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비평도 다룬다. 서평이 책을 읽도록 만드는 글이라면, 비평은 조금 더 깊이있게 분석적으로 쓰는 글이다. 두 글쓰기 모두 자신의 관점으로 책을 설명한다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비평이 한 지점을 포착해 더 깊이 파고든다는 점이 차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책에 대한 글쓰기는 네 단계로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좋았다’ ‘재미있다’는 감정, 이 감정을 써내는 독후감, 객관적 시각으로 책을 읽도록 만드는 글 서평. 마지막은 책의 지점을 파고들어 설득하는 비평까지. 나의 글은 어디쯤일까?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긴다면 순차적으로 경험해보고, 자신의 레벨을 도장깨기하는 마음으로 도전해봐도 좋겠다.
현장에서 서평을 강의하는 저자 두 명의 글로 이루어진 책이다. 서평의 정의, 서평가의 태도, 서평을 쓰는 방법, 비평과의 차이 등 ‘서평’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석이 이뤄진다. 그 중 마지막 챕터 ‘서평에 대한 여섯 가지 시선’이 가장 인상적이다. 동일한 질문에 대해 서평가 여섯 명이 대답을 했다.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요?’에 대한 답을 보자. 나는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서평’이라고 대답할텐데, 서평가 현호섭은 "구태여 책을 사보지 않고도 책을 다 읽어본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서평이라 말하고 싶네요. (p.215)“라고 답했다. 책이라는 재료가 있어야 서평이라는 창작물이 나올 수 있다고 여겼는데, 오히려 서평을 책보다 앞에 두는 의견이라 새로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기와 쓰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실천이 어려운데, 그 중 쓰기는 난이도가 더 높다. 이해하고, 생각하는 힘과 묵묵히 자신과 싸우며 풀어내는 엉덩이 근육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쓰기의 어려움이 조금은 해결되는 듯 하다. 서평의 얼개와 특징을 파악하니 무엇이든 쓰고 싶어진다.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서평에 관심이 있다면, 나아가 책을 제대로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차원의 읽기와 새로운 관점의 쓰기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