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건 모든요일그림책 21
김세실 지음, 염혜원 그림 / 모든요일그림책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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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며칠 전 첫눈이 많이 내려서 등굣길에 완전 무장을 하고 눈을 맞이했다. 소복히 쌓인 눈을 만지고 뭉치며 가는 통에 학교에 지각할 뻔 했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즐겼다. 그래 행복하면 됐다. 오늘 읽은 책 <내가 바라는 건>에 마침 우리집 아침 풍경이 묘사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네가 스웨터를 입고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털 장화를 다 신을 때까지 함박눈이 그치지 않는 것.’ 이것이 아이에게 바라는 한 해의 소망들 중 하나였다. 책은 새해를 맞은 엄마의 목소리로 사랑하는 아이에게 바라는 점들을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1, 2, 시간이 지날수록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눈부시고 찬란하게 자라나는 소중한 아이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부모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그림책으로 알려주고 있어서 고마웠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다정한 나래이션처럼 아이를 축복하는 말로 든든하게 응원하고 있으니 양육자인 엄마의 내면까지 알차게 위로해주는 느낌이다. 마치 기도문과 같이.

 

내가 아이에게 정말 바라는 건 무엇일까? 받아쓰기 100점받아오기? 수학 단원평가 풀이과정 틀리지 않는 것? 과연 이런 것인지 생각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이가 태어날 때가 생각난다. 아니 거슬러 올라가 아이를 가졌을 때를 떠올려 보았다. 건강하게만 태어났으면 하고 바랐다. 아이가 커갈수록 잔소리가 많아지고 바라는게 많아져 아이를 위축시키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비롯해 유수의 국제 그림책상을 수상한 염혜원 작가의 그림과 오랫동안 아동심리치료사이자 그림책테라피스트인 김세실 작가의 글이 더해져 이 책 <내가 바라는 건>이 세상에 나왔다. 2026년을 맞이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이 책을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주고 싶다. 건강한 애착으로 엄마와의 관계를 굳건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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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 기차 여행 이야기새싹 4
박현정 지음, 이수현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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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 기차 여행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처음 읽어본 꼬마 문어 꼬뭉이의 모험은 생생한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할만큼 재밌었다. 처음엔 왜 제목이 기차 여행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책 속엔 옴니버스처럼 세 가지 모험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바로 마지막 모험이 기차 여행을 탐험하는 장면이었다. 꼬뭉이와 함께 한 문어 삼총사는 달망이와 빠꼼이다. 이들은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도움을 주고받는다.

 

우연히 바다에 떨어진 발견한 알을 두고 알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처음엔 거북알인줄 알고 해변 모래 깊숙이 파묻어 주다가 동글이로 이름 지은 그 알이 바다직박구리의 알이라는 갈매기 아저씨의 말을 듣고 위험천만한 파도만을 향해 출발한다. 두 번째 모험은 산호마을의 축제를 앞두고 콤플렉스에 빠진 친구 금별이를 위해 초롱이의 만물상점으로 떠나는 에피소드다. 빛나는 물고기 비늘로 만든 모자와 스카프, 앞에 밝게 보이는 안경 등 신기하고 멋진 상품이 즐비한 만물상점을 찾아왔지만 이미 문을 닫았다며 매서운 눈으로 쏘아보는 초롱아귀. 같이 따라온 은갈치도 자신의 은빛을 되살려줄 약을 달라며 간청하는데. 목에 걸린 낚시 비늘로 고통을 겪고 있던 초롱아귀를 도운 금별이, 그리고 콤플렉스가 사라진 그들의 모습을 보며 교훈을 얻는다.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기차 여행에서의 유쾌한 에피소드도 웃음을 자아낸다. 문어 삼총사의 신나고도 재밌는 모험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을 집어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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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인생그림책 47
이네스 비에가스 올리베이라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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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지금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회색 전쟁의 상태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도시와 다르지 않은 하루가 이어지만 마음 한편에는 언제, 어느 골목에서 미사일이 떨어질지 모르고 폭력과 일상이 한 화면 안에서 뒤엉켜 버린 믿기 힘든 이 일상의 지옥이 바로 같은 지구 위, 서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오늘자 뉴스기사에선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가 현지시간 4일 워싱턴DC에서 평화협정을 맺고, 30여 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을 끝내기로 했단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증오와 분노가 폭력과 전쟁을 낳고 그것이 이어지거나 혹은 끝나는 상황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읽은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림책이라 아이와 읽고 싶어 신청했는데, 예술작품같은 몽환적인 일러스트와 시를 떠올리게 하는 글밥이 참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를 던진다. 그림책 어워드 신인상 수상작이며 일러스트레이션 상 수상작이기도 하다니 주제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멋진 수작이었다. 서로 등을 돌린 채 경계하고 있는 두 발이 표지에 그려져 있고 페이지를 넘기면 총을 든 나와 상대인 존경하는 호딘 호스토브 씨가 총을 들고 반대쪽으로 걷고 있다. 적이었으나 내 친구이자 동료이길 바라는 그를 향해 나는 총을 버리고 펜을 썼다. 처음엔 이해되지도 않고 가시 박힌 말들로 내 심장은 휑 뚫리는 듯 했지만 고민을 안고 하염없이 앞으로 걸으면서 활기찬 세상을 만나고 다채로운 일상은 그림처럼 화사하여 마음은 점점 냉담함을 벗어던지고 처음 가졌던 분노는 희미해졌다. 우리가 싸우며 놓쳤던 것들이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된다. 작가는 갈등 속에서 우리가 택해야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적어도 폭력은 해결할 수 있는게 없다. 영화같은 배경의 페이지들이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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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이 아빠입니다
최수정 지음 / 한림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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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이 아빠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그림체가 다정하고 단정하다. 여러 그림책을 보았지만 글밥의 내용과 일러스트가 정말 잘 어울렸던 그림책 <나는 청이 아빠입니다>였다. 효녀 심청의 효도를 주제로 한 우리나라 고전 판소리 심청가를 모티브로 하여 심청전이라는 고전소설로 재구성되기도 한 심청전은 를 강조한 대표 작품이며 심청의 희생으로 아버지의 눈을 뜨는 기적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오늘 읽은 책은 청이 아빠의 입장으로 세상과 청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함께 등장하는 따뜻한 이웃들의 배려가 가슴 깊이 와닿아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첫 페이지는 아빠 다리를 베고 낮잠을 자고 있는 귀여운 청이와 함께 살랑살랑 바람을 품은 하늘은 어떤 빛깔일지 궁금해하는 아빠의 모습이 나온다. 보이지 않아 세상의 모든 것을 시각 이외의 것으로만 느낄 수 밖에 없는 아빠는 제일 보고 싶은 게 바로 청이 얼굴이다. 청이의 얼굴을 감싸 쥔 아빠를 바라보며 손이 따뜻하다고 바라보는 청이 모습이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아빠를 위해 쌀 삼백 석을 마련하려고 바다로 가려는 청이,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이웃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은 청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합심하여 하나씩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목수 아저씨는 튼튼한 지팡이를 만들고, 아주머니들은 깨진 항아리 조각들을 땅에 심어 길을 표시해주었다. 처마 끝에서 울리는 풍경 소리까지 아빠를 지켜준다. 점자책을 읽으며 세상의 소식을 손끝으로 만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청이는 진짜 아빠가 앞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다로 떠난다! 결국 청이는 바다에 몸을 던졌지만 해녀 모습을 한 아주머니들이 어두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청이를 구해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아빠 곁엔 네가 있어야 해, 청아!”

