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메시지 - 글로벌 거장들의 리더십 플레이북
이지훈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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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한 사람씩, 느리지만 깊숙이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세요. (p.9)”

저자 이지훈은 기자 시절, 경영 대가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당시 학생이던 딸에게 도움이 될만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고 한다. 그 대가들이란 세계 최고의 재벌인 워런 버핏부터, 창의력의 심벌과 같은 스티브 잡스, 아시아의 큰 손 손정의까지 국가와 산업을 뛰어넘는 걸출한 분들이었다. 그들의 ‘한 마디’에 영감을 얻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저자. 그는 대가들의 이러한 ‘강력한 원 메시지(One message)’를 이야기로 묶어 <더 메시지>라는 경영 잠언을 펴냈다.

책은 총 28명의 메시지를 다룬다. 에피소드와 의미를 담은 인물별 이야기가 총 5장 안팎으로 압축적으로 펼쳐진다. 분량이 적다고 쉽게 보는 것은 금물. 대가들의 메시지인 만큼 한 마디 한 마디가 강력하고 생각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링크드인의 창업가 리드 호프먼의 메시지가 가장 인상적이다. 그는‘플랜B와 세런디피티에 대한 투자’를 얘기한다. 고정된 길을 따르지 않았던 호프먼은 “기업도, 개인도 플랜A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항상 플랜B를 생각해야 한다. (p.39)”고 말한다. 더불어 일주일에 하루는 플랜B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플랜B를 고려한다는 건, 원하던 방향으로 풀리지 않아 우회하는 것으로 느껴져 다소 실패했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호프먼은 플랜B란 어디까지나 두 번째 선택을 의미하고 따라서 최악을 피한 또 하나의 성공 방법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따라서 두 번 째 선택일지라도 그걸 밀고 나가면 플랜A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 아닐까?

또 그는 세런디피티 – 우연한 행운 – 은 뭔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고 강조하며 “수많은 기회가 앞을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 좋은 우연을 위한 시간을 따로 만들라. (p.41)”고 조언다. 얽매이지 말고 전방위로 접촉 면적을 늘리는 활동을 하다보면, 나의 에너지가 사방팔방으로 튀고 결국 플랜B와 세런디피티가 자신의 편을 든다고 말하는 그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인생은 대부분 뜻대로 되지 않고, 가끔 뜻대로 되기도 한다.”

작년에 원치 않는 부서로 발령이 나 시무룩한 상태였다.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네트워킹 업무를 하다가 글쓰는 일을 맡게 되어 마치 경력이 단절됐다고 느껴졌다. 불평이 가득하던 와중, 상사로부터 글 쓰는 사람이 필요해서, 글 잘 쓴다고 소문난 너를 데려왔다는 말을 들었다. 곰곰이 생각했다. 사실 글쓰기는 나의 오랜 취미이자 내 인생 후반부에 업으로 삼고 싶은 일이었다. 하여 아무리 읽어야 할 책이 두꺼워도, 써야 할 보고서가 수백장이어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혹시 이런 마음이 나를 글쓰기 업무로 이끌었던 걸까? 다시 생각해보자. 퇴직 후 도전하려 했던 글쓰기를 지금부터 해두면, 나중에 더 잘 풀릴 수도 있잖아? 게다가 글로벌 지식이 충만한데다 글도 잘쓰면, 비즈니스 세계에서 나를 더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게 나의 세런디피티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 풀린다. 호프먼의 생각처럼 먼저 준비하고 기다린 건 아니지만, 자연스레 글쓰기라는 채널이 내게 업무라는 형태로 열린게 아닐까.

책 <더 메시지>에는 명언이 가득하다. 거의 쏟아지는 수준. 그 한 마디 한 마디에 밑줄을 긋고 깊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떠한가. 나라면 어땠을까. 나는 무슨 말을 했을까. 자책하며 반성하기도, 무릎을 치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저자 이지훈은 각 에피소드를 하루에 하나씩 적용해가며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라’고 조언한다. 나는 이렇게 바꿔서 권하고 싶다. 전체 메시지를 살펴본 후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의 잠언을 매일매일 따라해 보자’라고. 그러면 어느 순간, 그 대가들의 모습이 내게 오버랩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한때 유행했던 ‘시크릿’이라는 개념이 있다. 원하는 바를 간절히 우주에 신호로 보내면, 어느 순간 답이 나타날 것이라는 마법. 이제 ‘그 간절한 바람’을 ‘더 메시지’에서 찾아보자. 나도 모르게 한 순간, 생각지못한 경지에 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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