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지음 / 무소의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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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열림원에서 출간한 류시화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무소의뿔 출판사에서 재발간되었다. "이상하다./과거의 쓴 시를 자꾸만 고치게 된다./..../나는 아직 인생을 다시 쓰고 있는 중이다."라는 서시처럼, 시인이 손수 재편집한 신간이다.

 

첫 출간 당시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오르며, 시집으로서는 백만 부라는 이례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상적인 시어(詩語)를 사용하여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다양한 울림과 메시지는 많은 독자에게 공감과 감명을 불러일으켰다.

 

 

케이블 방송사 TvN 프로그램 <비밀독서단> 27회(2016년 5월 17일 방영분) 추천도서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 선정되었다. 패널 조승연 씨는 인도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 시집으로 소개하며, 수록시 <신비의 꽃을 나는 꺾었다>를 낭송했다.

 

인도철학의 윤회론은 인간의 환생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소멸과 재창조를 다루는데,

 

"밝음의 한가운데로 나는 걸어갔다/ 그리고 빛에 눈 부셔 하며/ 신비의 꽃을 꺾었다/ 그 순간 나는 보았다 갑자기/ 화원 전체가 빛을 읽고 폐허로 변하는 것을" (p.18~19)

 

마치 인도신화에서 세계의 윤회는 파괴의 신 시바로 인해 멸망하고, 후에 창조의 신 브라마가 꽃 속에서 나타나는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철학적 배경을 알고 있으면 시를 깊이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의 소재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이 혼자서는 완결적인 삶을 못 사는 것은, 인도철학에서 눈의 숫자만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고, 이를 다수의 눈을 가진 신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타인과 다른 시각을 받아들임으로써 한결 성숙하게 되는 원리다.

 

 

 

개그우먼 김숙 씨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낭독하며,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p.16)

 

서로 사랑했던 당시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회한과 안타까움을 담은 시로 해석하였다.

 

이 외에도, 백영옥 소설가는 <저편 언덕>, 오상진 MC는 <벽에 못을 박다>를 낭송하며 감상을 소개하였다. 명작은 감상자가 다양한 매력을 느끼고, 저마다의 내면에 나름의 텍스트로서 재창조되는 과정을 거친다.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누군가는 인도철학에 기반한 구도시로, 누군가는 절절한 사랑의 노래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나에게 시집은 진정한 실존을 향한 여정이었다.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가 그랬듯이. 주인된 삶을 살지 못하고 타성에 젖었던 과거에서 새로운 삶,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구도의 과정이었다. 다음은 <여행자를 위한 서시>의 일부다.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 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 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p.32~33)

 

<소금>은 어떤가. 소금은 주요한 소재로서 여러 작품에 등장한다. 바다의 상처이고 아픔이지만, 그 눈물이 있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 (p.10) 삶의 아픔이 정제되어 맑고 새하얀 결정, 짠맛으로 세상 모든 것에 조미될 수 있는 필수재로 거듭나는 것이 아닐까. 내 삶의 여정은 마치 고승의 사리처럼 아픔을 승화시킨 결정이 될 수 있을까.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p.10)

 

 

 

과거에 시집을 접했지만, 단순히 감성적인 일상의 언어로 풀어쓴 연애시 정도로 인식하였다. 류시화 시인의  "나는 아직 인생을 다시 쓰고 있는 중이다." 라는 서시 구절처럼, 독자도 삶을 살아가면서 시를 다시금 음미하고 재해석하게 된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재출간이 반갑다.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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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캐모마일 2016-06-01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덕분에 좋은 리뷰를 잘 읽고 있습니다. 책으로 친구를 맺고 책 이야기와 소감을 나누는 것이 북플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실존의 조건 1 실존의 조건 1
김주호 지음 / 자유정신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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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중대한 철학적 문제는 단 하나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하는 것. 이것이 철학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 시지프의 신화

 

왜 자살하지 않느냐고 카뮈는 물었다. 그냥 살만한 것이 아니라 사는 이유를 찾으라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p.49)


지금도 존재와 실존에 대한 질문은 인간의 끊임 없는 숙제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인생사, 지금 여기 나의 존재의미와 실존은 무엇인가. 인류의 숙제다.


