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에 대한 서평을 썼다. 역설적이게도 읽고 할 말이 많은 책은 서평 내용이 길어지고 중구난방이 되기 일쑤다. (http://blog.aladin.co.kr/733820179/9164479) 요약하면 책은 인간의 재미와 놀이 본능이 인류 문명을 어떻게 발전시켰는가다. 패션과 쇼핑, 음악, 맛, 환영, 게임, 공공장소를 여섯 주제를 흥미롭게 풀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호사가의 입담, 혹은 재밌는 다큐멘터리를 접한 것 같다. 저자 스티븐 존슨은 <뉴스위크>가 선정한 '인터넷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에 포함된 과학저술가다. 책 뒷면에는 이어령 전 장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 다양한 인물들의 추천사를 볼 수 있다.

 

 

 

다음은 <원더랜드>를 읽고 관심이 생긴 책, 그리고 읽으면서 떠오른 책들이다.

 

 

 

-안 읽은 책- <원더랜드>의 저자 스티븐 존슨의 저서로, 우리나라 독자에게 이름을 알린 책이다. 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혁신이란 주제로, 유리, 냉기, 소리, 청결, 시간, 빛을 다루고 있다. 역사는 재밌다. 오늘날 현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맥락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맥락이 있는 지식은 재밌다. 유리, 냉기, 소리, 청결, 시간, 빛으로 오늘날 현대 사회를 만든 맥락을 살펴본다니 관심이 생긴다.

 

 

 

 

 

 

 

 

 

 

 - 안 읽은 책- "지난 세월 동안 나는 문명은 놀이에서 생성되고, 놀이로서 전개된다는 확신을 품게 되었다." <호모 루덴스>는 요한 하위징아가 1938년 출간한 인문사회 명저다. 이성적 인간 호모 사피엔스, 만드는 인간 호모 파베르에 이어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에 주목한다. 다양한 문화의 유희 개념을 다각적으로 고찰하고, 놀이가 문명에 파생된 것이 아닌 그 자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한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워낙 유명한지라 언젠가 읽어야지 계획은 했지만, 당시엔 유희와 문명 발전의 관계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다. 독특하고 대안적인 시각 중 하나라고만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이와 유희 본능이 인류 문명과 발전에 어떤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를 <원더랜드>를 읽고 더 알아보고 싶다. 지금이야 문화산업과 첨단산업이 게임과 오락 문화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상식이지만, 1938년 당시에 이런 통찰을 한 것이 놀랍다. 꼭 읽어보고 싶다.

 

 

 

 

 

 

 - 안 읽은 책 - <원더랜드>를 읽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 샀다. 1958년 출간되었고, 문예출판사 번역판 뒷 표지에는 "놀이와 문화의 상관관계에 주목, 인간을 열광케 하는 놀이의 영역을 경쟁, 운, 모의(模擬 ), 현기증이라는 매우 독창적이고 새로운 범주로 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문화의 발달을 고찰한다."고 나와 있다. 놀이와 문화, 인간에 주목하지만, <호모 루덴스>와 시각차가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아직 안 읽었다.

 

 

 

 

 

 

 

 

 

창조와 창의력의 근원을 다룬 책이다. 저자 케빈 애슈턴은 사물인터넷의 권위자로, 창조는 플라톤이 말했던 것처럼 시인이 뮤즈신의 영감을 받아 작품을 쓰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창조의 결과물로부터 한 단계 발전한 것이라고 한다. 과거의 유산들을 열심히 습득하는 과정과 새롭게 보기를 통해서 창조가 결실을 맺는다. 예컨대, 의사들은 CT 촬영지로 암세포는 쉽게 찾지만, 촬영지에 합성한 고릴라 문양은 발견하지 못했다. 선택적 집중을 하기 때문이다. 체스선수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생각하는 경우의 수가 적다. 불필요한 수를 선택지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전략을 창안하기 위해선 새롭게 보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창조가 나온다. 이러한 결과물은 또다른 촉매제가 되어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 아마 저작권에 대한 부정적인 주장 가운데 이러한 관점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그러한 창조 과정에 기여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 혹은 편견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인물들을 소개한다. <원더랜드>에서 에드몽의 손짓을 읽고 떠올랐다. 농장 흑인 노예 에드몽 덕에 그나마 바닐라가 사치품에서 일등품으로 대중화되었고, 애드몽의 손짓은 그가 창안한 바닐라 수분 방법을 일컫는다.

