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는 0~3세 육아 핵심 가이드
류인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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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잘놀고 잘자는 0~3세 육아핵심가이드

 

  처음 아이를 들쳐업고 집 앞 소아과로 뛰어갔던 기억이 난다. 한겨울이었고 태어난 지 100일도 안 되어 열이 났다. 고열은 아니었지만 난 식겁해서 얼마나 두려웠는지 모른다. 처방해준 약을 먹고 열이 내렸고 난 마음을 쓸어내렸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인 내 책임인 것만 같아 노심초사하게 된다. 육아서를 정독해 읽어도 막상 실전에선 허둥지둥대는 내 모습에 자괴감이 든다.

 

  오늘 읽은 책은 소아과 아빠 의사인 류인혁님의 육아서이다. 아이를 키우며 육아에 관한 객관적이고 중요한 정보들을 많은 부모와 공유하고 싶어 네이버 포스트에 글을 연재하고 이렇게 책으로도 펴냈다. 국제 최신 논문 기반의 육아 솔루션답게 여러 학회의 최신 자료가 수록되어 있었고 신생아 육아부터 성장과 영양, 습관, 건강, 감염관리까지 부모가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난 요즘 아이의 대소변 가리는 것에 관심이 많다. 조급해하진 않으려고 하는데 주변 또래 아이들을 보니 자꾸 뒤처지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저자는 말했다. 대소변 가리기를 늦게 시작하거나, 중간에 실패하거나, 훈련이 길어지는 것은 아이의 지능이나 성격과 관련이 없다고. 최근에는 대소변 훈련을 너무 일찍 시작하는 것이 아이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거나 행동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예전보다는 좀 늦게, 아이가 충분히 준비되었다는 사인을 보여주면 시작할 것을 권유한다고 한다. 제시된 신체적, 발달적, 행동적 준비 리스트를 보니 아직 우리 아이는 많이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개월 수는 할만한 나이인데 대소변 가리기에 아직 관심이 없는 듯하다. 긴 인내와 시간, 훈련과 칭찬이 필요한 이것을 부모로서 잘 지켜보고 실천해야겠다.

 

  지난달에 영유아 구강검진 시기를 놓쳤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가 죽어도 안 가겠다고 버텨서 못 갔다. 그래서 이 책에 제시된 치아 관리 가이드를 정독해 읽었다. 36개월까지는 6개월에 한 번씩, 그 후엔 1년에 한 번씩 치과 검진을 권유한다고 했다. 공갈젖꼭지를 빨거나 젖병을 늦게 끊는 것도 치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습관이었다. 우리 아이는 평균보다 훨씬 늦게 뗐다. 이 둘 모두. 영구치가 난 후에도 손가락을 빨거나 공갈젖꼭지를 물고 있다면 부정교합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중이염도 발생할 수 있다니 무섭다. 두 돌이 넘어서야 젖병을 끊었는데 책에선 충치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젖병을 돌 이후엔 빠르게 끊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둘째가 태어나면 이 원칙을 꼭 지키리라 다짐했다. 아직까진 아이에게 칫솔질만 해주는데 치실의 중요성도 언급해주어 치실을 사용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아이가 얼마나 협조할지는 의문이지만 올바른 치실 사용법을 배워 아이에게 적용해보리라.

 

  이 책은 영아의 수유부터 수면, 소아비만, 편식, 우유와 영양제 등의 가이드, 예방접종, 장염, 설사, 수족구 같은 전염병과 대처법 등 다양한 정보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저자 또한 소아청소년 전문의였으나 막상 아이가 태어나니 경험 없는 초보 아빠에 불과했던 사실을 인정하며 같은 마음의 부모들을 이해하고 궁금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육아에 대한 최신의 객관적인 답을 모아 책을 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인터넷 정보보다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0세에서 3세의 아이를 둔 부모는 필독하길 권한다.

 

http://cafe.naver.com/bookchild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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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이는 밤 - 달빛 사이로 건네는 위로의 문장들
강가희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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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왜 읽냐는 질문에 언제나 ‘위로’ 라고 답한다는 저자처럼 타인과 나 자신에게마저 치일 때 날 위로해준 것은 책이었다. 공감을 통한 위무. 이것이 달빛 사이로 다가와 안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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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이는 밤 - 달빛 사이로 건네는 위로의 문장들
강가희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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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이는 밤

 

