고, 도시에서 온 청년들이 지역 어르신들과 교류하며 디지털 교육을 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디지털 노마드 워케이션이다.
저자는 워케이션의 장점을 설명한다. 워케이션이 코로나로 어려운 관광업계를 살리며, 동시에 직장인들의 휴식에 대한 갈망을 해소하고, 업무를 보며 돈을 벌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직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MZ세대가 선호하는 복지제도 1, 2위가 조기퇴근과 유연근무 때문이므로 워케이션은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MZ세대에게 근무지는 '자기 통제권을 실제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물리적, 심리적 공간'(p.49)이며 중요한 직업 선택의 기준이므로, 워케이션이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인이자, 이직율을 낮추는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책은 워케이션의 흐름, 장점, 도입 방법, 관광업계와 지자체의 대응 방안의 순으로 워케이션을 설명한다. 다양한 데이터와 사례들이 근거로 제시된다. 줌 CEO 에릭위안은 "협업하는 공간으로서의 근무가 새롭게 정의된다."고 말했다. 워케이션의 큰 줄기는 바로 이것이다. 근무란 협업이 가능하면 어디서든 된다는 관점. 이것이 휴식을 필요로 하는 마음과 결합해 삶을 고양시키고, 조직이 그것을 가능케해줌으로써 소속감과 만족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내가 속한 회사도 재택근무를 시행중이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맞춰 부서원의 20% 또는 30%가 재택근무를 한다. 재택근무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문제가 존재했다. 일부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면 연락이 닿질 않거나, 근무 시간을 입증하기 위한 최소의 룰을 어긴다거나, 업무대응이 되지 않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근태와 관련한 분쟁을 겪게 되고, 직원들은 재택 근무와 업무 배분의 관계를 따지며 불편함을 호소한다. 결국 근무 형태는 결국 '신뢰'의 문제의 문제인걸까?
책을 읽으며 워케이션을 검색했다. 너무나 많은 사례들이 있었다. 제주, 강원, 양양, 부산 심지어 해외와 연계한 워케이션을 시행하는 곳도 있었다.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아예 새로운 곳에서 살아볼 수 있도록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었다. 재택근무도 감지덕지 했던 스스로가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싶다. 또 한편으로는 조직에서 우려하는 여러 문제들을 위 기업들은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하다. 업무시간 모니터링, 쉼없이 쏟아지는 요청과 민원, 대면으로 가능한 감정적 어떤 것 등등. 조직의 성격과 업무에 따라 분명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책은 워케이션의 장점을 탄탄하게 설명하지만, 이를 적용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대응 방안들을 세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일도 직장도 자유롭게 선택하는 '긱의 시대'라고 한다. 연봉, 직급 등은 이제 옛말이다. 그리고 회사들은 '워케이션'을 시도한다. 과연 미래의 근무는 어떤 모습일까? 워케이션과 같은 복지들이 말 그대로 쏟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