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힘 - 영원한 세일즈맨 윤석금이 말한다
윤석금 지음 / 리더스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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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들의 별점 러쉬에 열받아 내가 직접 읽고 써본다.


1980년에 시작된 웅진씽크빅은(나중에 웅진 그룹으로 성장) 우리 나라 기업 발전의 역사에서 볼 때 입지전적인 회사다. 주력 계열사 웅진씽크빅은 매출액이 6천억이 넘고(영업이익은 5%가 채 안 되지만) 한때 소유했던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는 현재 2조가 넘는 매출에 영업 이익을 4천억이나 남기는 초알짜 기업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웅진식품은 한때 초록매실, 아침햇살, 가을대추, 하늘보리 등의 음료를 빅히트시키며 설립하자마자 시장에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비록 극동건설 인수 이후(론스타한테 당했다) 법정 관리에 들어갔고, 이 때 알짜 계열사들을 모두 팔아 넘기긴 했지만 1년 2개월만에 법정 관리를 깔끔하게 졸업, 현재는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고 다시 비약을 준비 중이다.


이 모든 걸 해낸 사람이 바로 웅진 그룹의 수장 윤석금 회장이다. 그는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파는 영업 사원이 됐고(그것도 영문판을) 1980년에는 자신의 회사 웅진씽크빅을 설립한다. 자본금 7,000만원에 직원 7명. 현재 우리 나라의 내노라 하는 기업 수장들 대부분이 자본가의 아들로 태어나 그 유산을 물려받은 것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윤석금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진정한 자수 성가의 표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이 얼마나 대단한지가 이 책의 훌륭함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이 책을 통해 웅진의 민낯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윤석금 회장이 내뿜는 지나간 성공의 향수에 후각이 마비될 정도였다. 그는 이 향수를 망토처럼 두른채 '위대한 윤석금'이 되기 위해 시종일관 몸부림을 친다. 그러나 이 회사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나에겐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 현실과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나는 그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 한다.



1.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고요?


사람을 그렇게 중요시한다는 회장님의 회사가 현재 인력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법정 관리 졸업의 일등 공신이 된 북클럽은 교육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타블렛 책읽기 서비스다. 지금은 여기에 학습지까지 들어가 엄청나게 성장을 했는데 이 서비스를 만드는 IT 부서는 심한 경우 80%가 넘는 인력이 6개월 단기 계약직으로 채워진다. 법정 관리를 끝낸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고정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게 부담이 됐다고? 그런데 여기는 회사의 핵심 서비스를 만드는 부서아닌가? 계약직이 많다보니 사람이 자주 바뀌고 업무가 꾸준히 연결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개발이 됐는가, 히스토리를 알고싶지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무리 날고 빼는 인재가 있더라도(있지도 않지만) 그 역량이 쌓이기 어려운 구조다. 제품은 당연히 버그 투성이의 개판이 된다. 이런걸 400만원도 더 주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영업이 정말 중요하긴 하네요). 상황이 이런데도 법정 관리를 깔끔하게 졸업했다고 자랑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거나 자기 회사의 사정을 잘 모른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윤석금 회장은 사람을 너무나 중요시해 또또사랑이라는 표어를 만들어 냈다. 이 말은 사람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말이다. 회장을 만나는 자리에선 모두가 머리 위에 하트를 그리며 또또사랑이라고 외쳐야 한다. 이렇게 사랑을 강조하는데 이 회사는 책을 만드는 조직과 학습지를 만드는 부서간 알력이 대단해 서로를 깍아내리지 못해 안달이다. 그리고 협력 업체에는 왜 그리 갑질을 하는지. 협력 업체를 짜고 빨고 짓이겨 탈탈 털어 먹는 사람이 특진을 한다. 이런걸 보면 회장님의 또또사랑이 온 회사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숙이 자리를 잡은 건 확실하다. 또또사랑은 나 자신 또는 내 식구에게는 정확히, 강력히, 압도적으로 발휘되니까.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공정한 인사 평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윤석금 회장은 자신이 만든 멘토링 제도를 자랑하는데, 사실 이것만큼 엉터리가 없다. 멘토링이란, 평가를 한 뒤 단 둘이 만나 왜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이러쿵 저러쿵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거기서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낸다고 해서 평가가 조절되는 건 아니다. 그러다보니 멘토링은 그저 요식 행위로 그치고 만다.