  고단한 하루에 지쳐있는 내 손을 지그시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는 과정은 작가의 말마따나 삶의 은유를 찾아가는 일이다. 이 과정이 메타포가 되어 시시한 삶도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작가가 소개한 명작을 다시금 곱씹어보며 찾아읽기도 했다. 내가 놓치거나 느끼지 못했던 위로를 발견하기도 했다. 특히 영화로도 여러 번 제작된 적이 있는 <위대한 개츠비>는 볼수록 느낌이 새로웠다. 피츠제럴드의 작품인 이것은 낙관적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를 알려준다. 신분 차이로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완성하고자 5년 만에 신흥 부자가 되어 나타난 개츠비. 하지만 졸부였던 그는 태생적 부자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부자와 함께 상속되는 품위가 없었다. 게다가 의외로 순진했던 이 남자는 오로지 돈의 벽만이 그의 첫사랑이었던 데이지와 갈라놓았었다고 착각했다. 그의 순정보다 처음 본 아름다운 셔츠에 반한, 돈에 충만한 데이지와 재회하곤 그가 매일 그려왔던 꿈속의 여인이 아니었음을 느꼈으리라. 얄팍한 사랑에 모든 걸 건 개츠비는 바보같았다.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강 건너 빛나는 초록 불빛은 존재하되 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우리 또한 나만의 초록 불빛을 가지고 싶은 밑도 끝도 없는 낙관적 희망을 쉽게 버릴 수 없다. 그것만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 유일한 등불임을 부정할 수 없기에 말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대로 서울이란 미친 집값의 도시에선 나만의 빛을 갖게 되는 게 취업보다 더 어렵다는 걸 누구나 알 것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든 투기든 마다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우리 모두에겐 개츠비같은 속성이 있을 터. 허망하더라도 삶의 욕망은 멈출 수 없기에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이호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 란 작품은 읽어보지 못한 작품인데 이 책을 통해 대략 내용을 가늠할 수 있었다. 중문학부 동창생들이 모인 쑨웨이의 집에서 위로가 값싼 동정이 될까 봐 내색하지 못하고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숨긴 채 건배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얼마 전 대학동기오빠에게 연락을 받았다. 동문회원명부 책자가 왔길래 내 생각이 나서 연락했다고 말이다. 이거 받으니 후원금 내라고 계속 연락이 온다며 난감하다고 투정하는 그에게 내가 궁금했던 동문 몇 명의 연락처를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거기엔 이름과 함께 졸업 연도, 주소와 이메일, 현재 직업까지 적혀있었다. 물론 현재 직업이 적힌 동문들은 학교와 원활한(?) 연락과 접촉이 잘되는, 잘나가는 이들이었다. 어떤 이는 교사가 되기도 했고, 변호사도 있었다. 전공답게 법무팀 과장, 공무원도 꽤 있었다. 내가 궁금했던 동문은 졸업과 함께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갔던 언니다. 막 입성했을 때 얼굴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그녀도 나도 책자엔 이름뿐이었다. 왠지 서글퍼졌다. 연락처가 있었는데 번호를 누르기가 망설여졌다. 인생 참 얄궂다. 세월의 풍화작용에 의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마음이 아리기도 하다. 어른이 되면 꿈꿔온 이상대로 살 줄 알았는데 우리의 대부분은 아주 평범하고 시시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는 건 행복이 아니라 좀 더 고통스럽거나 좀 덜 고통스럽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이 간다. 인생이란 무엇인지 잠 못 이루는 이 밤에 내게 다가온 명작이 절실히 위로해준다.

 

  책을 왜 읽냐는 질문에 언제나 위로라고 답한다는 저자처럼 타인과 나 자신에게마저 치일 때 날 위로해준 것은 책이었다. 공감을 통한 위무. 이것이 달빛 사이로 다가와 안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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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았니?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3
숀 해리스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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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았니?

 

  280*242의 커다란 판형 그림책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게다가 표지를 덮고 있는 덧싸개까지 있으니 더욱 정성스러워보인다. 화분을 들여다보는 소녀의 커다란 눈망울을 보니 함께 궁금해진다. 과연 이 화분에 무슨 꽃이 피어날지. 형광의 색감이 가득한 이 그림책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대중음악가인 숀 해리스의 작품이다. 이 그림책의 작업 과정을 유튜브로 보았는데 마치 색연필의 마술사같았다. 내용도 무척 철학적이었지만 일러스트에 눈을 뗄 수 없어 행복했다. 덧싸개와 같은 표지 그림일 거라 생각했는데 표지를 열어보니 생명력 가득한 꽃의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꽃밭 속에 파묻힌 소녀의 호기심 어린 모습이 사랑스럽다.

