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신이 찾아오는 집, 가난신이 숨어드는 집 - 다시는 불행해지지 않는 정리의 심리학
이토 유지 지음, 홍미화 옮김 / 윌스타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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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집에 대해 ‘물건이 많아 답답하다’고 말하곤한다.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 싶어 내심 서운했는데, 돌이켜보면 나도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독서는 항상 소파에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상이 있었지만 물건이 잔뜩 쌓여있어 앉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책에 등장하는 유키네 집보다 조금 덜 어지럽지 않았을까.

책 <행운신이 찾아오는 집 가난신이 숨어드는 신>은 ‘다시는 불행해지지 않는 정리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책의 저자 이토유지는 공간심리상담가로 공간, 특히 집과 심리를 관계를 바탕으로 진행한 상담 사례를 엮어 이 책을 냈다고 했다. 책에는 주인공 유키가 등장한다. 빚도 많고, 되는 일이 없고, 일은 그만두고 싶다. 외부 세미나에 다니며 돈 모으는 법을 연구하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게다가 무능한 남편과는 이혼하고 싶다는 마음 뿐. 어느 날 집에서 행운신과 가난신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행운신과 가난신은 일본의 신을 본땄다고 한다. ‘자시키와라시라’는 신은 다다미나 창고에 살며, 모습을 본 사람에게는 행운을 가져오고 풍요를 불러온다는 전설이 있는‘행운신’이다. 또 ‘빈보가미’는 벽장이나 지붕 위에 몰래 얹혀살며 그 집안을 궁핍하게 만드는 신이라고 전해지는데 바로 ‘가난신’을 말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물건이 차고 넘치는 집’을 좋아하는 가난신과 유키가 만난다. 2장에서는 가난신이 ‘불행해지는 사고방식’을 유키에게 알려주기 시작하고, 3장에서는 가난신에게 불행한 사람의 사고방식을 배운 유키가 본능적으로 이를 거꾸로 실천하겠다 마음먹는다. 4장, 가난신의 말을 반대로 하자 점점 행운신의 마음에 드는 집으로 바뀐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된 유키, 5장에 가서는 가난신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행복’을 얻게 된다. 그리고 집을 소중히 하게 된다.

일본의 작가인 곤도마리에도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에서 '정리'가 곧 '행복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정리라는 행위는 마음을 바라보는 자세라고 곤도마리는 강조한다. 이토 유지도 마찬가지다. 책에서 가난신은 유키에게 “인간은 마음과 현실의 상태에 모순이 없을 때 행복감을 맛보게 된다.(p.57)”라고 말한다. 즉 느끼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또 저자는 "내면을 숨기고 살면서 자신의 솔직한 욕구를 채울 수 없게 되면, 그것의 반작용으로 타인과 외부에 무언가를 요구하게 됩니다. 그 결과 상대에게서 에너지를 빼앗는 나를 만들어가는 것 (p.145)”이라고 덧붙인다. 물리적으로 집을 정리하며 구석구석 소중한 물건과 감정으로 집을 알아가듯, 마음의 곳곳을 살펴보며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솔직하게 표현하라는 이야기로 읽힌다. 정리와 삶, 자신의 내면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강조하고 있는 저자의 생각이 참 인상적이다.

설부터 시작해 집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유키처럼 나도 집을 정리하면서 삶이 풍성해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 증거로 독서량과 글쓰기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책상 위치를 옮기고 깨끗이 정리한 후부터는 나의 독서스팟은 서재방 내 책상이 되었다. 독서대에 책을 놓고 편안한 자세로 차 한잔을 곁들이며 책을 읽는 시간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그렇게 2월에만 읽은 책이 6권이다. 책은 동화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정리와 행복에 대한 철학을 쉽게 전달해준다. 모두가 부담없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특히,집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현재가 혼란스러운 사람에게는 약이 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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