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 심리학 - 까칠하고 연약해 보여도 중심은 단단하게
정철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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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를 살펴보면 껍질은 울퉁불퉁하고 거칠며, 과육은 물렁하고 연약하다. 반면 아보카도의 가장 중심에 있는 씨앗은 단단하고 강하다. 밀레니얼세대도 이와 비슷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까칠해서 다가가기 힘들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너무 여리고 연약해서 쉽게 상처받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그 중심은 어떨까. 그들의 마음도 아보카도 씨앗처럼 단단할까? (p.4~5)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정철상은 밀레니얼 세대를 ‘아보카도’로 정의합니다. 겉은 거칠지만, 속은 여린 그들.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 대화하고 커리어를 코치해 온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책 <아보카도 심리학>을 내놓았습니다. 책

은 밀레니얼 세대를 가치, 관계, 성격, 선택 등으로 구분해 설명합니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를 내담자의 사례 -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 - 심리적 개념 소개의 순으로 끌고갑니다. 책은 '지금의 90년대생에겐 나만의 아보카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찾고,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숙한 자아를 형성해 가자고 설득합니다. 하지만 전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나를 위한 책이야.'라고요.

책은 밀레니얼 뿐 아니라 다른 세대에게도 설득력을 갖습니다. 비싼 집 대신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사먹고, 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사회생활이 고민되고,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비단 90년대생만의 문제일까요? 저도 이런 것들을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아, 짜증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의식적으로 안쓰려 노력하는 말 중의 하나인 이 '감탄사'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내뱉습니다. 어떤 상황이 뜻하는데로 풀리지 않아 생각날 수도 있고, 어쩌면 습관적으로 뱉는 바람에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는 나름의 힘(?)이 있기도 한 표현입니다. 저자는 이 말이 떠오를 때 '기록'하라고 제안합니다. 즉, “짜증을 유치한 감정이라고 치부하지 말라. (p.178)”며, 일단 짜증 났던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해서 그 안에서 원인과 대처 방법을 살펴보라고 조언합니다. 이건 다름아닌 제가 쓰는 방법! 쓰기만큼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객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책은 우울감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내가 이렇지’, ‘잘 될 리가 없지’와 같은 부정적 말들을 지속적으로 던지기 때문에 우울에 빠진다고 얘기합니다. 스스로 이런 말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과연 잘 풀릴리는 일이 있을까요? 이것이 바로 언어와 믿음의 힘이라고 봅니다. 사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다소 뻔해보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아는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누구나 알지만 모든 사람이 실천하는 건 아니니까요.

문제는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잘못을 선택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진 건 그때의 어떤 선택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항변은 대개 핑계인 경우가 많다.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 아닌 어떤 선택의 결과 때문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p.272)

책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적 고민과 이해가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저자가 체험한 '현장이 녹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나 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이야기했기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요? 보통 방송이나 책에서 보는 걸로 그들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있던건 아니었을까요? 저만 하더라도 직장에서 후배들을 보면 혼내기에 바빴지 마음을 들여다볼 생각은 못했거든요. 사실 오늘 사무실에서도 신입직원을 엄청 혼낸탓에, 책을 읽으며 (속된 말로)뼈 맞는 기분이었습니다. 책은 '심리'를 다루기에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밀레니얼'의 사례를 담고 있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게끔 합니다. 결국 <아보카도 심리학>은 세대구분과 세대갈등의 범주에 속하는 또 하나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심리학 책을 찾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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