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진심입니다 - 150cm, 88kg의 여자가 44kg을 덜어내고 얻은 것들
이지애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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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중이다. 목표는 '리즈시절 몸무게' 만들기. 결혼 후 양가 부모님이 지어주신 두 마리의 흑염소를 먹고 8kg를 얻었다. 후덕해졌고, 이전에 예쁘게 입었던 옷들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아무도 뭐라 말하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위축된다. 그래서 시작했다. 다.이.어.트.


다이어트는 곧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아닐까. 거창하게 무슨 인생까지 들먹이냐 싶다면 한번 생각해보자. 업무를 할 때 보통 목표설정을 한다. (리즈시절 몸무게 달성) 목표를 위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한다. (공복운동 30분, 근력운동 30분) 목표 달성을 함께할 동료를 찾는다. (온라인PT 메이트, 가끔 함께 러닝을 하는 남편) 중간중간 성취 단계를 확인한다. (매일 아침 동일한 시간에 재는 몸무게 또는 눈바디) 목표달성 여부를 파악한다. (목표수치) 성공했다면 기쁨! 실패했다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나간다. 목표-기획-진행-검토-성과, 다이어트 안에 녹아 있는 이 과정들은 직장에서의 시간과도 퍽 닮았다.

저자 이지애도 책에서 삶의 모습을 닮은 다이어트 과정을 짚어낸다. 책 <다이어트에 진심입니다>에서 저자는 '슬럼프'를 대하는 자세를 언급한다. 저자는 '다이어트 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거나 살다보면 슬럼프는 오기 마련'(p.59)이라며, 이럴 때면 '슬러프님'을 잘 맞이할 방법을 찾아본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업무의 집중도나 강도를 높이거나, 제안서나 기획안을 처음부터 다시 구성하거나, 새로운 취미를 배우거나, 취향이나 직업군이 다른 사람들이 모인 모임에 나가는 등'(p.60)의 변화를 준다는 것. 다이어트 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업무에서도, 나의 다양한 취미생활 중에도 맞닦드리게 되는 여러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비법 아닐까.

책 <다이어트에 진심입니다>는 '보통 체중'을 갈망했던 150cm, 88kg의 저자 이지애가 아이 엄마가 된 현재까지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왔던 다이어트에 대한 회고록이다. 예쁘고 말잘하는 친구 덕분에 면접에서 낙방하고, 오래 볼 사이도 아닌 동료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려 폭식을 하고, 그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새벽 요가를 하고, 삶의 시기에 찾아오는 고민들을 해결해보려 서점, 도서관, 강의 등으로 멘토를 찾아다닌다. 한 마디로 책은 다이어트를 중심으로 그려낸 이지애 저자의 에세이이자 성장기인 셈이다. 특히 저자는 책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자신'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녀는 '애덤 스미스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타인의 사랑과 관심, 인정 등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라며 '나를 향한 타인의 시선과 관심을 갈망하는 내 모습이 어리속고 속물같아 보이긴해도, 스미스의 문장 하나에 허락을 받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p.72-73)고 말한다. 이 얼마나 솔직하고 용기있는 모습인가. 또, 불도저처럼 돌진하는 감정과 욕망에 대해서는 '순간적인 감정은 어린아이 같아서 어르고 달래야 한다.'(p.129)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이 생길 때 '멈춰'라는 명령 대신 '10초 뒤에 하기'로 바꿔서 생각한다(p.130)는 걸 오랜 시간 자신과의 싸움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말한다.

"낳을 땐 같았으나 습관에 의해 달라진다."

저자는 '섭취 열량은 줄이고 소비를 늘리는' 기본 원칙을 준수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건강하고 탁월하게 다져가기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고. '다이어트에 진심'이라는 제목이 와닿아 선택하게 되었다. 나도 진심이니까. 또,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읽었다. 다이어트라는 가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해가는지 그 기록을 보는 재미가 탁월했다. 저자는 여전히 매일의 운동을 챙기며 '섭취 열량은 줄이고 소비를 늘리는' 삶을 추구한단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곧 그녀의 '원칙'이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원칙을 세우면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의 흔들림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불필요한 고민에 빠지지 않게 되고, 삶이 깔끔해진다. 하루가 아무리 지치고, 힘들더라도 내 원칙만 잘 지켜낸다면 그 하루는 반질반질 잘 빚어진 도자기처럼 윤택해진다."(p.221)고 강조한다. 다이어트는 살을 뺀다는 의미도 있지만, 잘 관리된 몸을 유지하는 것도 포함하며, 이것은 곧 잘 정돈된 삶을 이어간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것이 곧 저자가 말하는 '도자기처럼 윤택해진' 삶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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