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풀 컴퍼니 - 경영을 디자인하다!
마티 뉴마이어 지음, 박선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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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If you wanna innovate, you gotta design.
혁신하고 싶다면 디자인해야 한다. 

 


요즘은 디자인 시대다.

서점에 넘쳐나는 많은 도서들은 물론,

CF에서도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최근 나오고 있는 모금융회사의 광고의

[ 투자를 디자인하다 ]라는 문구만 보아도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시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디자인, 디자인 말은 참 많이 들었는데 대체

그것이 무엇이며,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사전적으로는 설계하다, 밑그림을 그리다라는 기본적인 의미와

구상, 착상, 기획 등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그들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할 것이다.

토론토 대학교 로트만 경영대학원의 학장 로저 마틴은

마음을 사로잡고 심장을 뛰게 하는 그런 경험을

지속해서 하고 싶은 기업에게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 자신이 디자이너처럼 생각하고,

디자이너처럼 느끼고, 디자이너처럼 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오늘날에 닥친 세계적인 고약한 문제,

가령 공해, 인구과잉, 천연자원 감소, 지구 온난화,

기술 전쟁, 분열된 시장, 탐욕스러운 주주, 불충한 직원,

목을 조여 오는 규제와 전 세계 경쟁사들의 가격 압박 문제 등에

혁신을 기할 수 있다. 그 혁신은 차별화를 이끌고

차별화를 이끌 수 있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Change is power. Design is Change. 변화는 힘이다. 디자인은 변화다.

일류 사회 과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은

[ 디자인은 변화다 ]라고 정의했다.

그에 의하면, 상황을 개선하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나 디자이너라는 것이다.

꼭 어떠한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내거나 , 미적 가치를 지닌 무언가를

제작해야만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개선할 만한 상황을 찾은 다음 창조적 과정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

예술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어떤 상황을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디자이너인 것이다.

다시 말해, 건축가, 예술가, 작곡가, 영화감독,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의사, 과학자, 시설 관리자, 그리고 모든 리더들에게도 적용된다.

이유는 어떠한 기존 상황에서 사람들을 그들이 원하는 상황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세도 디자이너였고, 회사의 리더도

디자이너이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디자인하라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영혼이다 ]라고 했다.

좋은 디자인은 미덕을 보인다. 진실을 알고, 아름다움을 만들고, 선을 행하는 것.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 지닌 이상의 틀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디자인을 하는 것이며 어떠한 길로 나아가야 할까.


마티 뉴마이어는 고약한 문제에 착수하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엮으며,

혁신 센터를 세우고,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라고 한다.

수평적 사고와 자유로운 아이디어 제시를 허락하며, 새로운 척도를 디자인하고,

브랜드화 교육을 실시하라고도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을 [결정]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디자인]하라고 한다. 무엇이 다를까?

기성복 매장에서 옷을 사는 것처럼 해결책 선반에서 해결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코앞에 닥친 고유한 과제에 맞추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The designful company. 경영을 디자인하라!

혁신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사업전략과 고객 경험 사이의 틈을 어떻게 이어줄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탄생한 책 디자인풀 컴퍼니.

비행기 안에서 읽을 몇 시간 분량의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획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여러 의미의 디자인에 관한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끝에는 그 내용을 또다시 요약해 놓았으며 추천도서를 함께 실어

디자이너 마인드를 가져야 할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작고 비교적 얇은 두께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놀라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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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력혁명 -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성취를 가능케 하는
문용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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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력혁명?

지능의 힘에 대한 혁명을 얘기하는 것인가?

그것 참 흥미롭지 않은가?

어쩐지 두뇌에 대한 비밀을 알 수 있을 것도 같고 말이다.


 

우리에게는 지능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로 IQ 검사가 있으며

학창시절에 거의 대부분 받아보았던 시험이다.

IQ 검사는 지능지수를 나타내는 것인데 1905년 이래

근 100년 가까이 인간의 능력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었다.

그것은 그 측정기준이 마침 19세기와 20세기의

시대적 상황과 맥을 같이 했던 이유인데 산업화.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사고력과 판단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할 때 대부분 문과계열보다

이과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았었다.


 

그러나 본 책 지력혁명은 우리가 일반적인 지능으로 알고 있는

IQ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


 

이 책에서 발견했던 다중지능. 다중인격과는 물론 다른 단어인데

대체 다중지능이라는 말은 무엇일까?


