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읽는 습관 - 모든 기획의 시작 좋은 습관 시리즈 4
김선주.안현정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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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IT분야 글쓰기를 하고있다. 업무를 할당받은 후 각종 '뉴스레터' 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팟캐스트 듣똑라 뉴스레터, 밀레니얼들 분석매거진 캐럿, 실리콘밸리 IT소식지 밀크뉴스, 전문가들의 리포트 퍼블리까지(심지어 유료). 이후 패턴은 이랬다. 뉴스레터들이 메일함에 도착하면 틈틈히 읽어본다 > 공통의 소식을 꼽아낸다 > 글로 엮어낸다의 단계. IT분야라는 '제약'으로 뉴스레터들의 모든 소재를 활용되지는 못했지만 사회 전반의 흐름을 읽는 것은 물론, 관심분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좋은 습관 연구소'에서 펴낸 책 <트렌드 읽는 습관>은 트렌드에 대한 종합서다. 우선 책은 1부에서 트렌드의 '정의'와 '종류'를 설명한다. '장기간에 걸친 성장, 정체, 후퇴 등의 변동 경향(p.23)'으로 정의되는 트렌드는 4종류 - 패드(FAD, For A Day), 트렌드,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s), 메가트렌드(Megatrends) - 로 나뉜다. '패드'는 지속시간이 짧은 것으로, 책에서는 흑당 커피나 흑당 아이스크림을 패드의 예로 든다. 패드의 지속시간이 길어져 주류가 된다면 이때부터 '트렌드'가 된다. 라이프 스타일 '욜로'가 여기에 해당한다. 마이크로트렌드와 메가트렌드는 대상과 범주에 따른 구분이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좁은 대상'을 상대로 하고, 메가트렌드는 '특정 영역에 그치지 않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트렌드'를 말한다. 오타쿠나 덕질이 전자라면, 인공지능이 후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책은 트렌드를 대하는 자세, 트렌드의 트리거(자극제)와 배리어(장벽) 등도 다룬다.

2부에서는 트렌드를 읽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내가 선택했던 뉴스 구독 서비스 외 친인척 집 방문, 친구와의 만남, 대형서점 방문, SNS와 빅데이터 분석 등을 얘기한다. 여기서 다루는 모든 방법들은 시간과 장소, 함께하는 사람 유무에 따라 다르지만, 근저에는 '관심'이 있다. 사람들과의 대화, 주변 사물에 대한 관찰, 책이나 영화 등 문화에 대한 민감함 등. 특히 책은 '맥락'을 통한 그 '관심'을 설명한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저서 <침묵의 언어>에서 '서로 다른 문화 속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의사소통인 침묵의 언어를 살피는 것이야말로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오해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p.103~104)'이라며 '맥락'을 강조한다. 게다가 에드워드 홀은 고맥락 문화와 저맥락 문화로 구분짓는데 여기가 무척 흥미로운 지점이다. 에드워드 홀은 유럽, 미국 등을 '대화 속에 대부분의 정보가 담겨있는' 저맥락문화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는 '암묵적인 분위기나 표정과 태도 등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고맥락문화라고 설명한단다. 새삼 회사에서 강조했던 '명확한 디렉션'이 우리의 근본적인 문화와 어울리지 않는 허언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뜨끔했다.

책은 마지막으로 트렌드를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법을 설명한다. 여기서는 트렌드를 읽어내는 개인의 생각 '트렌드 주관화'를 통해 산업을 바라보고, 과제를 해결하며, 비즈니스 기획서를 쓰는 단계까지 다루고 있다. 이 파트에는 저자들이 파악한 다양한 트렌드 사이트와 서비스들이 제공된다. 기획 분야에서 일하는 독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팁이 아닐 수 없다. 또 저자들은 왜 조직 구성원들이 트렌드 읽기를 포기하는지 꼬집는다. 보통 많은 직장인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 봐야 위에서 받아주지도 않고, 외부 전문 컨설턴트들이 의견을 내야 먹힌다.(p.150)'는 말을 한단다. (공감 2000%) 저자들은 이에 대해 '도전적인 주관화'를 대안으로 던진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트렌드 읽기로 다양한 산업군을 연결하는 주관화로 내부의 고리타분함을 벗어나라는 의미로 읽힌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위에 구멍을 내는 효과랄까?

<트렌드 읽는 습관>은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와 달리 콘텐츠가 꽉 차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트렌드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 참여하려고만 해도 트렌드는 필요하지 않은가. 유튜브를 비롯한 플랫폼이 약진하며 사람들은 '어떤 콘텐츠를 생산해낼 것인가'에 집중한다. 이것은 결국 어떻게 하면 대중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가와 연결되고 그것은 곧 '트렌드'를 읽을 이루어진다. 지금 내 앞에는 빨간색 다이어리가 놓여있다. 코로나19로 집콕이 일상이 되었던 2020년의 최대 트렌드는 '루틴'이었다고 한다. 외부 활동이 아닌 내부에서의 '자기관리'에 초점을 맞추며 사람들은 각종 루틴을 - 운동루틴, 독서루틴, 청소루틴 등 - 만들어냈다. 그 루틴의 시각화 수단이 바로 다이어리인 셈이다. 이렇게 우리는 '나도 모르는 새' 트렌드를 보고 쫓고 그 안에서 살게 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트렌드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눈을 키워보면 어떨까? 책 <트렌드 읽는 습관>이 그 시작을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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