 

원작에서는 심봉사가 눈을 떴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지만 <나는 청이 아빠입니다>에서는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각 장애인의 동행을 주제로 삼고 있다. 장애를 가족의 짐으로 여기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한정한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를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강조하고 있어 더욱 아름다운 결말이 되었다. 횡단보도 앞에 설치되어 있는 점자 블록과 음향 신호기를 항아리 조각과 풍경 소리로 감각적으로 표현한 작가님의 재치가 엿보인다.

 

여담으로 청룡을 삼킨 배우 박정민은 출판사 대표로도 유명한데, 사고로 시력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 오디오북을 출간한 사연은 가슴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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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맥도 괜찮아 용기만 있다면 - 250만 명의 인생을 바꾼 배짱 이야기
이시형 지음 / 풀잎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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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맥도 괜찮아 용기만 있다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학기 초 학부모공개수업때 초1 아들의 교실에 처음 가서 수업듣는 모습을 보았다. 하나둘씩 모두 발표를 이어가는데 끝까지 손을 안드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부끄러움을 잘 타고 소심했던 내 학창시절이 오버랩되면서 참 아쉽기도, 공감되기도 했었다. 대문자 I인 나는 사회화를 거쳐 나름 타인과 말도 잘하게 되었지만 숙맥기질이 아주 없어지진 않았다. 오늘 읽은 책 <숙맥도 괜찮아 용기만 있다면>은 이시형 박사님의 저서로써 1982년도에 출간된 <배짱으로 삽시다>의 개정,보증판이라고 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인간유형이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처방전과 같은 내용을 자세히 읽었다. 체면과 추진력, 결단력, 소심증, 소신, 미안과잉증, 열등감, 대인불안, 조급증과 같은 9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었는데 난 튠을 조절하라는 글과 무난한 사람에 대한 글이 인상깊었다. 전자는 소심증의 증거로 작은 일에도 쉽게 흔들린다는 점을 들었다. 무슨 일을 하든 짜증은 중추의 튜닝을 방해한다. 어떤 변화가 일어나도 하던 일을 계속하려면 지금까지 그 일에 알맞게 조절된 튠이 흐트러져선 안된다.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어필을 거의 하지 않거나 상대 선수가 시비를 걸어와도 쉽게 짜증내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자칫 페이스 난조에 빠질 걸 아니까. 이같은 중추신경 생리를 잘 터득하고 있다면 신경질을 습관적으로 내는 행동은 줄어들 수 있겠다. 한편, 무난한 사람은 대인불안이라는 주제에서 나온 소재인데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눈치가 빠르고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에 희비가 교차되는 이들은 누구와도 쉽게 사귀는 것 같지만 관계가 오래 유지되긴 어렵다. 오히려 이쪽이 불안해진다. 모든 사람을 다 좋다고 하니 말이다. 자신은 뒷전이고 남을 위해 희생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자기기만에 가깝다. 남의 비위를 건드리면 어쩌나 하는 소심공포증의 발작이라는 표현에 솔직히 찔렸다. 세상엔 내가 아무리 잘해도(내 기준이겠지만) 어차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늘 있으니 눈치만 보고 사느니 차라리 몇 사람의 적을 만드는게 편하다.

 

내향형 인간인 나에게 적용되는 촌철살인과 같은 내용이 많아서 읽는 내내 반성하기도,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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