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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이야기 ㅣ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 보림 / 2009년 8월
평점 :
한반도의 남쪽에는 한라산, 북쪽에는 백두산.
백두산을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예요.
아이들은 물론 삼척동자도 백두산은 모두 알겠지요?
우리 겨레의 얼이 담긴 백두산.
어떻게 백두산이 생겨났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옛날 옛날 세상이 생겨나기 전에는 모든 것이 혼동인
카오스 상태였고 아주 캄캄했대요.
하늘과 땅도 구분이 없었구요.
그러다 그 혼동 속에 틈이 생겨 벌어졌는데
가볍고 맑은 기운은 위로, 무겁고 탁한 기운은 아래로 가라앉으며
하늘과 땅이 되었답니다. 천황닭이 꼬끼오! 하고 울자
빛이 생겼구요. 생명체가 하나 둘 생기고 사람도 많아지자
마을과 나라를 이루며 조선이 세워졌어요.
모두모두 착하고 씩씩했지만 고민거리가 있었죠.
바로 하늘에 태양과 달이 두 개씩 있던 거예요.
낮에는 타서 죽을 만큼 뜨거웠고
밤에는 꽁꽁 얼어붙도록 추웠어요.
사람들의 소원으로 천지왕이 신하들을 불러 방법을 찾으라 했는데요.
흑두거인이 해결하겠다고 나섰다가 급한 성격때문에 실패를 해요.
천지왕이 고민끝에 부른 백두거인이 천근 활로 천근 화살을 쏘아
태양과 달을 하나씩 떨어뜨리며 사람들에게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백두거인은 영웅이 되었지만 흑두거인은 그렇지 못했어요.
질투가 나겠죠? 아마도 흑두거인의 마음은 넉넉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흑두거인이 이웃나라들까지 부추겨서 조선땅을 짓밟고 사람들까지 죽이자
화가 난 천지왕은 백두거인에게 명령하여 모두 물리치라고 말했어요.
백두거인은 흰 호랑이로, 흑두거인은 용으로 변하여
그렇게 백두거인과 흑두거인의 백일전쟁이 일어납니다.
마침내 힘이 빠진 흑두거인을 쫓아가 물리치고 평화가 찾아오는데
싸움으로 지친 백두거인은 큰 재앙이 올 때 다시 깨어나
돕겠다는 약속을 하고 깊고 깊은 잠에 빠져들게 돼요.
바로 백두산이 잠든 백두거인이었던 거죠.
책을 읽으면서 힘찬 붓터치의 일러스트에 마음이 동하는 느낌이 들었고
어지러운 정세와 세계 각국간의 위기감이 조성되는 요즘,
다시 백두거인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우리 국민들을 좀 도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들은 혼내주고 도움이 필요한 연약한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었으면 하고요.
그렇게 되면 다시금 그 날처럼 우리 사회에도 평화가 찾아올 것 같아서요.
그러다 문득 떠오른 건데요. 어쩌면... 어쩌면요.
이미 백두거인은 깨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나만의 이익을 챙기려 다툼을 하는 시대 속에서 서로를 시기하며
깎아 내리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 우리에게는
정의를 실현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요.
목숨을 걸고 이웃을 구하려는 용기있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 백두거인이 눈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서 이미 깨어나 좋은 나라,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정말 그렇다면 멋진 일 아닐까요?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백두거인이 되는 거예요.
한 번 귀기울이고 들어보세요.
어떤가요? 우리 마음 속에서 활동하는 우렁찬 백두거인의 소리가 들리시나요?
세상의 공의와 정의를 위해 일어나야겠다는 불타는 의지가 솟는 것 같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