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두려움을 주는 존재를 만나거나 재앙적 사건 앞에서 내면에 감추어진 모습이 드러나고 그에 따라 온갖 군상이 나타난다. (p.7)"고 저자는 말합니다. 책은 이런 생각을 바탕에 두고 코로나19 발화 시점인 2019년 12월로 돌아갑니다. 중국 우한에서 괴질이 발생하고 해당 지역 의사들은 사스나 메르스 때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만방에 알립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중의 관심은 '중국 정부의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통제 여부, 발설 여부, 그 범위까지. SNS를 타고 쓰러져가는 중국 의료진들의 모습과 감금됐다는 블로거들의 제보가 이어지면서, 중국이 '숨기고 있다는 일'이 '심상치 않다'는 걸 전 세계가 알아차리고 맙니다.
이후 유람선에 관광객들이 감금되는 등 전 세계적 멈춤 상태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입국금지의 범위, 우한 교민들의 한국 수용 논란 등의 홍역을 치릅니다. 그 때 질병관리본부는 매일 코로나19 상황을 브리핑하고, 확진자들의 동선을 SMS로 안내했습니다. 8.15 두번째 확산 전 "K-방역이 세계의 모범이다."라고 일컬어졌던 우리나라의 힘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홍혜걸 의학박사의 진단키드 관련 발언, 감염병 확산에 대한 가짜뉴스, 종교집단으로 인한 확산 등을 다룹니다. 또 책은 마지막에 '코로나가 준 숙제는 인권(p.331)'이라고 말합니다. 신천지 교회,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확산을 언급하며 종교집단과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렸다고 저자는 언급합니다.
책 <인간과 인간의 싸움, 코로나 전쟁> 제목을 접했을 때, 코로나를 중심으로 한 사람 간, 집단 간의 오해와 불균형, 윤리 문제 등을 기대했습니다. 미드 '워킹데드'에서 좀비와 싸움을 하던 인간들이 파를 나누며 서로를 파괴하는 과정이 있듯이, 미드 <100>에서 지구의 자원을 두고 싸우는 어른과 청소년들의 대치와 같은 상황 말이죠. 그러나 책은 '코로나19'에 대해 연대기적 서술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원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데이터는 언론의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옵니다. 이런 상황에 안종주 저자의 책은 코로나19 요약집처럼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들을 한눈에 보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