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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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새해 첫 날에 완독한 책이다. 사실 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관심이 가는 주제를 다룬 책인지라 차근차근 정독해서 읽어줬다. 내용이 어려운건 아니지만 평소 종교라는 소재에 흥미가 많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특히, 저자인 채사장은 일목요연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발군의 능력을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구입했는데 우선 순위에 밀려 이제야 읽게됐다.1,2편에 이어 5년만에 발간했는데 부제를 제로편으로 정한건 인류의 사상과 근본지식에 대해 다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저자인 채사장의 이전 시리즈에서  현실 감각을 보여줬다면, 제로편에서는 오랜 기간의 사유와 통찰이 드러난다. 인류는 점차적으로 진화하며 날이 갈수록 더욱 많은 지식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라는 말도 있듯이 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근간에 지식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이 약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인류의 근본 지식이 될 수 있는 사상을 체계적으로 담아냈다. 


이른바 지대넓얕 시리즈의 1,2권이 책의 구성을 이원론의 구조를 따랐다면, 제로편은 이원론 전에 훨씬 더 오랜 시간을 지배했던 일원론을 다룬다.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지식으로 꼽히는 동양의 사상과 인물들을 소개한다. 여기에 서양의 사상과 인물들이 연결되면서, 전혀 다른 지식이 하나로 통일된다.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있으며, 고대 이전의 세계를 다룬다. 138억 년 우주의 탄생부터, 최신의 물리학을 포함해 지구, 인류, 문명이 탄생하기까지 그 방대한 역사를 풀어나간다. 이후에는 축의 시대에 등장한 인물들을 기반으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지식을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베다, 도가, 불교등 동양사상의 근간을 이뤘던 경전을 중심으로 나아가 철학과 종교, 마지막은 기독교까지 일원론적인 세계관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깔끔하게 정리한다. 종교라는 제도 아님 사상에서 우리 인류가 어떻게 삶을 규정해 나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역시 채사장은 이런 스타일의 서술에 강점이 있다는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일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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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지 않을 권리
김태경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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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대중매체에 2차가해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했다. 기본적으로 어떤 함의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만, 좀더 사전적인 의미를 알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2차 가해는 성범죄 등의 피해자에게 특정한 피해사실을 근거로 피해자를 모욕하거나 배척하는 행위이다. 넓은 의미로는 피해자들에게 민감하지 못한 태도로 피해자를 탓하여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게 하는 것을 말한다.


학술적으로는 2차 피해 또는 2차 피해자화(영어: secondary victimization)라는 용어가 먼저 쓰여 왔다. 1984년 범죄학자 J. E. 윌리엄스는 2차 피해를 '성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부정적인 처우'라 정의했다. 그 뒤 2차 피해라는 용어는 가정폭력이나 아동폭력에 관해 쓰이기도 했지만 주로 성폭력에 대해 쓰였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이미경은 2차 피해를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사법기관, 의료기관, 가족, 친구, 언론 등에서 보이는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는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이나 피해자 스스로 심리적인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2차 피해가 피해자에 초점을 맞추는 용어인 것과 달리, 2차 가해는 그 피해를 주는 행위자에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2차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능케 하는 용어로 제안되었다.(위키백과 발췌)"


이 책은 2차 가해보다는 피해자의 권리와 보호를 논하고 있지만 혹시 주변에 생길 수 있는 피해자들이나 그의 가족들에게 우리는 어떻게 다가가야되는지 알려준다. 가해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용서나 피해자에게 단순하게 세월이 약이라며 건네는 어설픈 조언은 피해 당사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트라우마 상담가이자 임상수사심리학자인 김태경 교수로, 잔혹한 범죄에만 주목하는 사회에서 사람으로 시선을 옮기기 위한 시도를 담았다. 우리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건과 가해자의 신상에 주목을 한다. 


어떻게 보면 피해자는 금방 잊혀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저자는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했다. 이 책에는 그러한 고민의 흔적을 담아냈다.

저자는 피해자를 바라보는 적정한 시선과 태도는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피해자의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존중하는 데 있다고 단언한다. 흔히 들어볼 수 있는 말인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도 어떻게 보면 2차 가해에 해당할 수 있다. 가해자에게는 인권을 부여하며 피해자에게는 오히려 가해를 가하는 현상이 법정에서 흔하게 벌어진다.


특히 변호사나 검사, 심지어 판사들까지 그런 만행을 저지르는데 좀더 피해자의 인권에 집중해야 범죄의 고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것이다. 누구나 쉽게 범죄에 노출되고 피해자가 될 수 있음에도 우리는 가해자 관점으로 범죄를 보고, 그 잔혹성에만 주목한다. 이런 시각은 피해자를 궁지로 몰 뿐만 아니라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만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피해자를 이해해 주기 바란다. 저자는 이 책에서 "피해자의 사건 후 경험에 대한 이웃의 이해 폭을 넓히는 것, 나아가 피해 회복을 위해 이웃인 우리가 해야 할 지침을 제안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사건의 선정성을 벗어나 피해자의 인권에 좀더 배려를 하는 성숙한 의식을 키워나가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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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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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한 작가이자 메이대 교수로 재직중인 사이토 다카시의 책이다. 그의 책을 여러 권 읽어봤는데 쉽고 명료하게 자신의 생각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분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책중 [잡답이 능력이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모두 세 권을 읽었는데 모두 괜찮았다.