 

 

 

 

 

 

 

수헉자들이 도박에 도전했던 역사를 소개한다. 운과 무작위성을 지배하기 위한 수학자들의 노력과 연구를 담았다.<원더랜드>에서 균일한 주사위가 발명되고 무작위성에 대한 연구가 촉발되었듯이, 주사위, 카지노에 도전한 수학자들이 어떻게 판돈을 땄는지가 나온다. 그 과정에서 확률과 통계, 게임이론, 수학사의 한 획을 그은 업적들이 나왔다는 점이 신기하다. 일례로 MIT 컴퓨터 공학자 에드워드 소프와 섀넌은 카지노 룰렛에 도전했고, 실제로 관련서를 여러 권 출간했다. 그 후 금융회사를 만들었고, 헤지펀드 등 이슈와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공학에 일조했다.

 

 

 

 

 

 

 

놀이와 유희의 대상인 예술 명작 뒤에 숨겨진 러브스토리를 소개한다. 그 중에서 바흐가 기억에 남는다. 10명이 넘는 자녀를 비롯한 대식구 살림에 언제나 빠듯했고, 결혼을 세 번 했다. 그러나 현모 양처를 만났고, 자녀들도 아버지를 닮아 예술적 재능이 탁월했다. 당시엔 여성이 커피를 즐기는 것을 금기시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커피가 임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풍문도 돌았다. 그러나 바흐의 딸들은 커피 애호가였고, 바흐는 타일러도 봤지만 소용이 없어서 결국 딸을 위해 커피 칸타타를 작곡한다. 커피하우스의 격의 없는 문화가 보수적인 여성관과 맞지 않아서였을까. 유독 여성의 유행은 터부시하고 사회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건 뭘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런던 '옥양목 귀부인들' 덕택에 산업 혁명이 촉발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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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 / 프런티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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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좋은 술을 앉은뱅이술이라 한다. 맛에 취해 마시다보니 일어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우스개소리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은 책도 앉은뱅이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신간 <원더랜드>가 그랬다.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었다. 아직 독자로서 내공이 덜 여문지라 독서 안목이 평판에 좌우되는데, 이어령 전 장관, 이시형 박사, 정재승 교수 등 다양한 인사가 추천한 책이라 눈길이 갔다.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라는 주제에 맞게 재미와 놀이가 가득했고, 그것이 인류 문명을 혁신하는 과정을 담았다.



예컨대, 영국에서 촉발된 산업 혁명은 인류 3대 기술 혁명으로 일컬어진다. 면직물을 대량생산하기 위한 방직기 등이 발명되면서 박차가 가해졌는데, 왜 방직기였을까는 생각지 못했다. 1600년대 막바지 무렵부터 런던 상류층 사회에선 목화로 만든 면직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기존의 까슬한 모 섬유에 비해 면 섬유의 부드러운 촉감은 단번에 부유층 여성에게 속옷 등 다양한 형태로 파급되었고, '옥양목 귀부인'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까지 했다. 영국 의회는 '옥양목 귀부인들'이 경제를 를 위협하고 있다는 책자를 대대적으로 발간했다.(p.56~58) 결국 이러한 패션 유행은 광풍처럼 번졌고, 일반 대중들에게 퍼져나갔다. 수요는 공급을 부른다. 면직물 대량생산을 위한 방직기의 발전으로 이뤄졌다. 패션 혁명은 런던 상업가의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단순한 상거래 장소에서 소비를 유혹하는 곳으로 변모하였다. 상인들은 재산의 3분의 2를 상점을 꾸미는 데 썼고, 결국 이러한 관행은 백화점과 상업 도시화를 촉발시켰다. 한편으론 옥양목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식민지 약탈과 노예 산업, 공장근로자의 열악한 환경 등 인류 기술 혁명의 바탕엔 반인륜적 흑역사가 맞물려 있다.