 

  첫 페이지는 무채색의 인공도시가 나왔다. 목탄으로 그려진 듯하다. 페이지 전체 검은 실루엣으로 덮인 도시 아래 한쪽 구석에 어린아이만 색을 입힌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아이는 어딜 달려가고 있었을까? 작가는 질문했다. “꽃을 보았니?” 도시를 벗어나 대비된 화려한 자연의 빛깔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바람에 나부끼며 신나게 달려가는 아이는 꽃이 핀 넓은 풀밭에 엎드려 꽃과 얼굴을 맞대고 눈을 감고 꽃의 향기를 맡는다.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대목이 나온다.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꿀?’, ‘호박벌들의 다리?’, ‘꽃의 요정?’, ‘벌꿀 축제에서 춤추는 아기?’ 깊이 숨을 들이쉬면 이것들이 보이냐고 물어본다. 금빛 수술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가면 아주 작은 여왕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곧이어 작가는 생명에 대한 사색을 예찬한다. ‘네 손등의 핏줄을 만져 보듯 꽃잎의 줄기를 더듬어 보았니?’ 라고. 아이의 배꼽이 꽃의 뿌리가 되어 마치 한 모금 물을 마시면 그 물이 몸속에서 천천히 흘러 뿌리로 퍼지고 해님을 향해 뻗어가는 몸을 느껴 드디어 활짝 꽃을 피워보라고 이야기한다. 여운이 남는다. 꽃과 같이 아이는 찬란한 생명 그 자체였다.

 

  파스텔 톤의 다채로운 색깔과 노랫말 같은 간결한 글밥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림책이었다. 일러스트와 글 모두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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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언어 - 삶과 죽음, 예측불허의 몸과 마음을 함께하다
크리스티 왓슨 지음, 김혜림 옮김 / 니케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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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언어

 

  엄마가 간호사였기 때문에 오늘 읽은 책이 더 와 닿았다. 영국의 간호사이자 작가인 크리스티 왓슨은 20년간 간호의 현장에서 경험한 희로애락을 우리에게 나눠주었다. 단지 생물학이나 약학, 해부학만이 자신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신규 간호사 시절을 거쳐 철학과 심리학, 윤리와 정치가 간호학의 실체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그 여정을 함께 들여다보자.

 

  그녀는 응급실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곳은 참 두려운 공간이었다. 생명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지를 상기시키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아무리 애를 써도 앞일을 알 수 없고 미약한 존재다. 하지만 그곳만의 매력이라면 모든 갈등을 잊게 하는 일체감, 허투루 지나가지 않는 시간, 하루를 강렬하게 체험하고 숙고하며 진정한 삶을 산다는 느낌일 것이다. 위급 환자를 대하는 간호사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아과 신생아실에서 근무할 때 만난 아기들, 특히 특수간호영아실의 아기들은 거의 예외 없이 사랑스럽고, 상태가 호전되어 집으로 돌아간다고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는 사실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부모들은 인내와 차분함으로 자신의 아기가 삶의 벼랑 끝에서 안전지대로 옮겨올 거라는 믿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간호라는 명칭의 유래가 된 유모는 오늘까지 건재하며 그 정신은 아직도 간호의 중심이라고 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이 바로 간호다. 간호의 기능을 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 저자는 간이 감염을 통제하고 조직재생에 관여하는 효소를 만들 듯 몸 안의 독소를 직접 제거해줄 수는 없지만 희망과 위로, 친절을 통해 나쁜 것을 변화시키려고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소아중환자실에선 평생 간직할 인생관을 배우기도 했단다. 자신의 실수를 등에 짊어지고 이전에 취했던 행동을 돌이키며 영원히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떤 환자들은 그렇게 그들 안에 머무는 것이다. 인간 생명의 극한을 경험하고자 선택한 곳이 소아중환자실이었는데 점점 감정이 무뎌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때로는 끔찍한 괴로움을 보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이미 수백 번 죽었을 아이 샬롯, 그 병의 위중함이 의사와 간호사의 능력을 넘어섰음에도 샬롯은 질병보다 강한 생존의 의지로 살아남았다. 샬롯의 의지가 간호사로서 치러야 하는 비용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는 소회가 감명깊었다.

 

  1950년대 간호사들에게서 처음 발견된 연민피로는 남을 돌봐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나타나기 쉬운데, 끊임없는 정서적 공감이 오히려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불안 등 정서적 고갈을 가져와 결국 환자에게 필요한 돌봄과 친절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것이다. 간호의 진정한 모습인 노인 돌봄의 경우 나이팅게일은 환자가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있거나 정신이 희미하거나 체하거나 욕창이 생긴다면, 이는 병의 문제가 아니라 간호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저자는 가장 연약한 존재를 다루는 이곳에서 다시 친절로 돌아가기를 희망했다. 책의 제목대로 돌봄의 언어는 말뿐 아니라 간호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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