<실존의 조건>은 실존에 대한 철학 에세이이자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8가지 조건'에 대한 단상이다. 오두막 산장에서 산 아래 광장, 작은 절 돌계단과 언덕, 차가운 바람이 부는 산 정상과 가파른 절벽, 오두막 카페까지. 책은 철학자의 산행 과정과 머릿속에 떠오르는 실존을 향한 철학적 단상들을 나열한다. 산을 오르듯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나름대로 아포리즘들을 음미하면서 실존에 대하여 고찰하고 음미하게 된다.


책 목차인 1권  1장. '연극을 떠나다', 2장. '사람을 목적하다', 3장. '존재를 보다', 4장. '나를 가라앉히다', 2권 1장.'질서를 무너뜨리다', 2장. '존재를 형상화하다', 3장. '모방을 벗다', 4장. '생각을 멈추다' 는 [나]라는 실존을 회복해가는 과정이자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8가지 조건이다.


<실존의 조건>에서 말하는 [나] 실존은 어떤 모습인가. 실존을 향한 탐구로 삶의 자기화를 이루고, 평등한 자유와 최대 다수의 최대 자유를 획득하려는 의지와 힘을 가진 자아다. 이는 극화(劇化)되고, 억압되고, 위장된 도덕관에 갇힌 삶에서 벗어나 절대 도덕과 진리를 찾는 여정이다.


"삶이 극화되면,  자신을 적절하게 치장하는 일이 자신을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 그리고 유일한 일이 될 것이다."(p20)  또한 억압이란, 노예적 삶, 풍요의 억압, 권력과 기득권이 주입하는 가치와 행사의 억압, 위장된 도덕의 억압이다. "위장된 도덕은 무엇인가. [나]를 잃게 만드는 것, 의미 없이 조직과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성실함으로 위장된 극히 제한된 자유정신, 이것이 위장된 도덕이다."(p.57)


니체의 <도덕의 계보>와 미셸 푸코의 고고학처럼 일반 상식과 억압, 도덕체계를 부정하여야 한다. 결국 기존의 자아를 부정하고 새로운 자기 사유 공간을 만들어 삶의 자기화를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대상화(對象化)된 나와 세상의 대상(對象)까지 포섭한 통합적 사유체계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실존 [나]를 회복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최대 다수의 최대 자유를 향한 의지(意志)를 실천해야 한다. 마치 차라투스트라가 민중의 어둠을 밝히기 위한 횃불을 밝혔던 것처럼.


"우리 삶의 가치는 타자(他者)에 의해 평가될 만큼 그렇게 보잘것없지 않다."(2권, p.213) 편견, 내면화된 사회적 관성과 타성, 거기에 물든 자아까지 부정하고, 실존과 자유를 향한 철학적 여정에 참여하는 경험은 색달랐다. <실존의 조건>을 통해 실존 철학의 소양을 기르고, 혹은 철학적 소양을 더욱 함양한 다음 책을 접해본다면 실존을 향한 여정을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의 가치는 타자(他者)에 의해 평가될 만큼 그렇게 보잘것없지 않다."(2권,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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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선(禪)을 말하다 - 전 세계가 사랑한 프랑스 최고 문학으로 만나는 선 선(禪)을 말하다
시게마츠 소이쿠 지음, 오상현 옮김 / 스타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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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책도 적지 않지만, 너에게서처럼 커다란 감동을 받은 책은 많지 않았다. 그러기 때문에 네가 나한테는 단순한 책이 아니라 하나의 경전이라고 한대도 조금도 과장이 아닐 것 같다. 누가 나더러 지묵紙墨으로 된 한두 권의 책을 선택하라면 <화엄경>과 함께 선뜻 너를 고르겠다."(법정, <무소유>, p.116)


故 법정 스님이 스무 번을 넘게 애독했고, 이처럼 경탄한 책은 바로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이다. 1943년 출간되어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더러는 동화이자 더러는 철학적 단편으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았다. 270여 개의 언어, 방언으로 번역되었고, 최소 8천만 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법정스님을 비롯하여 많은 지성인과 명사들이 극찬한 책으로 짧은 이야기에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깨달음이 가득하다.