산업 혁명은 인류 문명의 혁신이었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는 왜 산업 혁명이 방직기로부터 시작했고, 면직물 대량생산이 당시 사회적 풍토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 마치 문명을 통찰한 혁신가들이 몇 백년 역사를 꿰뚫어보고 첫 발을 내딛은 양 생각하기 일쑤다. <원더랜드>는 그 간극을 메워준다. 근대 시기 사치 풍조로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옥양목 부인들'이 산업혁명이 태동한 배경 중 하나였고, 산업 도시가 발전할 수 있었던 촉매제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현자의 통찰이 아니라, 그들의 재미와 놀이가 원더랜드를 설계하는 동력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향신료가 교역과 무역을 활성화시킨 중대한 유인 중 하나였는데, 실용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다보니 오류에 당착한다. 정향과 육두구, 후추같은 향신료가 보존이 용이하지 않은 음식물 보관에 도움이 됐기 때문에 무역이 발전했다는 식이다. 그런데 후추는 상류층이 향유하던 사치품이었다. 음식보다 비싼데, 음식을 보존하기 위해서 후추에 메달렸다는 설명은 아귀가 맞지 않다. 앞뒤가 바뀐 것이다. 향신료에 매료된 사람이 먼저다. 로마는 인도와 후추 무역으로 막대한 교역 적자를 봤고, 이것은 로마가 몰락하는 계기 중 하나였다. 피에르 푸아브르(영어로 하면 피터 페퍼다)는 향신료를 유럽에 대중화시킨 일종의 산업스파이였다. 네덜란드는 동인도 무역으로 막대한 무역 수입을 올리고 있었는데, 이 외팔이 프랑스인이 지구 반대편에서 씨앗 한 줌을 훔쳐온 탓에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놀라움, 유희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뼈로 만든 피리는 기원전 3만 3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생존을 위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인류는 동물의 뼈로 무기와 생활용품이 아닌 피리를 만들었다. 벽화는 눈에 보이는 예술이지만 음악은 지극히 추상적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구석기 뼈 피리는 지금도 쓰이는 음정 체계를 갖고 있었다. 음악을 향유하려는 열정은 연주에만 그치지 않았다. 음악을 기록하고 자동으로 재생시키려는 욕구다. 공자도 음악을 듣고 삼일 동안 침식을 잊었다는데, 내가 원할 때 손쉽게 즐기고 싶은 욕망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슬람 문명이 융성하던 시기에 바누 무사가 저술한 <기발한 장치들이 수록된 책>에는 저절로 음악을 연주하는 자동기계가 나온다. 저절로 음악을 연주하는 장난감은 어떻게 파급되었을까. 바로 프로그래밍이다. 16, 17세기 기계공학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뮤직 박스로 발전하였고, 이러한 원리는 방직기에 활용되었다. 건반악기에서 타자기 키보드가 파생된 덕에 컴퓨팅 기술을 급속하게 발전할 수 있었다. 음악을 자동으로 연주하고 녹음하려는 인간의 유희는 결국 코드화 개념으로 이어졌고, 모스 부호, 주파수, 또 주파수 변조기술이 확장대역 기술로 진화해, 무선전화통신망,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유희는 기술 문명의 발전만을 가져오지 않았다. 물론 기술 발전과 문화는 별개가 아니지만. 도미니크 수도회 수도사인 야코부스 데 체솔리는 다양한 사회집단의 바람직한 역할과 관련한 설교로 명성이 자자했다. 결국 사람들의 요구에 힘입어 책으로 출간되는데, 바로 역사상 두 번째로 영어로 인쇄된 <평민의 관습과 귀족의 책무에 관한 책>이다. 일명 <체스 게임>이다. 체스 교본인 동시에 기물들을 여러 사회 집단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이 책은 당시 중세 사회구조를 해체하는 데 일조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수도사가 쓴 체스교본이자 설교집이 말이다. 바로 왕 중심의 단일 유기체적인 정치체제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았다. 체스판 위의 기물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룰에 따라 움직인다. 사회를 체스에 비유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사회를 법률과 계약 집단으로 바라본 것이다. 사회계약론의 원조라고 할까. 애초에 모노폴리는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데서 시작했다. 당시 보드게임은 교훈을 위한 재미를 추구했다. 종교적 가르침이 주를 이었고, 여전히 인기 게임인 인생게임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모노폴리의 원조가 되는 '지주게임'은 리지 메기라는 신여성에 의해 발명되었다. 시인,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한 여성참정권자로, 사회정치적 혁명수단으로 보드게임을 만들었다.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에 입각한 지공주의로 지주들의 횡포를 비판한 것인데, 교훈성에 치중하여 성공하진 못했다. 이를 찰스 데로우가 지금의 모노폴리로 발전시켰고 대성공을 거뒀다. 자본주의적 요소를 담고 있어서 수업 보조교재로 쓰인다는 그 보드게임. 리지 메기의 처음 취지와는 정반대로 세계적인 게임으로 거듭났다. 뿐만 아니라 커피하우스에서 수많은 사상과 예술이 태동했고, 선술집은 민주주의가 꽃피게 된 광장 문화의 주역 중 하나였다. 오늘날 맥주집을 일컫는 펍(pub)이 퍼블리칸, 퍼블릭 하우스의 줄임말이듯이.



