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 에클레어 디저트 - 빠아빠 베이킹 스튜디오의 파트아슈로 만드는 슈, 에클레어 디저트 레시피 40
이상화 지음 / 책밥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친구들 따라 가로수길에 위치한 베이커리 원데이에 참여했었다. 아마 첫 직장생활의 긴장이 사그라들때, 취미를 만들어 볼 생각으로 갔던 것 같다. 구움과자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실습할 수 있는 수업이었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기분으로 갔을 뿐인데, 이게 웬걸. 숨겨진 재능을 찾아낸 듯 빠져들었다. 원데이 클래스가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정규 클래스에 등록했고, 약 2년 정도 베이킹 고수를 찾아다니며 배우고 연습하며, 디저트를 탐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우리의 목표는 '언제라도 동일한 상품을 만드는 고수'가 되는 것. 여기서 '언제라도'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오븐의 종류가 달라도, 밀가루나 설탕이 쓰던 것이 아니더라도, '레시피데로 상품을 만들어 내자'는의미였다. 각자 집에서 연습하고, 메뉴판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시식회도 벌이는 등 제법 예비창업가의 면모를 갖춰가는 듯 했다. 그렇게 미친듯이 4명이서 베이킹에 몰입하다, 자연스레 각자의 길로 들어섰다. 결과는 어땠을까? 첫 원데이를 함께 했던 4명 중 2명은 현재 베이킹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사연이 길었다. 어쨌든 베이킹을 하던 당시, 우리의 주종목은 '구움과자'였다. 일종의 디저트류인데, 그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항목이 바로 '에클레어'였다. 파트아슈를 한 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파트아슈는 겉은 얇고 속은 빈 에클레어의 겉 껍데기에 해당한다. 빠이빠 베이킹 스튜디오의 주인이자 <choux eclair dessert(슈 에클레어 디저트)>의 저자 이상화도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에클레어를 두고 '애증의 디저트'라고 하는 걸 보면. 저자는 "에클레어는 대부분의 셰프들이 가장 만들기 어려운 품목 중 하나(p.4)"라며,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메뉴였다고 한다책 <choux eclair desser>는 클래식 슈와 에클레어, 응용 버전 등 총 40여개의 에클레어 레시피를 소개한다.

책은 슈와 에클레어의 정의부터 시작한다. '슈'는 모양을 닮은 양배추(프랑스어로 양배추를 슈라고 한다) 같다는 의미고, '에클레어'는 번개라는 뜻으로 너무 맛있어서 한입에 먹어 없앤다는 의미란다. 책에서는 베이킹에 필요한 도구와 기본 재료의 속성들을 소개한 후, 본격적으로 슈와 에클레어를 다룬다. 슈의 반죽, 반죽에 대한(유화/호화 관점도) 설명과 주의사항, 크림 만들기, 대미를 장식하는 '몽타주'까지다. 그리고 레시피들이 펼쳐진다. 총 40개의 레시피가 각각 <재료 - 준비하기 - 과정(사진포함) - 완성된 모습>의 순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좋았던 점은 제법 상세한 사진이다. 레시피 책을 보면 가끔 말로는 잘 써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감이 안잡힐 때가 있다. 베이킹은 특히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인데, 이 책에서는 '젤을 불규칙하게 배열한다.(p.56)' 처럼 애매할 수 있는 부분을 사진으로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개인적으로 딸기 에클레어(p.138), 티라미수 에클레어(p.166). 자몽 에클레어(p.182), 큐브 슈(p.282)가 너무 맛있어 보였다. 책으로 배운 에클레어와 슈는 여전히 어려웠다. 얇고 작고 예민했다. 하지만 디저트의 달콤함처럼 황홀했다. 기본은 같아도 속재료와 글레이즈, 마지팬 활용한 장식들에 따라 변하는 멋진 녀석들이 바로 슈와 에클레어였다. 책을 보며 오븐을 다시 가동시켜야 겠다 마음 먹었다. 결혼할 때 혼수로 들여와 몇 번 전원 버튼이 들어가지 않았던 빘싼 가구, 오븐. 이상화 저자가 알려준 레시피를 활용해 이번 주말에는 에클레어를 한 번 만들어볼 생각이다. 베이킹 고수로 성장한 친구들에게도 오랜만에 연락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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