 

다중지능은 하버드 대학의 교육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가 펼친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다중지능이론은 인간의 지능은 한 가지가 아니고 사람에 따라

강한 지능과 약한 지능이 있으며, 강한 지능은 강하게,

약한 지능은 평균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이론이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사람에게 여러 가지 지능이 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싶을 것이다.


 

IQ(지능지수)에 이어 EQ(감성지수)가 등장했으며, 최근에 들어서는

SQ(창조지수)도 등장했는데,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지능은 언어, 논리수학, 음악, 공간, 신체운동, 인간친화,

자기성찰, 자연친화 등 8가지로 나뉘며, 그 능력의 수치는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갖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능력은 따로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력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IQ가 높으면 의사, 과학자, 수학자 등

두뇌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 속하게 되며,

수치가 평균 이하인 사람은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마련이었다.

사실 내 IQ 지수도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이 정도가 나의 능력인가 보다 하고 살아 왔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해서

성가대에서 합창을 하고 앙상블에서는 악기를 연주했다.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때는 언어영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그 다음으로 과학탐구 특히

지구과학과 생물학 쪽에서 점수를 받았다.

반면 수리탐구 영역과 과학탐구 중 물리 화학 쪽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할 정도로 손을 놓은 상태였다.

예능계 시험을 봤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못한 것도 있지만

그 쪽으로는 두뇌가 발달하지 않았나 보다 하는 자포자기? 그 정도였다.


 

그런데 이 지력혁명을 읽으며 전혀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고 괜히 기분이 좋아진 이유는

내게 능력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 강한 능력과 약한 능력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미술에 관련된 공간지능, 문학과 언어에 관심을 갖게 하는 언어지능,

그리고 음악지능 등 여러 능력이 조금씩 두각을 나타낸 것이고

관심이 없었던 수리 쪽에는 논리수학지능이 덜 발달한 이유이다.

생각해보면 디자인이 수학이나 과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건 아니니

공부를 해야 할 것인데 약한 부분을 좀 더 끌어올려

보완하면 되는 것이니 내 능력의 향상에 빛이 보인다고 할까?


 

지력혁명은 분석적인 성향의 책이기 때문에 좀 어렵기도 했고

초반부에는 약간 지루하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눈이 반짝여졌다. 책에 실려 있는 간단한 검사를 통해,

그리고 한국교육평가센터에서 MI 적성진로진단검사를

내 안의 숨은 가능성까지 찾게 되니 참 신나는 경험이었다.

꿈을 찾기에는 나이가 든 것 아닐까 하는 반문에 이렇게 답한다.

나의 꿈은 나이제한이 없다고.

또한 나의 아이들에게 열어줄 수 있는 여러 방법과 기회,

그 비밀을 알게 되어 마음이 벅차다.

책을 읽는 내내 감사한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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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 영원한 빛, 움직이는 색채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1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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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담겨진 한 여인이 시선을 붙잡는다.

클로드 모네의 [ 우산을 든 여인 ].

거부할 수 없는 어떠한 힘에 이끌려 이 책을 꼭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 뿐일까.


공상적인 표현기법을 포함한 모든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거부하고

색채, 색조, 질감 자체에 관심을 둔 인상주의미술(印象主義 美術).

미술에 관심이 있건 없건 인상주의 작품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해바라기 등은 그 제목을 기억 못한다 해도 그림은 기억할 만큼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미술사(美術史)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상주의라는 용어가

사실은 화가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비평가이자 신문기자였던

루이 르루아가 조롱과 경멸의 의미로 붙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인상주의의 인상파 화가들은 그 작품만큼이나 자기신념과

개성이 너무 강해 자신들끼리 조차도 화합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인상주의 첫 전시회가 개최될 무렵 전시회의 이름마저 의견조율에

실패해 결국 무명화가협회라는 중립적인 명칭을 채택한 걸 보면 말이다.


또한 당시에는 인상주의라는 기법 자체가 너무나 파격적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평가 또한 분분했다.

이처럼 인상주의 시대의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은 격동기를 거치게 됐고

초기 인상주의 전시회에는 아주 모욕적이라고 할 정도의 혹평이 뒤따랐다.

르루아의 말대로 곧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져 버릴 것으로 예상도 했다.

아마도 지금으로 치자면 파격적인 팝아트 기법을 처음 봤을 때,

그런 충격이었지 않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 보라.

