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자본이다 - 류지연의 에니어그램 특강
류지연 지음 / 타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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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자본이다

 

  성격은 개인 고유의 영역이라 어느 하나 똑같은 사람이 없지만 우린 사회에서 어떤 성격이길 강요받는 분위기다. 타인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성격을 좋은 성격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 류지연 대표는 성격자본연구소를 운영하며 성격도구인 에니어그램을 생활 속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접근으로 많은 콘텐츠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저자의 미션이, 자신의 정체성과 사람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에니어그램을 통해 자기다움을 찾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라니 솔깃했다.

 

  성격자본은 개인의 고유한 특성, 즉 성격이 자본이 된다는 말인데 이것이 생산적인 결과물까지 창출한다니 신기했다. 성격이 경쟁력이란 말인가보다. 저자가 언급한 에니어그램에서는 성격 유형을 머리, 가슴, 장형이라는 3가지 힘과 9가지 세부 유형으로 분류했다. 후자의 9가지 세부 유형인 고유한 성격 특성은 과감성, 완벽성, 친밀성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특성이다.

 

  사실 성격이란 건 타고나서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이 어떻게 성격을 자원으로 관리하고 자본으로 활용하는지 궁금해졌다. 저자는 말했다. 인생자본으로서 성격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그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자본이고 사람을 깊이 알 수 있으며 이것을 개발한다면 마르지 않는 우물과 같이 무한한 자원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다. 좀 더 쉽게 이해해보자.

 

  에니어그램에서 머리형은 사고, 가슴형은 감정, 장형은 본능에 의존해 행동한다고 한다. 난 살펴보니 가슴형에 가까웠다. 이들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행동하는 감성파이며 심장을 비롯한 순환계에 무게 중심이 있다. 자아 이미지와 인간관계에 관심이 많으며 타인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조력가, 예술가, 성취가 중에 이런 스타일이 많단다. 책은 일러스트와 표를 통해 시각적으로 알기 이들의 특징을 구분해 놓았다. 난 조력가나 성취가쪽에 가까운 것 같았다. 이런 성격 자원을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해 긍정, 부정적인 묘사와 함께 다양한 사례를 언급하여 설명하였다.

 

  책은 특강에 걸맞는 교재와 같았다. 에니어그램의 성격유형을 이해했다면 성격자본의 결실인 사례 편을 들어 기업 마케팅과 방송 활동, 생활문화 프로그램 등에 접목시켰다. 또한 자기 성장을 위한 활용으로 자기선언문, 강력한 일일미션, 소통연습하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특히 딱 보면 아는 외형 판별법이 흥미로웠다. 9가지 세부 유형으로 파악하기 힘들다면 머리, 가슴, 장형의 힘의 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나와 같은 가슴형은 내면의 정서가 수치심을 담고 있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했고 대체로 통통한 얼굴형이 많다고 했다. (관상을 보는 것인가?) 그리고 잘 웃어주며 표정도 다양하고 평소 콧노래도 부른다. 체크리스트가 수록되어 있으니 독자들은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판별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성격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사실은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이 외부가 아닌, 내 안의 성격에 있음을 깨닫기 위해서다. 책은 에니어그램이라는 도구를 소개하며 그것을 발견한 것이고. 저자는 이 방법이 우리가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성격을 넘어 숭고한 본질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부디 우리의 성격이 삶의 통찰을 얻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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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river312 2020-10-27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하는 말이고 잘 읽었어요.
 
살기 위해 읽었습니다 -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독서 습관
이윤희 지음 / SISO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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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읽었습니다

 

  책날개를 통해 작가의 소개를 읽으니 딱 내 또래였다. 그녀는 29살에 다시 대학생이 되어 교사의 꿈을 이룬 케이스다. 상처 받았을 때 책을 읽으면서 해답을 구해온 그녀의 모습이 마치 날 보는 듯하다. 나도 힘들고 상처 받을 때 책 속으로 들어가 깊이 파묻히는 걸 좋아한다. 꽤 괜찮은 치유법이지 않나? 이 책은 작년, 5개월 된 아이를 키우며 6개월간 쓴 책이라고 했다. 나도 3살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책을 쓰기는커녕 읽기도 버거운 하루하루인데, 이렇게 책을 썼다니 너무 존경스럽고 글의 내용 또한 공감되었다.