윤 회장은 계열사 사장을 평가했던 사례로 멘토링의 우수함을 자랑한다. 그 내용은 이렇다. 한 계열사 사장의 연말 성과는 훌륭했다. 목표한 실적을 다 채운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이 있었다. 신규 사업 개발에 소홀한 것이다. 윤 회장은 이걸 빌미로 계열사 사장에게 최하점을 줬고 멘토링에서 이런 사실을 얘기하자 그가 웃으며 수긍했다는 얘기였다.


잠깐만,


연초에 이 회사의 KPI를 승인한 것은 윤 회장 자신 아니었나? 계열사 사장은 회장이 승인한대로 KPI를 모두 달성했다. 그 과정에 부정이 없었다면 최고점을 받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연말에 와서 딴소리를 한다? 신규 사업 개발이라는 KPI의 가중치가 80%였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랬다면, 계열사 사장이 웃으며 수긍한 이유는 당연하다. 자신이 KPI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일명 회장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변덕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주는 사례거나 멘토링이 요식 행위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인재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뽑아서 키운다는 말도 그저 본인의 생각일 뿐이다. 옛날엔 그랬을 수 있다. 특히 영업 사원들은. 그런데 그건 회장의 철학이라기 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웅진에 들어오는 영업직들은 대부분 영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교육없이 그들에게 어떻게 판매를 시키겠는가? 규모로 보면 우리 나라에서 거의 첫 손에 꼽히는 교육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자랑할 만한 교육 제도를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한 달에 한번 유명한 사람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거? 솔직히 직원 교육에 대해선 별다른 철학이 없는 것 같다.



2. 자기 성공의 이유를 정말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계신가요?


결과는 위대하다. 그러니 취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언제까지 흥청망청할 것인가? 나는 웅진의 성공 사례를 보며 탄탄하게 조직된 영업망을 갖는 게 사업에 얼마나 큰 이득이 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책을 팔던 회사가 갑자기 정수기나 비데를 팔아 엄청나게 성공한 이유를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제품이 좋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은 영업과 서비스의 힘이 클 것이다. 하지만, 고도의 IT 기술이 접합되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제품이 쏟아지는 앞으로의 세계라면 어떨까? 윤석금 회장이 성공을 누린 시기는 서비스업이 연 평균 11%이상 성장하던 고도 발전기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들에겐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대체제도 존재한다. 우리 회장님께선 전집의 완독률이나 학습지의 완료율에 대해 한번이라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을까? 아니 막말로, 웅진씽크빅의 주력 상품 북클럽을 방문 판매가 아닌 오픈 마켓에 내놓는다면 푸릇푸릇한 여타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웅진이 지금껏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하는 업체들이 다 고만고만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별로라는 말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에 민감하지 못한 동류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앞으로는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생각치도 못했던 제품들이 웅진과 경쟁을 벌일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영업으로 승부를 보시겠다고요? 영업 사원들한테 그렇게 많은 판매 수수료를 줘가면서?


모든 성공엔 독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을 거듭할 수록 시야가 좁아진다. 지금까지 자기가 해왔던 방식이 수 많은 성공을 가져다줬는데 그걸 바꿔야 할 이유가 어디있겠는가? 그래서 사업이라는 게 어려운 것이다. 웅진은 과거에 쌓아둔 명성을 야금야금 깍아먹는 중이다. 법정 관리로 그 대부분을, 뿌리채 뽑아먹을 뻔 했지만 위기는 겨우 넘겼다. 그래서 지금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비유되는 오늘날 IT 산업의 급변기에는 더더욱. 그런데 회장님께선 결국 옛 명성을 잊지 못해 다시 렌탈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각 계열사에선 대리, 과장급으로 사람을 뽑아 신규 법인으로 보내야 한다. 보낸 만큼 새로운 사람을 뽑지는 말라는 지령이 내려왔다. 회장님은 이토록 사람을 생각하시는 분이다.



3. 리더는 중요하죠. 문제는 그걸 아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은 리더를 만드는가 아닌가요?


웅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핵심 부서의 리더들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이다. 고용 불안 때문일까? 리더들은 새로운 인재를 뽑는데는 인색하고 저마다 자기 측근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실 고군분투라는 말도 웃기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뻔뻔히 자행되니까.