작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이 전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체스계는 1997년 체스마스터 파스카로프가 IBM 딥 블루에게 패배했고, 일반 체스 유저들이 쓰는 프리츠 시리즈만 해도 체스마스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반면, 바둑은 체스에 비해 경우의 수가 비할 바가 아니라서 아직은 인간이 우위를 점친다는 분석이 다수였다.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였다. 일각에선 최첨단 인공지능으로 바둑을 둔다는 점이 마뜩찮을 것이다. 실용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역사에 무지한 소리다. 게임이론이 인공지능으로 발전하고, MIT 대학원생이 모여서 만든 컴퓨터 게임 <우주전쟁!>덕분에 컴퓨터의 다양성과 발전이 증폭되었는지 모르는 소리다.  도박장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확률과 통계 이론이 다수 창안되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13세기 즈음 주사위 제조업자들이 균일한 주사위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작위성에 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처럼 말이다.



요한 하위징아는 명저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에서, "지난 세월 동안 나는 문명은 놀이에서 생성되고, 놀이로서 전개된다는 확신을 품게 되었다."고 했다. <원더랜드>는 하위징아의 발견을 흥미롭게 풀었다. 인류 문명의 발전을 실용적인 시각에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특히 그렇다. 각종 컨텐츠 산업, 기술 발전, 요즘 화두가 되는 4차 산업혁명도 실용성과 부가가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다. 정작 기술을 발전시키는 주요한 동력인 놀라움, 유희는 뒷전이다. 닌텐도가 인기면 우리도 닌텐도 만들자, 포켓몬고가 인기면 우리도 증강현실 게임을 만들자, VR이 대세면 우리도 가상현실 기반 컨텐츠를 제작해 보자. 고부가가치 산업이니까. 마치 개발 경제 시절의 마인드다. 구글이나 세계적 업체들이 왜 일과 시간과 놀이 문화를 융합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도하는지, 우리나라는 수박겉핥기식 선도 업체 따라잡기로 이해하는 시각이 많다. <원더랜드>를 추천하고 싶다. 책에서 사회적 담론을 보는 나도 구시대적 마인드가 아닐까 한편으론 성찰해 본다. 이 책은 무엇보다 그냥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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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왼쪽 미치광이는 오른쪽 - 당신의 일상을 피곤하게 하는 심리 문제의 모든 것
닝안닝 지음, 김정자 옮김 / 정민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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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같은 제목에 표지 삽화를 곁들였다.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본격 심리 치료 책!"이라는데, 과장이 심하다. 책 한 권으로 심리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저술로 숭상받을 것이다.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너스레로 받아들이고 싶다. 책 자체도 일반 독자를 타겟으로 접근하기 쉬운 심리교양서를 만들겠다는 취지를 잘 살렸다.