인상주의 시대 화가들의 작품은 미술 자체를 대표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심지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사람들의 냉대와 비평가들의 혹평 속에서 곧 사라져 버릴 거라고 예상했던

인상주의 그리고 화가들. 당시 시대는 그들을 외면했지만

시간은 결국 그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리고 사랑받고 있다.


나 또한 인상주의 작품들 중 많은 작품을 꽤나 좋아한다.

미술을 어려서부터 좋아했었다. 그림을 그리고 평가 받는 것을 좋아했다.

내 작품을 갖고 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기꺼이 내주었다.

사실 그렇다고 책에 실린 화가만큼의 실력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고 관심을 받는다는 자체를 즐겼다.


중학교에 다닐 때 점묘화를 그린 적이 있다.

조르주 쇠라의 작품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때야 화가도 그 배경도 잘 몰랐지만

작품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이 책에는 140개의 주제에 따른 개괄된 본문과 설명이 있는 그림을 통해

작품, 화가, 화상과 수집가, 이론가, 비평의 변화, 모티프, 장소, 정치·문화적 배경,

기법과 양식을 소개하고 있다. 작품 해설은 동일한 수의 걸작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담아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두 페이지를 연이어 확대한 그림을 실어 붓의 재빠른 터치를 감상하고

빛과 투명함을 관찰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말 마음에 든다.


제법 두툼한 책의 두께에 실린 작품과 배경, 다시 한 번 인상주의를

심도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기회라서 올가을이 더욱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16년 전 구입했던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참 잘 어울리니

책장이 한결 품위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발코니 안으로 빛이 부서져 들어오고 있다.

잠들어 있던 화구박스를 들고 나와 빛의 향연 속으로 초대한다는,

움직이는 빛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 다녔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메시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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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는 그림책
아민 그레더 지음,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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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장벽만큼이나 높다란 책의 길이.
무언가 단절된 듯한, 아니 책장을 여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에 멈칫하고 말았습니다.
책표지에 우뚝 솟은 장벽이 다가오지 말라는 위협인 듯하여
위축된 채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겼어요.
 

어린이의 그림책이라고 하기엔 너무 직설적이고 적나라한 언어 표현에
책을 읽는 내내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한 섬의 일상은 어느 날 파도에 떠밀려온 뗏목과 그 위의 벌거벗은
한 남자의 등장으로 인해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로 가득하게 됩니다.
바다의 위험을 잘 알기에 이방인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려는 사람들을
설득해 섬에 남게 하자는 어부의 말에 쫓겨나지는 않았지만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 힘없는 이방인 남자는
섬 한 구석에 있는 염소우리에 갇히고 말아요.
 

섬에 남게 한 이상 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소수의 만류에
돼지들에게 주려던 남은 음식을 나누어 주게 되지만
전혀 위협의 요소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이 필요해
마을로 내려온 남자를 광적으로 경계하고 가지각색 추측이 난무하게 됩니다.
마치 자신들을 해하려 하는 위험요소로 여기기까지 하죠.
 

그러다 견딜 수 없는 섬사람들은 결국 이방인을 처음 타고 왔던
뗏목에 태워 바다로 돌려보내고, 처음 낯선 남자를 도와주려고 했던
어부의 배까지 불태워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도 넘어올 수 없도록 높다란 장벽을 쌓아요.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기 위해 가마우지의 생명까지 앗으면서요.
 

마음이 파르르 떨렸습니다.
표면적으로 책을 보면서 남의 얘기 같았어요. 참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조금 다를 뿐인데,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인데
그렇게까지 배척하고 담을 쌓을 필요가 있나 싶었죠.
 

그런데 단지 이것이 남의 이야기일 뿐일까요?
나라면 그렇지 않을 텐데, 그 이방인을 따뜻하게 대해 줬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드나요? 가만히 현실을 돌아봅니다. 
 

