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새해 결심으로 살림 간소화를 다짐했다. 물건의 충동 구매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들로만 채우기. 명절을 맞이해 미뤄뒀던 살림을 정리하며,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다시 꺼내 읽었다. 동일한 내용의 넷플릭스 <곤도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가 사례 위주라면, 책은 곤도마리에의 '정리 철학과 노하우, 그리고 정리 원리'를 담고있다.


곤도 마리에는 어릴 때부터 자신감이 없었다고 한다. 사람들과 관계하기보다 마음 편하게 홀로 있는 시간을 즐겼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방에 있는 물건들에게 정을 주면서 '정리'에 눈을 떴다고 한다. 저자는 정리를 하면 환경이 단순해지고 머리가 맑아져 '해야할 것'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정리가 곧 생각정리이며, 이를 통해 인생의 방향도 달라진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이다.


물건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내가 내린 결론은 바로 '만졌을 때 설레는가'이다. (p.59)


저자의 원칙은 간단하다. 첫째, 정리는 한 번에, 단 기간에, 완벽하게 한다. 둘째, 모든 물건을 직접 하나씩 만져보며 소중한 것들만 남겨두는 '축제의 정리'를 한 후, 평소에는 물건을 사용하고 제 위치에 두는 '일상의 정리'만 하면 된다. 축제의 정리 방법으로는 세부적으로 (1)버린다. (2)물건의 수납위치를 정한다, 나뉜다. 이 때 물건은 품목별로 모두 꺼내 - 구역별이나, 계절별이 아닌 - 남길것과 버릴것으로 나눈다. 여기서 포인트는 남길 물건의 기준은 '설레임'이다. 곤도는 모든 물건을 직접 만져보며 설레임을 주는 지 느껴보라고 강조한다. 전기가 통하는 것같은 느낌을 주는 물건은 내게 꼭 필요한 것이고, 이 기준으로 판단하면 남게되는 물건은 의외로 많지 않다고 한다. 그렇게 꼭 중요한 것만 물건만 남겨둔 후, 각 물건에게는 수납 위치를 정해준다. 볼펜은 펜꽂이에, 칼은 도마옆에 둔다는 식이다. 위치를 정해줌으로써, 물건을 찾아 헤매거나 다시 집이 어지러워지는 '정리 리바운드(정리되기 전의 혼잡한 상태로 돌아가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곤도마리에의 대원칙이다.


어찌보면 곤도의 방식은 너무나 당연하다. 보통 우리는 고민이 많을 때 머리가 복잡하다. A를 생각하다가 B가 생각나고, C를 고민하다고 또 D로 나의 의식은 이동한다. 곤도의 정리법은 이런 복잡하고 두서없는 흐름을 애초에 차단한다. 집 안에는 꼭 필요한 소량의 물건만 있고, 이들은 각각 명확한 위치가 있어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다. 당연하고도 편리한 방법이다.


그리고 곤도의 방식은 특별하다. 감정을 바탕으로 하기때문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생명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곤도는 물건은 소중히 다룰수록 반드시 주인에게 보답한다면서, "옷, 가방, 펜, 컴퓨터 등 평소 사용하는 물건 하나하나를 소중히 다루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매일의 생활에서 든든한 조력자를 얻는다. (p.213)"고 말한다. 그저 사용하고 던져두던 물건을 다시 보게 하는 새로운 관점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저자는 집에도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집은 항상 같은 곳에서 일하고 녹초가 되어 돌아온 주인을 위로해 주고, 기다리고, 지켜준다. 오늘은 일하고 싶지 않다면서 뒹굴어도 편하게 받아준다. 이렇게 집처럼 마음 깊고 따뜻하고 커다란 존재가 있을까? (p.237)"라며, 리를 통해 항상 자신을 지켜주는 집에 대한 보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실제로 곤도의 방식으로 집을 정리하고 있다. 책에는 옷을 개는 방법, 책을 정리하는 법, 동전보관법, 재고품 처리법 등 물건별 정리법을 다루고 있어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다. 곤도의 책을 읽으며 '한 우물만 판 사람'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꼈다. 어린시절 내성적이어서 물건과 대화하기 시작했다는 곤도는 학창시절 '정리반장'을 자처하고, 본인의 방 뿐 아니라 가족들 방과 거실까지 틈나는데로 정리하곤 했다. 또, 자라서는 친구와 지인들의 집도 정리하며 자신만의 원칙과 원리를 만들어, 현재는 정리컨설턴트로 책도 내고 강연도 하고, 해외로 고객을 만나러가는 가기도 한다. 책에서 말했든 저자가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의 정리습관으로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을까. 곤도 마리에라는 사람의 대단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앞에서 말했든 넷플릭스에서도 그녀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각 에피소드별로 미국 가정들을 방문해 컨설팅 해주고 정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사례뿐 아니라 정리에 대한 곤도의 철학을 포함하고 있어 조금 더 범위가 넓다. 물건을 간소화하고 삶을 명확히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