어떤 부서는 본인들이 핵심 서비스를 만들고 있음에도 결제율, 리텐션, 고객 확보, 추천, 완독률 같은 중요 지표를 자신의 KPI로 설정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건 이런 KPI를 세웠다는 게 아니라 이런 KPI가 최고 경영자에 의해 승인된다는 사실이다. 그 누구도 이 부서의 능력과 역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는 말. 이제 막 시작한 조직, 역량을 쌓아야 할 곳을 구체적인 수치로 압박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렇다면 이것이 바로 철학의 폐해다. 큰 뜻만 있고 구체적 현실 파악이 없으면 배는 늘 산으로 간다. 그러다보니 무능력자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인재가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인재가 나가니 리더들은 자기 주변을 측근으로 채우는 게 더 쉬워진다. 악순환의 시작. 회장님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선 오늘도 한심한 리더들이 열심히 뿌리를 갉아먹는다.



4. 회장님의 왜곡된 현실 인식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회장님의 현실 인식이 지나치게 피상적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그가 자기 강의를 평가하는 방식은 이렇다. 강의를 들은 부하 직원을 모아 놓고 묻는다. 괜찮았죠? 너무 좋았습니다. 회장님. 그럼 자기 강의가 정말로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 물론 내가 좀 과장을 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사례들이 너무 많다. 특히 법정 관리 시절 직원들이 대표 이사를 고소, 고발하는 사건 등 불만과 잡음이 없었다는 걸 수차례 자랑하고 그게 자기가 철저히 실시한 인성교육 탓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윤 회장은 어느날 차 안에서 계시를 받아 '나의 신조'라는 십계명 비슷한 문구를 만들어 모든 계열사에 전파한다. 공식 행사 자리에선 전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 신조를 낭독하게 시킨다. 윤 회장은 직원을 70년대 새마을 운동의 조직원이나 나치 독일의 군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라. 오로지 자기 욕심으로 무리하게 인수 합병을 추진하다 알짜 중 알짜인 기업을 다른 회사에 팔게됐다. 고용 유지는 될까? 연봉이 삭감되는 일은 없을까? 걱정이 태산같을텐데 거기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게 정상일까?


정말로 그랬다면, 그건 아마 인수 회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전략적 태도지 결코 윤 회장의 인성교육 덕분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니 설령 인성교육 덕분이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걸 정말 '인성'이라 부를 수 있을까? 회장님은 인성이라는 걸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회장님 말에 복종하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군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것?


이 밖에도 몇 가지 사례를 더 말하면,


첫째, 회장님은 젊은 시절 고량주 회사로 스카웃된 적이 있다. 이 때 150명의 영원 사원을 뽑아 놓고 이 중 10명만 정규직을 시켜주겠다고 했단다. 취업이 어렵던 시절이라 다들 기를 쓰고 달려든 덕분에 이름이 없던 고량주를 부산 지역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걸 자랑삼아 말하는 걸 보면 정말 무섭다. 150명 모집에 10명 정규직이다. 요즘 같았으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다.


둘째, 렌탈 사업을 시작하며 영업용 차가 필요했는데 이를 갖추려면 회사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이에 회장님의 발상의 전환을 발휘해 '차가 있는 직원들만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주유비나 차량 유지비는 충분히 지급됐을까? 회장님이 강조하는 창의력은 바로 이런 것이다.


셋째, 학습지 사업을 시작하니 매달 차곡차곡 고객의 선금이 들어왔고 이걸로 다른 사업을 마음껏 실행할 수 있어 좋았다는 것이다. 우와! 선금은 사실 빚이다. 학습지 서비스에서 선금은 내 서비스를 제대로 보장하라는 보증금이지 그걸로 다른 사업을 하라고 주는 게 아니다. 만약 그 돈으로 딴짓을 하다 돈을 날려 고객들이 다음 달 학습지를 받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법정 관리에 실패해 선납한 돈들이 공중 분해됐다면 어땠을까?


자, 이제 마무리를 하자.


이 책을 읽고서 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성공을 위해선 옳든 그르든 종교와도 같은 자기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회장님은 이 책에 쓴 모든 것들을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거기엔 일말의 의심도 없다. 이건 거의 예수의 부활을 체험한 12사도의 믿음에 비견할만 하다.