 

  한창 마음이 힘들 때 자신이 쓴 글에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나도 매일 끄적이는 일기장을 펼쳐보며 좋아하는 책을 읽고 필사했던 문장들을 다시 곱씹어볼 때가 많다. 황홀한 독서의 순간들. 수험생활로 머리만 채우다가 이렇게 마음을 채우는 글들이 너무 좋아 적어놓지 않을 수 없었던 그 시절. 이 독서는 나의 2~30대 시절을 나름 풍요롭게 해주었다. 치열하게 읽고 또 읽고 있다. 저자도 틈틈이 써내려갔던 이 결과물을 수면 위로 올려 독자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전달해주었다.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책 표지는 다소 무거운 제목에 비해 상큼하고 민트색이라 산뜻했다. 사과는 미성숙한 상태가 독서로 무르익어 가는 의미라고 전해주었다. 지금의 내 모습 같다.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고 위기를 극복할 힘이 있는 지금. 목차를 펼쳐보니 <내 인생은 대체 왜 이런 걸까?> 라는 의문형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찬란했어야 할 20대를 날려버렸다고 생각한 그녀의 숨기고 싶은 과거를 진심으로 표현한 문장들도 마음에 와닿았다. 나도 내 능력을 과신해 매번 미끄러지는 시험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한 때가 있었다. 지금이라도 나와 화해하고 싶다. 저자는 우연히 펼친 책 한 권으로 깊은 감명을 받는다. 바로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이었다. 나도 이 책을 읽어봤었는데 독자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믿을 수 있도록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도 자신의 꿈을 이룬 모습을 그리는 일에만 집중하여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목차에선 <책에서 배운 진짜중요한 것들> <행복한 책 덕후의 독서법> 그리고 <내가 매일 책을 읽는 이유>를 적어놓았다. 그 중에서 나도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해보았다. 저자가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가 전일제 강사 계약을 하고 결국 누군가의 대체자일뿐이라는 사실에 스멀스멀 화가 났단다. 쪼개기 계약으로 분명 자신의 존엄성에 대한 상실을 경험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경험해 본 바라 더욱 마음이 슬펐다. ‘존엄은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에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고 나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존재 가치에 민감해져야 한다. 이런 삶의 방식이 품격 있는 삶을 만들어 줄 것이다.

 

  책을 보는 독서법 중에서도 연필로 꾹꾹 눌러쓰는 즐거움을 언급했는데 메모를 좋아하는 난 주로 볼펜으로 글씨를 적었었다. 저자는 정약용 선생이 언급한 질서, 빨리 쓸 수 있기 위해선그것을 가장 잘 돕는 도구가 연필이라고 생각한다며 메모를 연필로 해보길 추천한다고 했다. 보드랍고 동글동글한 글자를 보는 시각적 만족, 연필심을 감싸는 나무 냄새의 후각적 만족, 연필심과 종이의 마찰로 인한 촉각의 만족, 사각거리는 소리의 만족도 덤이다. 펜보다 연필로 메모할 때 생각의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있으니 나도 저자가 추천한 HBF경도의 연필을 사용해보련다.

 

  책을 통해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생긴 저자의 모습을 보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독서 습관을 배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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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당당하고 지혜롭게 살아라 - 아빠가 남긴 지혜의 유산
안병수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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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당당하고 지혜롭게 살아라

 

우리 아빠는 시집간 딸에게 아직도 꽁주~”라고 부른다. 내가 안부전화를 드릴 때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그 호칭이 난 너무 좋다. 언제든 포근하게 무조건 안아줄 것만 같은 음성으로 날 높여주는 아빠는, 그렇담 공주의 아빠니까 왕이다!

 

이 책의 부제는 아빠가 남긴 지혜의 유산이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들 때면 언제든지 엄마와 아빠를 찾아왔으면 한다. 넉넉하고 따뜻한 둥지가 되어줄 것을 약속한다.” 고 덧붙인 사랑의 잠언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사랑하는 두 딸 채린과 민채양에게 아빠인 저자 안병수님은 삶을 통해 얻은 작은 지혜를 이 책에 기록했다. 게다가 독자인 나와 같은 크리스천이라 신앙적인 면의 조언에서도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조바심이나 기대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넘쳐서 문제다. 자녀 교육은 지나친 것보다 차라리 모자란 것이 나은 것 같다. 자녀의 능력에 맞는 수위 조절과 적용이 미덕이다. 저자는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며 재촉하지 않는 좋은 아빠임에 틀림없다.