과연 법정스님이 <어린왕자>에게 받은 감동과 깨달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저서 <무소유>에서 직접 쓰신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로 간략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지만, "행간에 쓰여진 사연"과 "여백에 스며 있는 목소리까지도" 읽을 수 있었다는 이심전심까지 가늠키는 어렵다.

<어린왕자 선을 말하다>로 선禪의 시각에서 어린왕자를 바라보고, 불교적인 깨우침을 얻어보면 유익한 단서가 될 것이다. 저자 시게마츠 소이쿠는 전직 대학교수이자 영문학자, 번역가로서 현재 임제종에 귀의하여 다양한 강의, 지도 등으로 선禪의 세계를 알리는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젠Zen' 으로 알려질 만큼 일본을 통해 선문화가 알려졌는데, 저자는 세계인들에게 올바른 깨달음과 수행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린왕자>는 선禪의 세계와 맞닿아 있었다.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사물을 정확하게 볼 수 없단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야." (p.112) 라는 사막여우의 말은 선종의 특징인 '불립문자不立文字'와 통한다. 보아뱀 속의 코끼리, 상자 속의 양, 사막 속 오아시스의 존재를 감지하는 희망, 마치 하나의 동그라미 그림인 일원상一圓相에서 '무한대의 둥근 거울과 같은 부처의 지혜'를 상징하는 대원경大圓鏡을 깨닫는 심안心眼'의 세계다.


"별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꽃이 있기 때문이에요."( p.155) 어린왕자는 말한다. 존재의 존엄성, 불성佛性은 보이지 않는다. 물질적이고 정량적인 가치 체계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존엄성과 정성적 가치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린왕자는 사막 장미밭에서 수천 송이의 장미를 보고 좌절한다. 마치 깨달음의 과정을 열 가지 그림으로 표현한 십우도十牛圖의 제 8그림 인우구망人牛俱忘의 단계이자 <반야심경> 구절인 색즉시공色卽是空에 비유할 수 있다. 존재는 개별성을 잃고 무無로 돌아가며, 일시적인 현상에서 본질적인 동일성(眞如)을 깨닫는 경지다. 자기별의 한 송이 장미는 장미밭의 장미와 다르지 않음을 슬프지만 깨닫는다. 인연과 현상의 차이점에서 평등과 동일성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러나 어린왕자는 여우를 만나 우정을 쌓고, 공즉시색空卽是色의 세계를 깨닫는다. 여우는 말한다. "네가 너의 장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네가 장미를 위해서 엄청난 시간을 들였기 때문이야. ....자신이 마음의 인연을 맺은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해. 너는 너의 장미꽃을 소중히 여겨야 해." (p.112) 만물은 동등한 존엄성을 갖고 있지만,  지금 여기서 인연을 맺고 존재하는 것은 기적이며, 개성의 발현이다. 이는 십우도의 "제9그림 반본환원 返本還源,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치" (p.108)의 단계다. 평등하지만 각각의 개성을 유일한 존재로서의 가치를 발현하는 것이다. 저자는 젠 개체성(Zen Individuality)이라 표현한다.


법정 스님이 사랑한 <어린왕자>는 독자에 따라 다양한 철학과 관점으로 깨달음을 주는 텍스트이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선종의 깨달음과 수행 과정이라는 관점은 값진 경험이었다. 어린왕자의 여정은 보이지 않는 가치, 맹목적인 일상과 타성에 젖지 않은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험이었다. <법구경>은 "자기야말로 자기 자신의 주인이다. 그 외에 누가 주인이겠는가?" (p.78)라고 한다.