첫째, 목차와 구성이 뛰어나다. 일상 생활과 매스컴에서 자주 접하는 신경증과 인격 장애 14가지를 다뤘다. 각 증상마다 자가진단 테스트, 증상, 사례, 현상, 치료, 생존법칙 순으로 짜임새 있게 살펴본다.



case 01. 세상의 모든 걱정을 짊어지다 - 근심증

case 02.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 강박증

case 03.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정신병 - 단순 공포증

case 04. 제발 멀리 떨어져! - 사회 공포증

case 05. 내 눈물이 강이 되다 - 우울증

case 06. 지나치게 행복한 당신 - 조증

case 07. 성적 취향에 관한 은밀한 속사정 - 성도착증 상

case 08. 참을 수 없는 성적 욕구 - 성도착증 하

case 09. 내 몸에 다른 영혼이 들어와 있어요 - 성정체성 장애

case 10. 신의 목소리가 들려 - 정신분열증

case 11.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 해리성 정체 장애

case 12. 인생은 영화 같아 - 히스테리성 인격 장애

case 13. 네가 너무 의심스러워 - 편집성 인격 장애

case 14. 누가 대신 결정 좀 해줘요 - 의존성 인격 장애

case 15. 죽으면 어떨까 - 자살



'자가진단 테스트'로 체크 갯수로 증상 유무와 심각성을 파악한다. '증상'은 심리적 장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사례'는 임상 사례를 담았으며, '현상'은 해당 심리적 장애가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조망한다. '치료'는 치료법이나 잘못된 인지 구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생존법칙'은 해당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심리학 개념을 소개한다. 예컨대, 'case 5. 우울증'은 "1. 중도 포기 효과, 2. 베버의 법칙, 3. 피그말리온 효과, 4. 한계 초과 효과 5. 담금질 효과"를 나열하는 식이다.



둘째, 개념 위주로 구성하였다. 학술적인 서술보다 일반 독자가 궁금해 하는 자가 진단, 증상의 개념과 유형, 관련 개념을 파악하기 쉽게 해 놓았다. 위의 열네 가지 신경증과 인격 장애는 학술적으로 다룬다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하겠지만, 일반인은 당장 다이제스트로 쉬운 핵심 요약에 눈길이 간다. 개념 위주, 혹은 명사형 구성이 어울린다. 전문가를 위한 심리학술서는 아니다. 보다 철학적이고 서술식 구성을 원한다면 책 자체의 의도와 맞지 않아서 실망할 것이다.



내용 면에서 셋째, 근심증을 첫 장에 넣은 점이다. 근심증이란 "불특정 다수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병리적 불안으로 인해 발생"(p.21)하는 만성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대체로 심리진단류의 책은 독자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 당신도 심리적 장애가 있어! 라는 식이다. 때로는 신경증을 들어서 자신의 무기력과 불안을 합리화하려는  "지식화"  부류도 있다. 오히려 심리 치유서가 그들을 부추긴다. 그 나름대로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가끔씩 번짓수를 잘못 잡았다는 판단이 든다. 근심증에 가까운 것이다. 근심증도 불안장애의 부류이니, 신경증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원인이 근심 그 자체라면 그것으로 인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치유책을 찾아야 한다. 첫 장에 근심증을 다룬 점에 칭찬하고 싶다.



