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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읽었습니다 -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독서 습관
이윤희 지음 / SISO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살기 위해 읽었습니다
책날개를 통해 작가의 소개를 읽으니 딱 내 또래였다. 그녀는 29살에 다시 대학생이 되어 교사의 꿈을 이룬 케이스다. 상처 받았을 때 책을 읽으면서 해답을 구해온 그녀의 모습이 마치 날 보는 듯하다. 나도 힘들고 상처 받을 때 책 속으로 들어가 깊이 파묻히는 걸 좋아한다. 꽤 괜찮은 치유법이지 않나? 이 책은 작년, 5개월 된 아이를 키우며 6개월간 쓴 책이라고 했다. 나도 3살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책을 쓰기는커녕 읽기도 버거운 하루하루인데, 이렇게 책을 썼다니 너무 존경스럽고 글의 내용 또한 공감되었다.
한창 마음이 힘들 때 자신이 쓴 글에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나도 매일 끄적이는 일기장을 펼쳐보며 좋아하는 책을 읽고 필사했던 문장들을 다시 곱씹어볼 때가 많다. 황홀한 독서의 순간들. 수험생활로 머리만 채우다가 이렇게 마음을 채우는 글들이 너무 좋아 적어놓지 않을 수 없었던 그 시절. 이 독서는 나의 2~30대 시절을 나름 풍요롭게 해주었다. 치열하게 읽고 또 읽고 있다. 저자도 틈틈이 써내려갔던 이 결과물을 수면 위로 올려 독자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전달해주었다.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책 표지는 다소 무거운 제목에 비해 상큼하고 민트색이라 산뜻했다. 사과는 미성숙한 상태가 독서로 무르익어 가는 의미라고 전해주었다. 지금의 내 모습 같다.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고 위기를 극복할 힘이 있는 지금. 목차를 펼쳐보니 <내 인생은 대체 왜 이런 걸까?> 라는 의문형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찬란했어야 할 20대를 ‘날려버렸다’ 고 생각한 그녀의 숨기고 싶은 과거를 진심으로 표현한 문장들도 마음에 와닿았다. 나도 내 능력을 과신해 매번 미끄러지는 시험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한 때가 있었다. 지금이라도 나와 화해하고 싶다. 저자는 우연히 펼친 책 한 권으로 깊은 감명을 받는다. 바로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이었다. 나도 이 책을 읽어봤었는데 독자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믿을 수 있도록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도 자신의 꿈을 이룬 모습을 그리는 일에만 집중하여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목차에선 <책에서 배운 ‘진짜’ 중요한 것들> 과 <행복한 책 덕후의 독서법> 그리고 <내가 매일 책을 읽는 이유>를 적어놓았다. 그 중에서 나도 품격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해보았다. 저자가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가 전일제 강사 계약을 하고 결국 누군가의 대체자일뿐이라는 사실에 스멀스멀 화가 났단다. 쪼개기 계약으로 분명 자신의 존엄성에 대한 상실을 경험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경험해 본 바라 더욱 마음이 슬펐다. ‘존엄’은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에 더욱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고 나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존재 가치에 민감해져야 한다. 이런 삶의 방식이 품격 있는 삶을 만들어 줄 것이다.
책을 보는 독서법 중에서도 연필로 꾹꾹 눌러쓰는 즐거움을 언급했는데 메모를 좋아하는 난 주로 볼펜으로 글씨를 적었었다. 저자는 정약용 선생이 언급한 질서, 즉 ‘빨리 쓸 수 있기 위해선’ 그것을 가장 잘 돕는 도구가 연필이라고 생각한다며 메모를 연필로 해보길 추천한다고 했다. 보드랍고 동글동글한 글자를 보는 시각적 만족, 연필심을 감싸는 나무 냄새의 후각적 만족, 연필심과 종이의 마찰로 인한 촉각의 만족, 사각거리는 소리의 만족도 덤이다. 펜보다 연필로 메모할 때 생각의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있으니 나도 저자가 추천한 HB나 F경도의 연필을 사용해보련다.
책을 통해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생긴 저자의 모습을 보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독서 습관’을 배워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