또한 색즉시공의 진여眞如와 공즉시색의 소중한 인연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다.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의 만남은 모두 '일기일회(一期一會)입니다. 인생에서 단 한 차례의 만남입니다. 무엇이든 단 한 차례만의 만남입니다. 지금 이곳에 있는 나는 다음 순간에는 별다른 내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순간 한순간 그때 그때 그것으로 완결되기 때문입니다. 이 한순간의 무게를 차분히 실감하고 한순간의 다시없는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때, 만남과 이별이 지니는 깊은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p.175)


<어린왕자 선을 말하다>를 통해 <어린왕자>를 한결 깊이 음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사물을 정확하게 볼 수 없단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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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정리의 힘 - 세계의 엘리트가 매일 10분씩 실천하는 감정회복습관
구제 고지 지음, 동소현 옮김 / 다산3.0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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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정신적 건강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근로시간 1위, 자살률 1위 등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서점가에선 <미움 받을 용기>를 비롯한 심리학 서적이 장기간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였다. 국민들은 스트레스를 비롯한 정신적 문제에 구체적인 해결법을 갈망한다.


반면에 사회 차원의 정서적 이해력과 정신 건강 관리는 낙제점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음주, 자극적인 쾌락에 의지하지만, 일시적인 도피이자 역효과를 일으키기 쉽상이다. 반면, 외국은 '사회정서학습', 즉 "자신의 정서와 장단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만한 대인 관계를 형성하고 책임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과정"(p.48)이 학교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는 전무한 실정이다.


<감정 정리의 힘>은 정규 교육 과정이나 사회에서 배우지 못한 '감정 정리 습관'을 다룬다. 감정회복습관 트레이닝이란 긍정심리학자 일로나 보니엘 박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미국심리학회는 "역경이나 고난, 심한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적응하는 정신력 및 심리과정"으로 정의하였다.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들은 정서적 회복력, 완충력, 적응력이 높다. 이러한 차이를 단순히 선천적인 능력으로 치부하지 않고 훈련을 통해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감정회복습관 트레이팅이다.(p.16~19)


감정회복습관은 세 가지가 있다. 부정적인 감정의 연쇄를 끊어내기, 감정회복근육 단련하기, 성찰하는 습관이다. 습관을 정착시키는 일곱 가지 테크닉을 소개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책의 장점이다.

구체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기분전환을 하는 법, 악영향을 미치는 고정 관념들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법을 통해 감정의 연쇄를 끊어낸다.  또한 감정회복근육은 자기효능감 높이기, '강점' 살리기, '서포터'만들기, 감사와 긍정의 감정 키우기를 통해 단련시킨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힘들었던 체험에 의미 부여하기로 성찰하여 외상 후 성장(PTG, Post Traumatic Growth)을 이루기를 권한다.


우리나라는 부정적 감정 관리를 단순히 감상적이고 기질적인 문제, 혹은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치부한다.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유용한 해결책을 몰라서 신경성 질병과 업무 능력 감소, 삶의 질 저하에 시달린다.반면에,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나 조직관리 차원에서 세계적으로 감정회복습관이 주목받고 있다. 경제 위기 이후 사회, 조직의 변화와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정신적인 트레이닝이 절실해진 것이다. 특히 글로벌 리더, 엘리트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건전한 감정 관리법은 주체적인 삶의 설계와  정신적인 회복탄력성, 완충력 향상, 즉 정신력 증진에 유용하다. <감정정리의 힘>은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과 관리법을 분류, 분석하여 독자들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제공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 스트레스 관리로 정신력 증진, 의욕과 활력이 활성화된다고 밝힌다.


