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 - 고통으로 얼룩진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법
팀 데스몬드 지음, 허윤정 옮김 / 한문화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나이가 들수록 명상의 매력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쪼개 바삐 지내며, 무언가 더 이루고 더 성취하는 삶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하던 때에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 자체를 시간낭비처럼 느꼈으니까요. 최근 건강 악화를 알게된 후, 운동을 챙기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진정한 건강’은 장기를 포함한 속 건강, 나아가 내면이 평화로울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된 지점이기도 합니다.

책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의 원제는 ‘How to stay human in a f*cked-up world’입니다. 표지에는 ‘고통으로 얼룩진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않는 법’이라고 착한(?) 해석을 붙여두었지만, 별표가 포함된 한 단어는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팀에서 굳은 일은 내가 다 하는 것만 같고, 몇일밤을 새워 적은 스토리는 공모전에서 탈락하고, 카톡으로 대화하는 친구들은 모두 자기자랑에 바쁘기만하고, 운동은 미친 듯이 하는데 건강지표는 나날이 안좋아져 허무해지는, 이런 일들을 모두 포함하는 거겠죠. 저자는 이것을 ‘엉망진창인 세상’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기라는 도전은 결국 우리가 사방팔방으로 직면하는 엄청난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p.17)”고 덧붙이는데요, 그 방법의 하나가 바로 명상이라고 말합니다. 책의 저자 팀 데스몬드는 청소년기를 혹독하게 보낸 후, 대학에 들어가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을 접하고 수련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자기연민에 뿌리를 둔 전문심리학을 가르치고, 구글에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프로젝트 팀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갈등의 진정한 추구점은 모든 당사자가 서로의 욕구를 똑같이 중시하는 것이다. 일단 상대방이 나의 욕구를 그의 욕구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느낌이 들면 나는 내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용인할 수 있다. (p.90)


책은 저자의 마음챙김 수련을 소개합니다. 간혹 명상이라고 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 세계라고 여기는 독자들도 있을텐데요, 그런 면에서 데스몬드의 이야기는 설득력을 가집니다.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의 사연과 그들이 명상으로 자기연민을 깨닫고 마음 챙김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각 이야기 말미에는 독자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수련방법>도 소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갈등’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갈등의 진정한 추구점이 모든 당사자가 서로의 욕구를 똑같이 중시한다는 말은, 문제상황에서 자신의 주장만 강요하거나, 상대방의 목소리에 올곧이 복종하는 것이 아닌, 양측을 동일선상에 올려두고 서로 귀기울일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었으니까요.

아침에 눈을 뜨면서 나는 미소 짓네.

내 앞에는 새로운 스물네 시간이 있다네.

나는 매 순간 온전히 살고

연민의 눈으로 모든 존재를 바라보리라 다짐하네.

(p.236)

책은 결국 ‘자기내면을 바라보는 방법’을 이야기 합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만들어지는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하고, 이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생각을 연민하고, 그런 자신마저 안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들, 이것이 결국 자기성장과 연결, 기쁨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책에 소개된 방법들을 하나씩 삶에 적용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깊이 생각하고 저자의 설명데로 따라야하니 시간이 제법 많이 걸리지만,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마음이 평온해진다면 그 효과가 발휘된 거라고 생각됩니다. 어릴 때부터 명상이라는 내면챙김을 알았다면 저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성장했을까요? 지금 내 안의 자아는 내게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요? ‘명상’이라는 큰 주제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바라보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가정의 달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이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