넷째, 자살을 경계성 인격 장애와 연계하였다. 자살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책에서 설명한, 첫째, 절망, 둘째, 문제 해결이 있지만, 셋째, 사랑과 관심을 얻기 위해서다. 모든 자살자가 경계성 인격 장애자는 아니다. 세상 절망에 빠져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에게, 당신은 사랑과 관심을 얻기 위해서 그랬다고 단정한다면 옛 유행어대로 '두번 죽이는' 행위다. 세 번째 이유가 바로 경계성 인격장애다. "왜곡된 자기 정체성과 혼란스러운 가치관을 가지고, 타인의 관심과 애정을 받으려고 애쓴다."(p.336) 정체성이 혼란스럽기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하며, 주변 평판에 지나치게 예민하다. 자해와 자살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지만, 목적은 죽음보다 주변인들의 사랑과 관심에 가깝다. 경계성 인격장애 관련 책에는 나오는 내용이지만, 자살을 다룬 책들에선 짧게 소개되거나 간과하는 내용이다. 자살 시도자는 사랑과 관심이 누구나 필요하다. 그러나 경계성 장애자에겐 무엇보다 절실하다.



<천재는 왼쪽 미치광이는 오른쪽>은 흔히 접하는 심리 장애들을 다뤘다. 무엇보다 목차와 구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심리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앓고 있는데, 과연 어떤 증상인지 알고 싶다면 착을 참고하면 좋다. 손쉬운 테스트와 설명을 만난다. 증상을 규정하여 카테고리화하면 그와 관련된 치유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14가지 증상이 다 내 이야기 같으면 먼저 근심병을 의심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매스컴과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정신병리에 대한 쉬운 설명을 원해도 도움이 된다. 언론 기사를 보면 많은 사회적 문제 이면에 신경증과 인격 장애가 기저에 있다고 나온다. 조금이나마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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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 2017-02-26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읽어볼게요

캐모마일 2017-02-27 06:56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
최인호 지음 / 씨스케이프(이맛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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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은 언제나 핫(hot)했다. 촛불 정국 이전부터 SNS로 활발히 소통했고, 성남시 부채를 청산하여 청년 배당을 비롯한 복지 정책을 시행했다. 반면에 밥 먹듯이 행정감사를 받았으며 포퓰리즘 논란이 떠나지 않았다. 한 시의 기초자치단체장이면서 끊임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재는 안희정 지사 돌풍이 거세진 탓에 주춤하지만, 촛불정국 이후로는 한때 예비 대선후보 지지율 2위를 달성했다. 일각에선 전투형 노무현. 또는 노무현 반, 트럼프 반. 스스로는 한국의 샌더스로 불러달라고 한다. 독특한 행정가이자 정치인이다. 


 

저자 최인호 씨는 학창 시절에 알았다. <단어는 외롭지 않다>라는 영단어 어원을 설명한 책이었다. 학창시절 마르크스 전집을 번역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영어 강사여서 눈길이 갔다. 실제로 베스트셀러였다. 한편으론 영어 강사로 활동중이지만 왜 마르크스 해설서나 인문교양서는 저술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영어 강사로서 능력도 좋지만 인문학 소양도 접하고 싶었다.



<어느날 이재명을 만났다>는 제목대로 최인호 씨가 만난 이재명 시장이라 관심이 생겼다. 최인호 씨가 쓴 인문 사회 분야 저서인데다 이재명 시장을 다뤘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대선 후보 에세이와는 다를 것이란 기대였다. 물론 이 책은 저자가 왜 이재명 시장에게 감명을 받았고, 그에 대한 전망을 담았으며, 그와 관련된 비판을 반박한다. 2016년 10월 29일 청계광장 연설부터 시작해 12월 19일 소망을 담은 맺음말로 끝난다. 집필 기간을 봐도 마치 열정에 타올라서 쓴 것 같다.



청계광장 연설. 이재명 시장이 유력 대선 후보로 거듭난 연설이다. 윤상원을 열사라고 언급했다. 고 윤상원 시민운동가는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에 도청을 지킨 마지막 시민 중 한 명이었다. 2011년 광주 광산구청 구보 표지 모델이었고, <임을 위한 행진곡> 주인공이었지만 기성 정치인들이 언급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이재명 시장은 그를 언급했다. 비록 이재명 시장은 5.18 그 자리에 없었지만, 성경에서 나중된 자가 먼저된 자로 거듭난다를 말하며 민주화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평가다. 그리고 저자는 소회한다. "그것은 시였다. 분노의 시, 고발의 시, 규탄의 시, 그리고 무엇보다 위로의 시였다."