 

지친 세상살이에 기댈 곳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자녀는 부모를 넉넉한 둥지삼아 힘들 때마다 보듬어줄 수 있는 그곳으로 달려갈 수 있다. 자녀 또한 부모가 되면 자신의 자녀를 품어줄 수 있는 너른 마음을 갖기를 기도하며 저자는 이 책을 썼다. 내용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부분은 진한 글씨로 밑줄이 그어져 있어 마치 내용을 요약해놓은 것 같았다. 요점정리랄까? 책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하나도 없지만 이 밑줄이라도 실천하는 것은 꽤 쉽지 않을 것이다. 아는 건 쉽지만 실천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

 

얼마 전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져 집에서 빈둥대는 딸을 보고 한마디 했다가 말싸움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이 들었다는 글을 읽었다. 화를 다스리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서. 누구든 사소한 언행에도 갑자기 화가 날 수 있다. 저자는 적당한 정도로, 적절한 시간동안,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건 참는 것보다 꽤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덧붙여, 빨리 풀기. 빠른 시간 내에 풀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군가와 화해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겠다 싶을 땐 화의 원인을 먼저 찾아내고 상대를 헤아려야 한다. 상대 입장에서 보면 보다 쉽게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원인제공자로 삼아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일단 굽히면, 상대방도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삽입한 찬양이 딱 적절하다!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의 가사는 아집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내 모습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자녀에게 독서로 행복을 투자하자고도 언급했다. 지식만 쌓는 것이 아니라 지혜도 얻을 수 있다. 책은 살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최선의 해결책을 끄집어낼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가능한 한 눈으로만 읽지 말고 독후감도 작성하고 실생활에 직접 실행에 옮기는 적극적인 독서를 하자고 조언했다. 오프라인 서점을 자주 들르고 독서 분위기에 취해보자. 독서는 속에서 돋는 가시를 억제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인격적 성숙 또한 가져온다. 최고의 행복 재테크가 아닐 수 없다.

 

자녀와 겪은 에피소드부터 저자 자신의 깨달음 등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하다. 자기계발서의 분위기도 띠고 있지만 삶을 좀 더 먼저 산 선배님이 들려주는 안내서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수용해보자.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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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이라도 문제없어 - 심리 치유와 마음 긍정 (feat.영화이야기)
김선희 지음 / 율도국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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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이라도 문제없어

 

예전에 방영했던 드라마 중에 <미스 리플리>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인해 인간과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내면이 가득 차 있던 여 주인공은 일본에 입양 갔다 밑바닥 생활을 경험하고 살아남기 위해 한국으로 도망쳐 온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최고 호텔의 메이드를 시작하게 되고 성공을 위해 호텔과 리조트 각 분야에서 최고 실력자라 불리는 두 남자를 이용하게 된다. 동경대를 졸업했다는 거짓말을 시작으로 세상을 속이는 한판의 사기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여기서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것은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있는 리플리 씨>라는 소설에서 유래된 용어다.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그것이 리플리 증후군이었다. 거짓이 탄로날까 봐 불안해하는 단순 거짓말쟁이와 달리 이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이 한 거짓말을 완전한 진실로 믿는다!

 

불확실한 사회가 몸집이 거대하게 커질수록 증후군이 많이 붙여지는 사회가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앞서 언급한 리플리 증후군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증후군이 소개되고 있었다. 영화 <멜리스>는 리플리 증후군을 다룬 영화로 실제 2003년 거여동에서 일어난 여고동창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영화 <거짓말>이나 <화차>도 관련되어 있다. 이 증후군이 자신을 어떤 특정 위인이라 생각하며 그 사람처럼 노력하면 실제로 성취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꿈과 리플리 증후군이 한끗 차이라고 봐도 되는 대목이다. 책은 여러 증후군에 대해 소개하며 그것을 다룬 영화이야기를 들려준다. 대인관계 증후군의 대표적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증후군과 그것과 관련된 영화 <김씨 표류기>의 소개가 그것이다. 다만 삽입된 포스터나 사진이 흑백이라 아쉬웠고 책의 편집(여백, 글씨체, 장평, 자간과 같은 글자 위치, 중간 중간의 일러스트 삽입)이 조금 아쉬웠다. 책을 펼쳐보는 순간 대학 수업교재와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찌됐건 책은, 생생한 실화(편의상 가명)와 활용 가능한 심리치료 팁까지 언급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추천사의 문장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은 산재한 증후군의 난제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누구나 신드롬, 콤플렉스, 증후군, 트라우마에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고통받지 않고 나름의 방법으로 잘 승화해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 차이점은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책에선 8가지의 특징으로 나누어 증후군을 소개했다. 사람이 힘든 나 : 대인관계 증후군부터 고독하고 우울한 나 : 정서적 결핍 증후군, 세상 사람들과 같지만 다른 나 : 공존 증후군에 이르기까지. 특히 직장과 가정, 육아를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구를 반영한 <슈퍼우먼 증후군>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측면도 있고 엄마인 나 또한 그런 욕심(?)이 있었는데 그것이 증후군이라고 할 만한 강박관념이라니 일정 부분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슈퍼우먼은 미디어가 만들어낸 일종의 판타지다. 완벽해야 한다는 마음은 몸과 마음을 스트레스 덩어리로 만들거나 허탈감을 주기도 한다. 만트레트 지발트의 누가 너를 사랑하는가의 시를 삽입해놓아 읽어보니 스스로 사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나부터 말이다.

