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품고 지혜를 불러내다
신화라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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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백화점에서 오빠가 로봇 장난감을 고를 때, 나는 동화책을 골랐다고 한다. 하지만 책과 그리 가깝지 않았다. 좋은 것을 그저 옆에 두고 싶어했던 것으로 보아, 나는 독서가라기 보다 애서가가 아니었나 싶다. 25살 즈음이었을까? 사회생활의 긴장이 사그라질 때, 나는 다시 책을 찾았다. 출퇴근 길에 읽었고 자기 전에 글을 썼다. 쓰다보니 욕심이 나, 글쓰기 강의를 찾아다녔다. 몇 년간 글로 밥벌이를 하기도 했다. 아마 나는 그때부터 읽고 쓰며 책을 ‘품기’시작했던 것 같다.


평생 함께해야 할 ‘나 자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일이 독서다. 그런 독서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이지 않을까. 그런 독서에 시간이 없다는 것은 나 자신을 모르고 살아가는 ‘나 맹’이다. (p.164)

에세이 <책을 품고 지혜를 불러내다>의 저자 신화라는 앞이 막막할 때 책을 찾았다. “자신을 만나는 알고 싶다면 먼저 책을 읽으라.(p.48)”고 말하는 저자는 먹고 사는 일만 해결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여가를 즐기며, 간간히 SNS에 행복을 과시하는 삶을 살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을 잃었다고 한다. 그때 만난 책이 <꿈이 있는 아내는 눍지 않는다>와 <에너지 버스>였단다. 이렇게 육아에 지칠 때, 직장에 치일 때,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 막막할 때와 같은 숨막히는 시간을 저자는 책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부여잡고 버텼고 한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녹여 책 <책을 품고 지혜를 불러내다>을 내놓았다.

책은 ‘운명의 책을 만난’ 전반부와 ‘책과 사랑에 빠지는 길’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가 작가의 삶 속에서 책이 어떻게 녹아들었고, 그 결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담았다면, 후반부는 저자가 권하는 ‘책 읽기’의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자신이 책을 읽는 방법과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 등을 언급하며, 독서와 연계된 활동까지 소개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보며 나의 독서모임도 다시 한번 되짚어봤다. 시작의 계기는 달랐지만 모두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선택했던 일이었다. 한 때 모임 회원들과의 사소한 일로 불편함을 잔뜩 내비쳤던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다. 책을 읽자는 마음을 잊고 나는 도대체 무엇에 홀렸던 것인지 반성하기도 했다.

책은 한 마디로 ‘독서를 통한 성장’을 권하는 책이다. 저자 신화라는 자신처럼 누구나가 책으로 치유받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설명한다. 현재에도 꾸준히 책을 읽고 품는 저자는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으며 내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다듬을 거다. (P.93)”라고 다짐한다. 어두운 시루 속 콩나물처럼 어느 순간 뿌리내리고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는 자신을 생각하며 눈빛을 반짝일 저자가 그려진다. 책과 친해지고 싶다면 읽어보자. 저자의 따뜻하고 편안한 글에 취해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책과 자연스레 가까워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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