저자가 바라보는 이재명 시장은 과거 지도자들과 다르다. 촛불이 거세질까, 혹은 촛불이 사그라들까 걱정하는 지도자들 기저에는 대중을 대상화하는 시선이 있다. 민주적 관점이 아닌 동원 대상, 지도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시장은 대중의 시선에서, "새로운 시민혁명의 전범"이 되는 자리에 있었다고 분석한다. 이슈가 되었던 '장수풍뎅이 연구회', '민주묘총', '사립돌연사박물관' 깃발은 "탈조직 탈이념 탈노선의 깃발"이라고 평한다.



그렇기에 이재명 시장은 민중의 언어로 말하고, 단호하고 명료한 표현을 한다. 설사 돌직구 때문에 공격적이고 포퓰리즘이라고 비난받지만. 책에 유독 언어 사용에 대한 분석이 많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언어이론>에 근거한다. 비합리적 의사소통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촛불 집회는 "대한민국 최초로 합리적 언어가 비합리적 언어를 몰아낸 사건"으로 규정한다. 특히 '이재명이 탄핵 정국에서 사용한 표현들'과 '박근혜가 탄핵 정국에서 사용한 표현'들을 비교 대조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저자는 "모호한 비합리적 언어로 현상을 포장하고 유지하는 것이 지배자와 기득권의 특기"고, 조지 레이코프는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 맥락을 인용한다. 이재명 시장은 이제껏 정치인의 두루뭉술한 언변과 궤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기성 언론의 평가와는 달리, 이재명 시장을 "노동을 존중하는 보수"라고 규정한다. <국부론>의 견지에서, "기득권을 비호하는 정부의 검은 손을 없애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로 만들어야 나라가 부유해지고 국민이 잘 살게 된다."는 논지다. 가수 한영애 씨의 <조율> 한자락과 함께, "어떤 음도 맞는 게 없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여하한 '조율'도 '혁명'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시장의 주된 비판이 포퓰리즘, 공격적 언사인데, 저자는 이러한 행위들은 이른바 현직 대통령이 말했던 비정상의 정상화를 부르짖는 포효로 본 것이다.



<어느날 이재명을 만났다>는 이재명 시장을 지지하는 저자의 염원을 담았다. 공정사회, 합리적 사회, 민주국가에 맞는 리더로서 이재명을 바라본다. 물론 독자 입장에선 비판적으로 살펴야 한다. 5.18 민주화 운동 고 윤상원 시민운동가와 반독재 운동, 촛불 집회 열기를 담았으니, 내용이 뜨겁다. 덩달아 그 열기를 탄 이재명 시장을 거론히니, 자칫 이재명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뜨거워질 수 있다.

인문학적 시각에서 세태를 바라보는 역량은 책의 장점이다. "우리가 남이가", "그러니 대통령이 돼서 해보겠다는 게 아니겠습니까."라는 비합리적 언설이 지배하는 사회었다. 과거 우리나라 정치 적폐를 그대로 답습했다. 국민을 대상화하는  어용 문화, 동원 문화를 버리지 않았다. 정권을 비판하는 문화예술인, 시민 집회의 배후를 캐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에 급급했다. 관제 데모로 맞섰다. "장수풍뎅이 연구회"는 구태 정치에 대한 시민의 풍자다. 세태를 모르고 대통령과 측근들은 얼마나 독재와 구태 정치의 향수에 젖어있었는가. 그러나 민도(民度)는 높아졌고, 잘못된 유산을 답습하는 대통령과 지도체체를 용납하지 않았다. 촛불 민심이다.



