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직업 감상하기 - 영화와 드라마로 체험하는 미래 사회의 일과 삶
나윤빈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인간은 존재할까?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까? 혹시 둘이 서로 상생할 수 있을까?책 <미래 직업 감상하기>는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책은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던진다. 4차 산업혁명이란 정보통신기술 융합으로 이뤄지는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 시대를 말한다. 인류는 그러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책은 미래사회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 답을 찾는다.

책에는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저자는 해당 기술들의 명암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각광받을 것으로 여겨지는' 직업을 소개한다. 예를들어, 컴퓨터 OS에게 사랑을 느끼는 남자를 그린 영화 <그녀>를 언급하며 "여기서 눈 여겨볼 직업은 주인공처럼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 제작자"라고 말한다. 또, 범죄 예언 시스템을 통해 범죄를 사전에 처단한다는 내용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통해 "범죄예방 전문가로 활동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교화 전문가(P.30)"도 눈 여겨 볼 만하다고 언급하는 식이다.

책은 다양한 영화를 연결해 하나의 주제를 설명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리얼스틸>, <인디에어> 등을 엮어 '기술문명사회'를 언급하고, <워킹데드>, <쥬라기공원>, <설국열차>를 엮어 '환경변이사회'를 설명한다. 또, <웨스트월드> <인타임> <아일랜드> <송곳>을 통해 '지배와 저항사회'를 풀어놓는다. 책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독자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잇는 IT 개념을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설명하니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하지만 깊이에 대한 아쉬움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사회의 과학기술은 '인공지능(AI)'으로 귀결되는 듯 하다.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대개, 인간과 AI 간의 상생과 배척, 존재와 소멸 등의 프레임 안에서 겉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전을 통해 인류는 '빅데이터'의 강력함을 맛보았다. 이 기술이 곳곳에 적용된다면 '편리'가 담보된다는 장밋빛도 어느 정도 예상한다. 하지만 'AI가 만약 인간을 넘어선다면?'라고 자꾸 묻는다. 인류가 두려움을 느끼는 지점이다.

AI에 대한 논의는 다소 진부하다. AI를 어느 정도까지 인정하느냐, 이토록 '똑똑한' 개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하는 개발자의 몫이냐, 이 개체를 활용하는 기업의 몫이냐. 최근에는 AI에 대한 보험과 개발가이드, 윤리가이던스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책이 속시원한 해법 대신 '직업'에 대해서만 제한된 분석을 내놓는건 상당히 아쉽다. 그러나 기술이 어렵게 느껴지거나, 미래의 직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혹은 준비시키고 싶은 학부모들에게는 한 발자국 나아갈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