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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당당하고 지혜롭게 살아라 - 아빠가 남긴 지혜의 유산
안병수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9월
평점 :
딸아, 당당하고 지혜롭게 살아라
우리 아빠는 시집간 딸에게 아직도 “꽁주~”라고 부른다. 내가 안부전화를 드릴 때마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그 호칭이 난 너무 좋다. 언제든 포근하게 무조건 안아줄 것만 같은 음성으로 날 높여주는 아빠는, 그렇담 공주의 아빠니까 왕이다!
이 책의 부제는 ‘아빠가 남긴 지혜의 유산’ 이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들 때면 언제든지 엄마와 아빠를 찾아왔으면 한다. 넉넉하고 따뜻한 둥지가 되어줄 것을 약속한다.” 고 덧붙인 사랑의 잠언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사랑하는 두 딸 채린과 민채양에게 아빠인 저자 안병수님은 삶을 통해 얻은 작은 지혜를 이 책에 기록했다. 게다가 독자인 나와 같은 크리스천이라 신앙적인 면의 조언에서도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조바심이나 기대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넘쳐서 문제다. 자녀 교육은 지나친 것보다 차라리 모자란 것이 나은 것 같다. 자녀의 능력에 맞는 수위 조절과 적용이 미덕이다. 저자는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며 재촉하지 않는 좋은 아빠임에 틀림없다.
지친 세상살이에 기댈 곳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자녀는 부모를 넉넉한 둥지삼아 힘들 때마다 보듬어줄 수 있는 그곳으로 달려갈 수 있다. 자녀 또한 부모가 되면 자신의 자녀를 품어줄 수 있는 너른 마음을 갖기를 기도하며 저자는 이 책을 썼다. 내용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부분은 진한 글씨로 밑줄이 그어져 있어 마치 내용을 요약해놓은 것 같았다. 요점정리랄까? 책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하나도 없지만 이 밑줄이라도 실천하는 것은 꽤 쉽지 않을 것이다. 아는 건 쉽지만 실천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
얼마 전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져 집에서 빈둥대는 딸을 보고 한마디 했다가 말싸움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이 들었다는 글을 읽었다. 화를 다스리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서. 누구든 사소한 언행에도 갑자기 화가 날 수 있다. 저자는 적당한 정도로, 적절한 시간동안,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건 참는 것보다 꽤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덧붙여, 빨리 풀기. 빠른 시간 내에 풀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군가와 화해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겠다 싶을 땐 화의 원인을 먼저 찾아내고 상대를 헤아려야 한다. 상대 입장에서 보면 보다 쉽게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원인제공자로 삼아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일단 굽히면, 상대방도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다. 저자가 삽입한 찬양이 딱 적절하다!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의 가사는 아집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내 모습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자녀에게 독서로 행복을 투자하자고도 언급했다. 지식만 쌓는 것이 아니라 지혜도 얻을 수 있다. 책은 살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최선의 해결책을 끄집어낼 수 있는 도구가 된다. 가능한 한 눈으로만 읽지 말고 독후감도 작성하고 실생활에 직접 실행에 옮기는 적극적인 독서를 하자고 조언했다. 오프라인 서점을 자주 들르고 독서 분위기에 취해보자. 독서는 속에서 돋는 ‘가시’를 억제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인격적 성숙 또한 가져온다. 최고의 행복 재테크가 아닐 수 없다.
자녀와 겪은 에피소드부터 저자 자신의 깨달음 등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하다. 자기계발서의 분위기도 띠고 있지만 삶을 좀 더 먼저 산 선배님이 들려주는 안내서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수용해보자.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볼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