이번 대선이 기다려진다. 4,19 혁명 이후 민주화 바람은 군사정변으로, 서울의 봄은 12.12로 귀결되었다. 87년 항쟁 호헌철폐 이후 노태후 정권이 출범했다. 광우병, 4대강 반대 촛불 집회가 거셌지만 박근혜 정부가 뒤를 이었다.  구태와 적폐 정치를 답습한 정권은 탄핵 심판을 받고 있다. 현대사 초유로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탄핵 당하는 사태가 예견된다. 과연 국정농단 촛불 정국은 얼마나 갈 것이고, 어떻게 귀결될까. 정치교체든, 정권교체든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국민들의 열기와 기대에 그나마 부합할 만한 대리인, 정치 세력이 절실하다. 다시금 적폐 공화국이냐 민주 공화국이냐다. 비록 이재명 시장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어느날 이재명을 만났다>가 주목한 리더의 덕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책에 나온 참고서적.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조지 레이코프, <프레임전쟁>

애덤 스미스, <국부론>

하버마스, <의사소통행위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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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22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곧 다가올 대선을 위해 후보들이 열심히 홍보하는 건 좋은데, 여기에 편승한 서적들이 나오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의 경우처럼 대선 후보를 둘러싼 변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선 후보를 소개하는 책이 남발하는 추세인데, 생각보다 내용이 허접한 책이 있을 겁니다.

캐모마일 2017-02-22 08:52   좋아요 1 | URL
네. 말씀에 공감합니다.
천편일률적인 대선 후보 에세이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후보가 대선 전에 책을 출간하는 것이야 관행이니 제가 뭐라 할 수 없습니다만,
지금처럼 사회비판적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허투루 책을 출간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7-02-22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3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손에 쏙,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 - 곁에 두는 일러스트 북
강한나.강지나 그림 / 마음지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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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집이란?



기독교 신자에게 유명한 교리서다. 요리(要理)는 교리 중에서도 중요한 내용을 뽑은 핵심 교리를 말한다. 웨스트민스터 요리 문답은 196개 문답을 담은 대요리 문답집, 107개를 담은 소요리 문답집 두 가지다. 1643년 7월 1일 영국 의회의 소집으로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6년 가까운 종교 회의 끝에 신앙고백서, 대요리, 소요리 문답집이 만들어졌다.(편집 후기 참조)



문답집 구성



제1 문답은 문 : "사람의 주된 목적은 무엇일까요?"(What is the chief end of man?) 답 : "사람의 주된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Man's chief end is to glorify God, and enjoy him forever.),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린도전서 10장 31절"이다.



<내 손에 쏙,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은 문답마다 영어 원문, 그리고 관련 성경 구절을 덧붙이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파스텔 색연필 톤의 일러스트를 수록했다. 가독성을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소요리 문답은 1. 하나님의 존재와 인간의 존재 목적을 시작해서, 2. 창의, 위격,섭리 등 기독교 신앙의 개념들,  3. 십계명의 각 계명과 요구하는 것과 금지하는 것들, 4. 구원과 예식, 5. 주기도문 해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독교 신앙 입문을 위해 배워야 할 교리들이다. 신앙을 간단히 정리하고 싶은 독자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후기



개인적으로 개신교 언어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다. 단어가 어딘가 낯부끄럽고 마치 구한말 어투가 떠올라서다. 개역개정판 출간으로 나아졌다고 하지만, 과거 문익환 목사님의 공동번역성서 등에 비하면 고루해 보인다. 물론 교단의 사정이 있겠지만, 개신교 교회를 떠나 가톨릭 신자가 된 경위에는 거부감이 한 몫을 했다. 그것도 지금은 냉담 신자가 되었다.



신앙 생활 당시에도 정통 신앙서보다 <젤롯>같은 기독교 자체를 탐구하는 교양서나 수메르 신화, 비교종교학적 관점에 눈길이 갔다. 다양한 시각에서 신앙을 바라볼 수 있었지만, 한편으론 정통 신학 지식은 많이 부족했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을 보면서 다시금 되새겨 보았다. 신자나 냉담 중인 신자, 혹은 비신자라도 기독교 신앙을 배우고 싶다면 문답집을 추천해 본다. 군더더기 없이 정리된 덕분이다. 교리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개인적인 신념의 영역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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