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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광고 카피 도감
오하림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1월
평점 :
짧은 시간 안에 마음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점이 광고의 매력이다. 사실은 상업 자본주의의 천박한 선동꾼에 불과하지만, 역시 돈만큼 사람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것은 없다. 광고는 마음을 흔드는 걸 넘어 전율을 강타할 때가 종종 있다. 완벽한 카피 하나가 완전한 문학 하나를 뛰어넘기도 한다.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살면서 착실히 모아 온 카피가 이 책에 실렸다. 일본. 하이쿠의 전통을 이어가는 나라답게 촌철에 담긴 기지가 눈부시다. 나는 소설의 첫 문장을 만드는 취미가 있는데 이 카피를 읽으며 몇 개나 썼는지 모르겠다. 일상에 절여진 뇌를 깨끗이 닦아 돌려놨다. 자극은 언제나 옳다. 이런 식이라면, 중독으로 죽는다 한들 여한이 없다.
카피 하나에 작가의 이야기 하나. 뒤쪽은 사족에 가까워 과감히 건너뛰어도 괜찮다. 애쓴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이다. 가끔 괜찮은 알맹이가 나오기도 하니 이걸 놓치고 싶지 않다면 꼼꼼히 읽어도 좋다.
인상 깊었던 카피를 몇 개 적는다.
사랑이라든지, 용기라든지, 보이지 않는 것도 함께 타고 있다.
- JR큐슈(p. 36)
습관이 된 노력을, 실력이라 부른다.
- 입시 전문 학원 가와이(p.44)
별이 되어도, 달을 걷고 있을 거야.
- 마이클 잭슨 유품 전시회(p. 70)
사랑에 피의 연결이 필요없다는 것은 부부가 가장 잘 알고 있다.
- 특별양자제도(p. 96)
쉬지 않으면, 쉬게 된다.
- 라쿠텐 트래블(p. 108)
우리들은 훌륭한 과거가 될 수 있을까?
- 산토리(p. 120)
등을 밀어준 것은, 그때 도망가지 않았던 자신이었다.
- 칼로리메이트(p. 284)
어려운 문제를 사랑하자.
- 혼다(p. 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