이 책이 말하는 진실이 불편한 이유는 우리 마음의 기저에
낯선 것에 대한 배척심이 조금이라도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것이 단지 소수의 진실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번 공영방송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가 있었습니다.
심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낯선 사람이 길을 잃고 도움을 청했을 때
우리는 얼마나 많이 돕는가 하는 거였어요.
대조군으로 백인과 아시아인이 등장했습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행인이 백인에게는 통하지 않는 언어로 손짓발짓을 동원해
길을 알려주거나 아예 친히 동행까지 해주었지만 아시아인에게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 단 두 사람만이 애써 길을 알려주더군요.
너무나도 씁쓸한 광경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이 그림책의 시커먼 장벽이 우리 사이에서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랗게 쌓여있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남의 얘기라고요? 나는 그렇지 않다고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테죠. 무작위 인터뷰에서도 사람들은 대다수
난 그렇지 않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배척심.
이건 우리들만의 문제도 아니죠.
이 장벽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쌓여 있을 테니까요.
우리가 스스로 쌓은 장벽, 우리를 스스로 고립시키기 위한 섬.
씁쓸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책 속의 이방인이 섬에 있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외모나
다른 조건을 지녔더라면 그렇게 다시 바다로 나가게
떠밀려나게 됐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받아들이는 것. 참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할 수는 있습니다. 조금씩, 하나씩.
장벽을 낮추고 낮추어 그 울타리를 무너뜨렸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지구촌 가족이라는 그 이름을 기쁘게 부를 수 있을 거예요. 
 

함께 하기로 해요.
우리 마음속에 쌓은 장벽 깨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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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 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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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쪽에는 한라산, 북쪽에는 백두산.

백두산을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예요.

아이들은 물론 삼척동자도 백두산은 모두 알겠지요?


우리 겨레의 얼이 담긴 백두산.

어떻게 백두산이 생겨났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옛날 옛날 세상이 생겨나기 전에는 모든 것이 혼동인

카오스 상태였고 아주 캄캄했대요.

하늘과 땅도 구분이 없었구요.

그러다 그 혼동 속에 틈이 생겨 벌어졌는데

가볍고 맑은 기운은 위로, 무겁고 탁한 기운은 아래로 가라앉으며

하늘과 땅이 되었답니다. 천황닭이 꼬끼오! 하고 울자

빛이 생겼구요. 생명체가 하나 둘 생기고 사람도 많아지자

마을과 나라를 이루며 조선이 세워졌어요.


모두모두 착하고 씩씩했지만 고민거리가 있었죠.

바로 하늘에 태양과 달이 두 개씩 있던 거예요.

낮에는 타서 죽을 만큼 뜨거웠고

밤에는 꽁꽁 얼어붙도록 추웠어요.


사람들의 소원으로 천지왕이 신하들을 불러 방법을 찾으라 했는데요.

흑두거인이 해결하겠다고 나섰다가 급한 성격때문에 실패를 해요.

천지왕이 고민끝에 부른 백두거인이 천근 활로 천근 화살을 쏘아

태양과 달을 하나씩 떨어뜨리며 사람들에게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백두거인은 영웅이 되었지만 흑두거인은 그렇지 못했어요.

질투가 나겠죠? 아마도 흑두거인의 마음은 넉넉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흑두거인이 이웃나라들까지 부추겨서 조선땅을 짓밟고 사람들까지 죽이자

화가 난 천지왕은 백두거인에게 명령하여 모두 물리치라고 말했어요.

백두거인은 흰 호랑이로, 흑두거인은 용으로 변하여

그렇게 백두거인과 흑두거인의 백일전쟁이 일어납니다.


마침내 힘이 빠진 흑두거인을 쫓아가 물리치고 평화가 찾아오는데

싸움으로 지친 백두거인은 큰 재앙이 올 때 다시 깨어나

돕겠다는 약속을 하고 깊고 깊은 잠에 빠져들게 돼요.

바로 백두산이 잠든 백두거인이었던 거죠.


책을 읽으면서 힘찬 붓터치의 일러스트에 마음이 동하는 느낌이 들었고

어지러운 정세와 세계 각국간의 위기감이 조성되는 요즘,

다시 백두거인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우리 국민들을 좀 도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들은 혼내주고 도움이 필요한 연약한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었으면 하고요.

그렇게 되면 다시금 그 날처럼 우리 사회에도 평화가 찾아올 것 같아서요.


그러다 문득 떠오른 건데요. 어쩌면... 어쩌면요.

이미 백두거인은 깨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만의 이익을 챙기려 다툼을 하는 시대 속에서 서로를 시기하며

깎아 내리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 우리에게는

정의를 실현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목숨을 걸고 이웃을 구하려는 용기있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 백두거인이 눈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서 이미 깨어나 좋은 나라,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정말 그렇다면 멋진 일 아닐까요?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백두거인이 되는 거예요.


한 번 귀기울이고 들어보세요.

어떤가요? 우리 마음 속에서 활동하는 우렁찬 백두거인의 소리가 들리시나요?

세상의 공의와 정의를 위해 일어나야겠다는 불타는 의지가 솟는 것 같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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