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갈라메뉴 303>, <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 - 최승주의 7080 레시피 콘서트
최승주 지음 / 조선앤북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표지부터 추억을 담고 있습니다. 소세지양배추볶음과 무생채, 김이 들어간 달걀말이, 멸치볶음, 콩과 보리가 섞인 밥이 담긴 도시락에서, 학교급식이 시작되기 전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주시던 엄마의 고생과 정성이 느껴집니다. 먹을 줄은 알지만 만들 줄은 몰랐던 7080레시피를 제대로 보고 배우고 즐겨보려 합니다. 다시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 드네요.

 

얼마 전 마트에 갔다가 야구방망이 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소세지를 봤습니다. 왠지 반가워서 “이 소세지가 요새도 나오네.”하며 들었다가 아무래도 다 먹지는 못할 것 같아서 두고 왔습니다. 소세지를 크게 좋아했던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반가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 소세지와 함께 보낸 지난 시절이 떠올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비엔나소시지는 지금도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맥주안주로도 좋고 밥반찬으로도 좋고....

 

진한 멸치육수에 김과 달걀지단을 올린 따뜻한 국수는 요즘도 가끔 찾게 됩니다. 가끔 밥먹기 싫을 때나 한밤중에 뭔가 먹고 싶을 때 먹기 좋지요. 육수 만드는 것마저 귀찮을 때는 소면만 삶아서 미역국이나 된장국에 말아먹기도 합니다.

 

신당동 떡볶이는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궁중떡볶이를 흉내낸 간장떡볶이나 고추장을 넣어 칼칼한 떡볶이를 주로 먹지요. 양배추 듬뿍 넣고 춘장 한 숟갈 넣고 당면도 넣어서 따라 해봐야겠습니다. 고추장만 들어간 떡볶이보다 더 맛있어 보이네요.

오븐이 없던 어린 시절에는 엄마가 달걀흰자에 거품을 내서 쪄주신 카스텔라가 정말 맛있었지요. 요즘 빵집에서 파는 온통 단맛뿐인 카스텔라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밥통카스텔라는 우유가 없어도 술술 잘 넘어갔었답니다.

 

고기 반죽에 양파를 넣을 때 볶아서 넣으면, 구웠을 때 양파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군요. 전혀 몰랐던 사실입니다. 고기 반죽에 빵가루를 넣는 것도 몰랐네요. 이제 알았으미 한 번 따라 해봐야겠습니다. 두툼한 함박스테이크와 하이라이스소스 아이가 엄청 좋아하겠네요. 오므라이스랑 같이 준비하는 것도 재밌을 듯...

 

꽈리고추는 독립된 반찬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멸치볶음에 넣어서 ‘꽈리고추멸치볶음’이 되거나, 쇠고기 장조림에 메추리알이랑 같이 들어가서 장조림에 고추향을 넣어주거나, 어묵조림에 들어가서 예쁜 초록색을 빛내곤 했지요. 손질한 꽈리고추에 콩가루를 입히고 쪄서 양념을 한 꽈리고추콩가루찜, 고추라면 다 좋아하는 제가 따라 해보지 않을 수 없겠네요.

 

예전에 시어머니께서 나눠주신 마늘종고추장박이가 입에 딱 맞아서 얼렁뚱땅 따라했다가 너무 짜서 못 먹고 그냥 뒀던 적이 있습니다. 몇 달 뒤에 시어머니가 오셔서 짠 맛을 빼고 다시 양념을 해 주셔서 다행히 버리진 않았었지요. 이번엔 이 책 따라서 제대로 해봐야겠습니다. 곧 국산 마늘종이 제철을 맞을 테니 시기도 좋네요.

 

맛있게 만들기 힘든 요리 두 가지를 꼽으라면 달걀찜과 불고기가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어릴 때 달걀을 푼 물에 쌀뜨물을 넣고 엄마가 만들어주신 달걀찜은 부들부들하고 참 맛있었는데, 제가 만든 달걀찜에서는 그 맛이 안 나네요. 고춧가루만 빼고 맛있게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그 옆에 호박오가리유뷰된장찌개를 올리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겠지요.

 

평소에는 반죽을 잘 할 자신이 없어서 칼국수 면을 사서 칼국수를 끓였습니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서 반죽해 만든 손칼국수. 잘 할 수 있을지 여전히 자신은 없지만 한 번 해보고 싶은 메뉴네요. 실패하면 콩가루수제비가 될지도...

 

멸치볶음과 김구이, 소시지볶음과 마른새우볶음, 멸치고추장무침과 시금치달걀말이.... 온통 추억으로 가득한 이름들입니다. 소시지볶음만 빼고 요즘도 밑반찬으로 한 번 씩 만들고는 하는데 책에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네요.

 

책 한 권으로 추억도 떠올리고 잘 못 만들던 요리도 배우고... 다응에 시골에 가면 엄마께 맛있는 추억을 꼭꼭 담은 밥상을 차려 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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