 

증후군을 놀란 토끼 눈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이것과 사이좋게 지내며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면 어떨까? 생소한 증후군을 발견하는 재미부터 그것을 진지하고도 다정하게 처방하고 치료하는 저자의 필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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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고자질 노트 - 육아 극복 글쓰기
장정민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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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고자질 노트

 

  ‘기록할 가치가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나도 이 문장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매일 똑같은 하루 같아도 그렇지 않았다. 휴대폰 메모장이나 종이 일기장이 내 감정 쓰레기통인 것 마냥 낙서하고 푸념하고 그러다가 좀 더 정제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 이렇게 서평활동을 시작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1년이 채 되지 않아서다. 난 엄마가 되길 원했고 날 선택해 와준 우리 아기에게 설명할 수 없는 기쁨과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육아는 너무 힘들었다. 바라고 바란 일이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자꾸 잊고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애나 보고 있어서 자존감이 무너진 게 아니라 애키우고 있으니 자신 안의 균형이 와르르 무너져버린 것이라고 했다. 공감했다. 나도 미친 듯이 책을 읽고 필사하고 서평을 썼다. 글 솜씨도 없지만 살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안 그러면 미칠 것 같았다. 글쓰기가 일종의 도피처였던 것 같다. 저자 또한 무너진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쓰기로 작정했다. 다 쓰고 나면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 들곤 했다는데 나도 그랬다. 찰나의 감정과 순간의 기록이 자신의 눈앞에서 반짝이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조각조각 남겨진 메모를 글로 잇는 행위는 마치 긴 줄에 예쁜 구슬알을 꿰는 듯 하다고 말했다. 저자는 하루를 풀어 적었다. 난 여러 공모전에서 사용할 소재를 찾으며 모아두었던 기록들을 상상을 덧대 색을 입히는 일이 즐거웠다. 메모가 글이 될 때 하나였던 생각은 넓게 퍼져 나가 자신의 마음과 관점도 깊어진다고 했다. 나 또한 직접 글쓰기를 통해 내 내면이 단단해짐을 느꼈다. 좀 더 마음이 차분해졌고 분노대신 감사가 더 많아졌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충만함도 느껴져 보람 있었다.

 

  구독(또는 이웃)하는 몇몇 육아 블로그가 있다. 그들 또한 나처럼 일상적인 육아를 하며 느낀 점을 일기로 또는 정보제공의 의미로 글과 사진을 첨부해 공개해놓았다. 난 이들에게 육아동지임을 느끼며 마음의 위로 또한 받고 있다.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이들은 정말 부지런하구나. 매일 글과 사진을 업로드하며 아이와 공유한 시간들을 기록해놓는 엄마들이 대단해보이기까지 했다. 난 기껏해야 한 달에 한두 번 그것도 끄적끄적 비공개로 일기를 쓰는 수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쓰는 시간은 아이 위주로 돌아가던 대부분의 시간들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에 행복했다. 내 마음이 평화로워지니 아이에게도 관대해지기 시작했다. 엄마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돌파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저자는 육아에세이를 쓰는 모임이 있다고 했다. 전국의 엄마들과 2주간 함께 온라인 글쓰기를 시행한다. 저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에서 말이다. 참 좋은 취지인 것 같다. 나도 사적인 공간에서 혼자 쓰던 육아일기를 이들과 함께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글은 쓸수록 나를 품어주고 살아갈 힘을 주는 것 같다. 수려하진 않아도 내가 경험한 나의 이야기니까. 저자도 글쓰기는 잃을 것이 전혀 없는 투자라고 소개했다. 시야도 넓어지고 자신의 마음 또한 넓어진단다. 몇 몇 서평도서들을 읽으면서 책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를 통해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아마추어지만 책도 출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니 나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다 받아주는 고자질노트를 통해 끄적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진정 나를 만나는 건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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