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식으로 보기
존 버거 지음, 최민 옮김 / 열화당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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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미술, 문화 비평이다. 제목만 보면 다른 방식으로 보는 법을 가르쳐 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가 이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을 메타적으로 해석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긴장을 놓고 있으면 그저 그 해설을 감탄하며 따라가게 된다.


이 책은 7개의 비평을 실었다. 저자는 에세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단어가 의미하는 무게를 떠올려볼 때 전혀 합당치 않다. 심지어 번역이 굉장히 어색하다. 쓴 지는 50년이 넘었다. 여러모로 편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니 단단히 경고해 둔다. 나는 7개의 비평 중 제7번,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기에 여기에 그 해설을 옮겨둔다.


광고가 온 힘을 다해 전하려는 이야기는 딱 하나다. 당신의 현재가 '불충분'하다는 것. 광고는 소비를 통해 우리가 더 아름답고, 더 편한 삶을 얻거나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속삭인다. 광고는 우리가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기를 촉구한다. 그 끝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불만족이다. 이 우울한 현재는 광고가 제시하는 대상, 우리가 아직 갖지 못했고, 소비를 수락했을 때 얻게 될 것이라 속삭이는 환상을 확고한 미래로 만들어준다.


광고가 실제로 제공하는 것과 광고가 약속하는 미래 사이의 간극은, 광고를 보고 물건을 사는 사람이 느끼는 현재의 처지와 그가 되고 싶은 처지 사이에 벌어진 간극과 일치한다.(p. 172)


문제는 소비가 이 간극을 채워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 순간의 만족감은 사실 환상일 뿐이다. 환상은 쉽게 무너지고 폐허 속에서 간극은 더 깊어진다. 그 허망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또 다른 소비를 준비한다. 그런 관점에서 광고는 멈춰 선 안 된다. 우리가 이동을 하든, 멈춰 있든, 일을 하든, 휴식을 하든 눈앞으로 이미지를 쏟아내야 한다. 무너진 환상의 폐허 속에서 허무의 근원을 찾아 깨달음을 얻을 기회를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영구적인 소비의 사슬을 통해 자본가는 이중의 이득을 얻는다. 우리는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독점하는 잉여가치는 생산에서 한 번, 소비에서 한 번 창출된다. 흔히 주님이라 불리는 그들이 광고에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붓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하는 자아는 소비하는 자아가 되기를 열망한다. 하지만 소비하는 자아가 획득하려는 욕망은 우리를 노동하는 자아에 가둬두는 역설을 만들어낸다. 소비를 위해선 노동이 필수기 때문이다. 이는 노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광고주에게 더 예속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우리가 소비의 굴레를 끊어낼 수 있다면 노동의 기회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들과의 협상에서 더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말이다. 소비와 예속, 이 정교한 전략이 지속될수록 우리의 분노는 거세되고 정치적 투쟁의 가능성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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