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그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내 집에 그림 - 그림으로 꾸민 인테리어 30
조민정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11월
평점 :
우리집에는 꼬마 예술가가 살고 있습니다. 이 녀석의 작품으로 집을 멋지게 꾸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집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벽에 걸려 있는) 아이의 백일사진과 돌사진, (냉장고에 붙여놓은) 아이와 찍은 사진 몇 장, 아이가 그린 그림 몇 점, 아이가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든 작품(?) 몇 개와 달력뿐입니다. 며칠 전까지는 결혼사진도 벽에 걸려 있었는데 가구 배치를 바꾸는 통에 장롱 속으로 들어가서 쉬고 있네요.
예전부터 선반이나 서랍장 위에 놓여서 집을 예쁘게 꾸미고 있는 작고 예쁜 접시나 액자 같은 걸 보면 이쁘다는 생각 다음으로 “저기에 쌓이는 먼지는 어떻게 매일 청소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대신 청소를 해 줄 사람도 없는 데다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힘들어하는 편이라, 청소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식물은 멀리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아이를 기르면서 집을 예쁘게 꾸미는 데는 더 소홀하게 되더군요.
아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오리고 붙이고 접고 만드는 걸 즐기면서 집에는 아이의 작품이 조금씩 늘어갑니다. 어느 날은 아이클레이로 만든 멋진 비행기가 아이와 함께 집으로 오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액자에 넣어 전시했던 그림이 액자에 담긴 그대로 집에 돌아오기도 하더군요. 밝은 색 크레파스로 그린 나무와 해와 사람이 있는 그림은 색감이 무척 이뻐서 잠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그 작품(?)들을 거실 벽에도 걸고 아이방에도 걸고, 그냥 그림만 냉장고에 붙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은 보물(?)들은 조금 산만하고 복잡한 듯하지만 예쁘게 장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딱히 고민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뭔가 바꾸긴 해야겠는데......”하고 막연히 생각만 했지요. 게다가 어떤 인테리어에도 양보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장식이 생활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청소거리가 늘어나도 안 되구요. 내 아이의 멋진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책장을 넘기다 82쪽에 있는 작은 사진을 보고 “이거다!”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쪽 벽면에 예쁜 색의 비닐매트를 길게 고정하고 그 위에 클립으로 엽서와 사진을 끼워 사진보드처럼 활용을 하고 있더군요. 책 속 사진보다 좀 더 넓고 좀 더 긴 비닐매트를 구해서 아이방 한 쪽에 고정시킨 다음 아이의 사진과 그림을 끼우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비닐매트 대신 튼튼한 천을 이용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네요.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은 못했지만 쉽게 구할 수 있고 청소하기 쉬운 쪽을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이의 그림을 돋보이게 하려면 어떤 색의 벽지가 좋을까, 짙은 색이 좋을까 흐린 색이 좋을까, 밝은 색이 좋을까 어두운 색이 좋을까 하는 걱정(?)도 하게 되고, 벽지를 바르는 것보다 페인트칠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책에서 소개해준 집에는 흐린 색 벽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흐린 색 벽지가 그림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더군요.
아이방이 아니라 거실을 꾸밀 때는 본문 103 쪽에 나와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고선예 씨의 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부는 모던하지만 차갑지 않은 실용적인 집을 원했어요. 바깥 풍경과 그림을 최대한 살리되 내추럴한 멋을 강조하기로 했죠. 공간이 넓어 보이면서도 따뜻하고 세련된 느낌이 들도록 거실 벽지를 옅은 회색으로 골랐는데, 중성적인 벽지 컬러 덕분에 액자 프레임이 강조되고 그림도 더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지금은 아이의 작품으로 집을 꾸밀 생각으로 가득해서 다른 그림이나 장식물은 얼렁뚱땅 보고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이 책을 보게 될 때는 액자의 활용법이나 그림을 구입할 때 필요한 조언들도 좀 더 열심히 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