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라칸타
장량 지음 / 제니오(GENIO)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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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닐라칸타>는 SF소설입니다. 1989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과 1990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추리 부문에 당선된 장량 작가의 책 이예요. '닐라칸타'는 단 한방울만으로 전 인류를 죽일 수 있는 독약을 삼켜 목 위 얼굴이 파랗게 중독된 시바신의 별칭이라고 합니다. 책에서의 닐라칸타는 알렉산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로 쏘아 올려지는 탐사선의 이름 입니다. 시바신과 탐사선은 어떤 관계 일까요? 이야기는 제주도의 해녀에서 시작합니다. NASA 아시아 협력관 로버트 테일러 박사가 제주도로 와서 해녀에 대한 정보를 추적합니다. 물질 실력에 따른 해녀 중의 최고 '대장군'과 '불턱'이라는 해녀들의 셀터에 대한 설명이 등장합니다. 제주도와 해녀에 대한 다채로운 소개가 이어진 후, 선생님인 현해린이 등장합니다. 테일러 박사는 그녀를 NASA로 초청합니다.

"'너는 대상군과 뱃사람의 피를 모아 태어난 바다의 딸이야. 그래서 깊은 바다, 먼 바다를 보면 너의 피가 들끓을테고, 그 바다가 어서 오라고 평생 너를 손짓해 부르겠지' 아버지의 마지막 말이 해린의 귀에 쟁쟁하게 다시 울렸다. 유로파의 바다가 해린을 부르고 있었다. (P.246)"

해린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탐사계획인 알렉산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제주도와 해녀로 버무려진 소설이 이제 우주로 장면을 전환합니다. 본격적으로 SF소설로 진입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해린은 NASA에서 우주인 프로그램, 빙해저다이빙 등을 수행합니다. 새로운 개념과 해린의 모습에 몰입도가 높아지며 독자들은 점차 우주를 상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궁금해 집니다. 도대체 왜 해린이 여기에 참여한거지? 해린은 이후 외칩니다. "생명체가 있었다! 새끼손가락 크기의 물고기가 떼를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P.339)"라구요. 제주 해녀의 마지막 핏줄인 대상군 해린은, 유로파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해 분투합니다. 그녀가 내뻗는 한 번의 물질은 바로 미래를 위한 힘찬 발걸음 입니다.

SF소설이라 허무맹랑하게만 보지 말 것을 권합니다. 이야기는 제법 쫀쫀하게 연결되어 있거든요. 소설은 물속과 우주와 굿판을 넘나들며 스케일을 키워나갑니다. 또 제주도의 무속신앙과 용왕신, 인도의 시바신, 아프리카의 태양신 을 인용하며 고전적 신비로움을 펼쳐보이고, NASA와 우주를 등장시키며 현대적 감각도 놓치지 않습니다. 얼마나 다양한 자료를 공부하고 요소들을 뽑아내 연계성을 만들어 냈을 지, 장양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야기의 스케일만큼이나 깊은 생각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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