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김지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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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확진자 수에서 느껴지는 감흥도 올초에 비하면 줄었다. 전 세계는 백신개발에 몰두하고 있고,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필수품이 되었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확진자 혹은 밀접첩족자가 되어 자가격리와 퇴원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회사에 코로나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다. 같이 회의를 했다는 이유로 공포감이 밀려왔다. 나는 괜찮은건가? 가족은? 당장 어디에 가야하지? 지금 사무실에 있는건 괜찮은건가? 여러 의문들이 쏟아질 때 회사는 폐쇄를 결정하며 전 직원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말 물어보고 싶었다. 그 순간 정말 두려운 사람은 누구일까? 확진자의 동선을 보면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사람들일까? 병상에서 백신도 약도 없는 바이러스에 걸려 고열에, 기침에, 근육통에, 인후통에 시달리면서 어떻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코로나 확진자들일까? (p.86)

책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28세 한국남성 김지호의 '코로나 양성 반응 이후의 50일'을 담고 있다. 할머니 장례식에 와준 친구들과 마음을 함께해준 친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였다. 일상 방역 단계였다. 그런데 저자는 그 자리에 온 친구 중 하나에게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다. 책은 '확진자' 관점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코로나19 검사, 병원에 입원하기 까지의 과정, 병원에서의 생활, 고열과 인후통에 시달렸던 경험, 주변인들의 배려와 가족의 사랑 등을 읽을 수 있다. 또 50일 간의 병상 이후, 확진자를 포함한 인간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다.

저자는 "누구도 아직 이런 경험을 기록하지 않았기에" 더 나아가 "쉬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감염자를 대상으로 낙인을 찍고 손가락질하는 우리에 모습(p.12)"을 보았기에 책을 쓸 결심을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이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회사에 확진자가 나왔을 때 '그 사람은 왜 회사에 와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지?'라는 생각을 했다. 확진자가 아닌 사람들이 쉽게 갖는 감정으로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저자는 이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책은 뉴스에서 전하지 않는 사실들을 알려준다. 양성 반응에 대한 두려움부터, 퇴원이후 정상적인 삶이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까지. 코로나 관련 정부의 대처, 병원에서의 조치 등을 개괄해 볼 수 있는 책, 코로나 확진자의 생생한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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