예상은 했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더 별로였다. 사실 목차만 봐도 책 내용의 대부분을 읽은 셈이 되니 정 읽을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해도 된다. 책에는 온통 대명제만 가득하고 그걸 설명하는 독특한 관점은 없다. 아니 사실 내용 자체가 거의 없다. 아마 회장님의 책이다보니 출판사가 치열하게 알바를 고용한 것 같다. 별 다섯개를 뚫고 나가는 저 평점을 보라.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는데, 나처럼 실제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평점 1점을 남기는 리뷰가 없다는 것이다. 좋겠다 마케팅팀(이 책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조직장들이 개인 계정으로 인터넷 서점에 책을 사 직원들에게 뿌렸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었다. 난 정말로 다 읽었다. 읽으면서 힘든 건 수없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은근히 금수저니 흙수저니 따질 뿐 노오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를 힐난하는 태도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는 점이었다. 이 책에 추천사를 써준 사람들도 대부분 이러한 인식을 보인다.


그런데, 진심으로 한 가지만 묻자.


그들 모두 윤석금 회장의 성공이 대한민국에선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이례적이라는 사실을 언급한다. 아마 윤 회장의 업적을 칭송하려는 의도였겠지. 그런데 여기 함정이 있다. 성공이 그토록 이례적이고, 어려운 나라를 만든 게 누구인가?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한 젊은 세대인가? 기성 세대들의 사고 방식을 보면 <메이즈 러너>나 <헝거 게임>이 떠오른다. 아주 복잡한 미로, 또는 서바이벌 게임장을 만들어 놓고 힘세고 똑똑한 젊은이들을 잡아 넣는다. 그들은 고기를 뜯고 술을 마시며 TV로 젊은이들의 고군분투를 관람한다. 함정에 빠져 사지가 찢겨나가는 젊은이들을 향해 노오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살아남은 생존자에겐 부와 명예를 부여하고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는 미로와 게임을 더 복잡하게, 더 어렵게, 더 잔인하게 설계한다.


그들이 인정하는 것처럼 윤 회장의 성공이 대한민국에서 정말로 이례적인 것이라면, 그 성공을 조금이라도 쉽게 이룰 수 있도록 국가의 정책과 인프라를 구성하는 게 상식적인 생각이다. 그렇지 않은가? 윤 회장 같은 분들이 많이 나와야 채용도 늘고 소득도 올라가고 한 마디로 그들이 원하는 강대한 국가가 탄생할텐데 말이다. 그런데 금수저 흙수저 얘기가 나올 때마다 기성 세대들은 개인의 노오력을 문제시 한다. 어차피 모든 게 나의 노력과 능력에 달린 문제라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국가는, 시스템은, 나의 능력과 성공을 빨아먹는 기생충인가?


젊은 사람들 모두가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그들 중 일부는 당신들처럼 좋은 직장의 편집자나 기자나 교수가 되고 싶어한다. 그게 나쁜 일이라면 지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당신들은 전부 나쁜 새끼라는 걸 항상 명심해 주기 바란다.


나는 이 글을 윤석금 회장님이 꼭 읽으셨으면 한다. 2018년은 회장님께서 사업을 벌이신 1980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까놓고 말해 그때는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뽑지도 않던 원시시대 아닌가. 통제와 강압이 난무하던 절대적 정보 부족의 시대. 세상이 변했는데 회장님의 시야는 여전히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다.


요즘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과외를 받으신다는데, 사실 그 잘난 4차 산업혁명을 활발히 실행 중인 미국 IT 기업들은 그런 말을 쓰지도 않는다. 그들에겐 4차 산업혁명이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비지니스를 고도화 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연스런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말장난에 속지 말고 하고계신 업의 본질을 좀 더 확실히 탐구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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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dwottl 2019-11-10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또사랑에서 커피마시다가 뿜었어요ㅠㅠㅋㅋㅋㅋㅋ이번주들어 지금이 제일즐겁네요

한깨짱 2019-11-10 09:52   좋아요 0 | URL
yes24에는 신고해서 이 글 내리게 하고, 알라딘은 말을 안 들으니까 다른 알바들 고용해서 제 리뷰 덮더라구요. 즐겁게 보셨다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