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신도시'에는 대개 키 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아직 묘목들이 충분히 자랄만큼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해가 지났을까? 산책하다 만난 나무들은 더 키가 줄어들어 있었다. 벌레가 먹은건지, 관리하시는 분이 험상궂은 모양으로 가지치기를 해두었다. 울창한 나무들이 해를 가려주는 근사한 그늘은 아직 내가 사는 '신도시'에는 요원한 일인 것 같다.
"나무는 다른 종들과 싸워야 할 뿐만 아니라 같은 종 내에서도 빛, 물, 영양물질을 얻기 위해 싸워야 한다. 손상되지 않은 숲을 찾으려는 이 싸움에서 산림감독관들은 경제림을 조성하는 등 자연에 개입하고 있다. 산림감독관은 스스로를 심판관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숲 해설가이자 생태 작가인 페커 볼레벤은 책 <인간과 자연의 연대>에서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자연과 인간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도록 한다.
책은 '자연'에 대한 선입견의 오류를 여러 가지 예시로 짚어준다. 예를들면, 벌목이 있다. 보통 숲 속 나무를 베어 사용하는 것은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는 것이 있다. 나무를 '그대로 두는 것'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숲에서 나무를 베어 사용할 경우, 그 자리에서 또 나무가 자라 충분히 재생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은 자연 입장에서는 큰 손해다. 만약 그 나무를 베어내지 않을 경우 잎, 뿌리, 열매 등의 부산물들이 토양과 결합돼 양분이 되고 이것은 '바이오 매스'라고 생물량을 보존하기 때문이다. 즉, 벌목을 하는 행위는 바이오 매스의 총량을 단 시간에 제거하는 것이며 이것은 숲의 입장에서는 그 배에 해당하는 회복시간이 필요한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