그러나 자기계발서의 셩격과 실용적인 처방 위주로 구성된 나머지, 학술적 깊이를 바란다면 아쉬움이 든다. 일곱 가지 테크닉은 실제로 긍정심리학, 로고테라피, 트라우마, 아담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 분류, 인간관계와 조직심리학 등 다양한 심리학적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바탕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테크닉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피상적으로 여겨질 우려가 있다. 반면에, 책의 노하우가 단순히 자기게발서의 짜집기거나 저자의 개별적인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부정적인 기억과 감정이 끊임 없이 괴롭히고, 오늘도 나의 삶과 학교, 직장에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면 감정관리습관을 익힐 필요가 있다. <감정정리의 힘>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해 보기를 추천한다. 

세계의 엘리트가 매일 10분씩 실천하는 감정회복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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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력 Mind Effect - 마음의 변화로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힘
이주아 지음 / 라온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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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 계급론', 'N포 세대'는 불안한 현실을 대변하는 단상들이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에서 다뤘던 '지위로 인한 불안'과 미래에 대한 걱정은 끊이질 않는다. 이와 비례하여 심인성 질환을 호소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정신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심력>은 현대인들이 심력心力을 길러서 올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기를 권한다. "심력이란 말 그대로 마음의 힘, 마음이 가진 힘을 의미한다."(p.31) 책은 자기계발, 심리학, 영성, 명상법과 테라피 등 다양한 관점에서 마음을 조명하고, 심력을 키우는 6단계 트레이닝을 제시한다.  실제로 저자 이주아 한국심력키움연구소 대표는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스스로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관련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여러 기업과 기관에서 강의하는 등 코칭과 상담 지도에 매진하고 있다.


이주아 대표는 심력을 키우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과 가치를 결정하게 되며, 더욱 잠재력을 발휘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자기의 본모습대로 살아가게 되니 인간관계도 한결 편안해 진다.


구체적으로 6단계 트레이닝은 다음과 같다.

<기초편> 

제 1단계 : 릴렉스(Relax) - 이완

제 2단계 : 리플렉트(Replect) - 돌아봄과 치유

<심화편>

 제 3단계 : 리셋(Reset) - 재설정

<훈련편>

제 4단계 : 리플로우(Re-flow) - 깨어 있기

제 5단계 리트레이닝(Re-training)-     훈련과 습관

제 6단계 : 리크리에이트(Re-create) - 재창조

현대인들은 불규칙하고 자극적인 생활,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있다. 불안감과 걱정으로 진정 원하는 삶의 방향을 개척하지 못한다. 6단계 트레이닝은 몸과 마음의 항상성을 회복하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삶의 관점을 바꾸는 방법이자, 진정한 정체성을 찾고 나와 주변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저자는 심력은 정체성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한다. 정체성이란 외부의 자극과 끊임 없이 변화하는 생각과 감정의 상태가 아닌, 캘리포니아대학교 로버트 딜츠 교수가 명명한 6가지 신경학적수준 항목에서 최상위인 초정체성이다. 이는 메타인지의식, '자신이 아는 것을 아는 능력'이자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관조자이다. 초정체성을 통해 진정한 자아와 천성(天性)을 깨닫고 타성에 젖은 자아상을 넘어서 스스로가 자신을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다.


"심리학자 칼 융(Carl Jung)은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데, 우리는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운명이라고 부른다."(p.203)고 했고, 현대 물리학은 에너지와 물질이 하나이며 교감한다는 진실을 밝혔다. 한창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시크릿>의 '끌어 당김의 법칙'은 이를 자기계발화시켰다. 마음 에너지와 우주 에너지의 교감을 통해 염원을 이루는 동인으로 삼는 것이다. <심력>은 바로 심층적인 마인드 컨트롤로 자신의 삶과 환경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심력>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고, 깨어 있는 정신으로 진정한 나를 발견하며, 나아가 스스로 원하고 선택하는 삶을 개척하는 노하우를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단순한 동기부여를 넘어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 <심력>을 추천해 본다.

심력이란 말 그대로 마음의 힘, 마음이 가진 힘을 의미한다.(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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