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X - 트위터를 둘러싼 440억 달러의 싸움
커트 와그너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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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좀 복잡했다. 트윗이 있고, 리트윗이 있고, 멘션이 있고, DM이 있고. 글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는 페이스북과는 확실히 달랐다. 어떤 사람들은 트위터가 인류의 의사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 핵심은 실시간성이었다. '지금 마포대교 많이 막혀요?'라고 트윗을 올리면 '네, 많이 막혀요'라고 답이 왔다. 트위터는 검색을 대체할 수도 있었다. 당시 네이버에서는 생활 정보가 많이 검색됐는데 어떤 면에서는 트위터가 훨씬 나았다. '여의도 역 근처의 맛집이 어디예요?'라는 질문에 그 지역의 토박이나 거기를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멘션이 왔기 때문이다. 인간을 신뢰할 수 있는 동물종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은 트위터를 의사소통의 혁신이라 부를 만했다.


그리고 트럼프가 나타났다.


트위터가 트럼프 때문에 이상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 같은 사람이 맹목적 추종자를 모집하고, 그들의 정신을 왜곡된 정보로 절여 폭력과 혐오를 조장하기에 최적의 도구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트럼프가 출마 선언을 했을 때부터 높은 지지율을 얻은 것은 아니다. 그는 주류 언론의 왕따를 당했다. 그게 기회였다. 트럼프는 순식간에 트윗을 장악했다. 언론의 자유를 신봉하는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는 트럼프의 활약을 보며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을 것이다. 트위터는 이 세상이 절대 보장할 수 없는 언론의 자유를 제공한다. 그것은 자기 서비스의 승리였으며, 자기 신념의 승리였다.


잭 도시가 트럼프를 인간적으로 좋아했을 거라고, 그의 생각에 동조해서 그를 가만히 놔둔 건 아니라고 확신한다. 잭 도시는 실리콘 밸리 대부분의 기술자가 그렇듯 좌측으로 더 기울어진 남자였다. 그런데 이런 기술자들 중에는 기술을 오직 가치중립적인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트위터든 페이스북이든 유튜브든 원하면 언제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팔로우하고 구독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하나도 틀린 게 없는 이 말이 우스운 건 나뿐인가?


트위터는 어느 순간 똥통에 처박혀 제자리를 맴돌았다. 트위터의 주요 수익은 브랜드 광고였는데 광고주들은 인종차별주의자, 성폭행범, 총기 난사를 계획하는 사람, 사이비 종료 신봉론자,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트윗과 함께 자신의 광고가 노출되는 걸 원치 않았다. 트위터는 좀 더 빡세게 이용자의 계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잭 도시는 이런 일에 전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언론의 자유를 뼛속 깊이 새긴 히피였으며 트위터에서 쫓겨난 뒤 스퀘어라는 결제 서비스를 창업해 운영하다 트위터 이사진의 복귀 요청에 스퀘어와 공동 운영을 허용하지 않으면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고 우겨 결국은 원하는 걸 쟁취한 남자였다. 잭 도시는 트위터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스퀘어라는 취미 생활 때문에 그 일에 전념할 수도 없었다. 이 우유부단한 겁쟁이는 이 시점에서 기이한 탈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트위터를 매각하는 것이다.


잭 도시는 일론 머스크야 말로 트위터의 구세주라고 생각했다. 잭 도시는 트위터가 상장 기업으로 남아있는 한 주주와 광고주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광고로 연명하고 실적으로 보상하는 회사가 어떻게 중립을 지킬 수 있겠는가. 이 점에선 일론 머스크도 생각이 같았던 것 같다. 그는 트위터의 주식을 사모으면서도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말했다가 안 사겠다고 말했다가 법정에서 트위터가 얼마나 사기를 쳤는지 말했다가, 다시 트위터를 사겠다고 말했다.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다짐한 계기는 전처의 문자 메시지였다.


"트위터를 사서, 없애줄 수 있어!?" (p.229)


일론은 답했다.


"트위터를 사서 언론의 자유를 제대로 지지하게 바꿀 수도 있지."(p.229)


일론은 트위터를 인수해 이름을 X로 바꿨다. 한국 사람이라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X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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