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한 머리가 총명한 머리를 이긴다 - 메모는 제2의 두뇌이다
김연진 지음 / 더로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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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된다.’ (p.64)

책 <둔한 머리가 총명한 머리를 이긴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메모’를 통해 삶이 달라진 저자 김연진의 ‘메모’에 관한 에세이다. 책은 메모의 중요성, 메모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 인생을 바꾸는 가장 쉬운 습관, 메모 스킬 등을 담고 있다. ‘메모’라는 단순한 주제로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다니! 업무에 적용했던 메모, 가족과의 메모, 틈틈이 자신이 했던 메모, 메모를 하기 위한 환경, 대가들의 메모, 수감자들의 메모까지. 책은 한 마디로 ‘메모’를 중심으로 사방팔방 뻗어가는 저자의 ‘메모 애니어그램’으로 보인다. 나도 메모를 즐겨 한다. 저자와 다른 점이 있다며 메모를 다시 보며 복기하고, 되새김질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저자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로 만들어 버린 비기(祕器) 아닐까.

책에는 메모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스킬을 담고 있다. 가장 공감가는 부분은 세 가지. 첫째, 다이어트에 대해 메모하라. 저자는 “무엇을 먹었는지, 언제 먹었는지를 딱 한 달만 낱낱이 적어보아라.(p.161) ”고 한다. 식이 습관을 상세히 적다 보면 자신의 패턴을 알게 되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맞다. 한창 건강을 챙길 때 매일 운동과 식이를 기록했다. 기록해보니 나는 삼시 세끼를 제외하고도 생각보다 자주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이걸 파악해 제거하고 식단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지 않겠는가. 둘째, 그의 여러 메모습관 중 하나로 소개된 ‘구글 킵’이다. 저자는 “글을 쓰거나, 콘텐츠를 만들 때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은 단어들을 만날 때(p.194)” 구글 킵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컬러별로 설정할 수 있는 이 어플을 열면 마치 단어 카드가 쫙 진열되어 있는 느낌을 준단다. 나도 단어장을 만들 생각을 여러 번 했었는데, 종이수첩은 짐이되고, 어플은 단어끼리 모여있지 않다보니 정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를 따라 구글 킵을 사용할 생각! 이 외에도 저자는 네이버 메모, 편한 가계부, 네이버 블로그 등을 자신의 메모를 도와주는 툴로 소개한다. 세 번째는 아내와 하고 있다는 감사메모다. 저자는 아내와 함께 하루에 하나씩 감사한 일을 서로에게 준다고 한다. 이를 통해 다툼도 줄고 금슬도 좋아졌다고. 오그라들지만 감사하는 마음은 좋은 것이니 나도 남편에게 바로 적용! 포스트잇에 짧게 글을 써서 남편에게 줬다. 그의 얼굴이 빨개지고 얼굴 가득 미소를 띄는 걸 보면 효과가 있는 게 분명하다.

적는 행위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와 열정도 보여주게 된다. (p.178)

저자는 현재 경기도 여주에 있는 소망교도소 교도관으로 일하고 있다. 교도관과 메모. 다소 낯선 조합이지만, 그 덕에 책에서는 교도소와 관련된 사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운동하고 책 읽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 교도관들과 제소자들이 1박2일 모임을 갖는 것 등. 저자는 수용자들에게 노트를 한 권씩 나눠주고 감사일기를 쓰게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수감자들은 늘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에서 감사함을 찾아내기 시작했고 불평의 삶에서 감사한 삶으로 변했다고 한다. 한 수용자는 “이제는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사한 삶으로 변해가고 있는 나의 삶이 좋아서 매일 감사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좋은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p.254)라고 말했다고.

감사를 기록하는 일은 위대하다. 나는 그 어떤 일보다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불평불만은 누구나 쉽게 한다. 불평불만이 쉬운 만큼 자신의 삶도 쉽게 초라해진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감사 제목을 찾아야 한다. (p.254~255)

저자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감사를 기록하는 일은 위대하다. 메모는 작지만 큰 힘을 지니고 있다. 업무에서는 정리와 신뢰를, 가정에서는 감사와 행복을, 관계에서는 믿음과 교감을 전달한다. 그리고 누구나 메모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실천에 있을 뿐이다. 나도 메모를 꽤 좋아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방법을 배우고,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읽으며 나의 메모 방식을 점검했다. 책 <둔한 머리가 총명한 머리를 이긴다>는 ‘메모’라는 간단한 소재를 ‘에세이’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 어느 때보다도 편안하게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는 세상, 그 시작은 메모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이 책을 통해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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