저자는 대학시절 혼자 있는 시간을 활용해 자신의 지적 단계를 끌어올렸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써냈는데, 괴짜교수로 통할만큼 독특한 사고관을 가지고 있다. 사이토 다카시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면,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일본 메이지대학교 교수. 1960년에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출생했다. 도쿄대학교 법학부 및 동 대학원 교육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거쳤고 교육학, 신체론, 커뮤니케이션론을 전공했다. 2001년 출간된 [신체감각을 되찾다]로 '신초 학예상'을 수상했고,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25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식과 실용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글을 선보이면서 일본과 한국의 300만 독자를 사로잡았다. 또 TV와 강연을 통해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일본 최고의 교육전문가이자 CEO들의 멘토다."


저자는 대입에 실패하고 재수를 해서 도쿄대 법대에 들어갔다. 재수시절부터 대학을 다니고, 첫 직장을 얻은 서른두 살까지 철저하게 혼자로 살았다. 친구도 멀리하며 스스로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다. 그렇게 묵묵하게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교수가 되고 많은 책을 쓸 수 있는 내공을 길렀다.


요즘 혼밥 문화가 확산되며 식당에서 홀로 밥을 먹는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됐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도 혼밥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혼밥은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했지만 아직 혼삼은 못해봤다. 혼자 삼겹살 먹으며 소주 마시는건 시도를 못했는데 이건 아무래도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것 같고 혼순은 쉽게 한다.


요즘 2~30대는 혼자 무언가를 하는데 별로 거리낌이 없다. 저자는 자신의 강의시간에 학생들의 조를 짤때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일부러 섞는다. 공부를 할때도 끼리 끼리하면 자신의 지적성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혼자있는 시간의 힘을 잘 활용해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룰러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시행착오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자기 긍정의 힘을 기르는 글쓰기, 인내심을 길러주는 번역과 원서 읽기,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 평정심 유지에 도움을 주는 마인드컨트롤, 집중력을 향상시켜주는 호흡법, 청년기에 읽어야 할 고전과 독서법 등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성장에 도움을 주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 소개한다." 아무튼 이제 스스로 뭔가 이뤄야 되는게 절대명제로 자리잡은 시대이다. 고독을 이용해 자신의 내공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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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성공 수업 -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유근용.허준석 지음 / 체인지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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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공저자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을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다. 유근용 저자는 30대 초반까지 별다른 직업을 가지지 못하다가 블로그를 바탕으로 독서에 매진하여, 부동산 경매까지 성공을 거뒀고, 허준석 저자는 안정된 영어교사를 그만 두고, EBS 강사에 도전 후 성공을 거둔 뒤 유튜브까지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할 여러가지일들을 해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직장인 보다 안정적이지 못하지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프리랜서의 장단점을 확실하게 거론하고 있다. 자신들의 성공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 치열한 노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보통 1인 기업이라 하면 자유로울 거라는 환상, 혼자 벌기 때문에 순수입이 많을 거라는 환상은 사실이 아니며 수많은 실패를 바탕으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된다고 밝힌다.


주요한 전략으로 사이클과 밸런스를 제시한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두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담겨 있다. 프리랜서나 자영업을 희망하다면 동기부여가 될만한 내용이 있다.

안정된 직장을 나와 프리랜서로 할다보면, 출퇴근 없이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절하며 사는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나 불안정한 수입이 더욱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자신이 뛰어난 인재가 아니고서는 회사 월급보다 많으면서 일상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업무량은 불가능하다고 저자들은 단언한다.


아울러 프리랜서로 일해 본 사람은 알 테지만 생각보다 삶은 곤궁하고 밤낮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프리랜서도 결국 사업이기 때문에 일정량의 금액을 채우기 위해서는, 때로는 언제 끊길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들어오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지키며 경쟁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제목의 초격차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저자들은 자신들의 도전으로 많은 부를 획득했다. 하지만 돈보다 자신의 경쟁력 강화에 촛점을 맞춰 나를 관리하는 툴을 만들어나갈것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건강과 본인의 특기를 강화하고 나아가 멘탈을 강화시킨다면 여러번의 실패를 겪더라도 한 번의 성공을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무튼 프리랜서의 길을 가고 싶은분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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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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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해마다 연말이면 꼭 읽고 넘어가야될것 같은 책이 되어버렸다. 사실 해마다 읽다보니 동어반복적인 요소도 있고 살짝 지겹기도 해서 패스할까 생각해보지만 그래도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상,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이만한 정보통도 없다는 생각에 훑어본다.


서점에 가보면 트렌드 코리아와 비슷한 컨셉의 책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는데, 오리지널격인 미래의 창에서 발간하는 시리즈에 먼저 손이간다. 그만큼 선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2022년은 조금 바쁘게 시작했던지라 해를 훌쩍 넘겨서 이제야 클리어했다.


집필진들이 매해 어떤 주제를 선택할지 상당히 고민할것 같은데 올해도 띠에 연결점을 맞춰 'Tiger or Cat'으로 정했다고 한다. 호랑이냐 고양이냐에서 짐작이 가지만 이런 컨셉의 방향을 잡았다고 밝힌다.


"팬데믹 위기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 기업보다 진화의 속도가 더 빠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맞출 것인가, 더 나아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거침없이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 우리 모두는 큰 갈림길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2022년의 주요 키워드는 무엇으로 정했을까?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

극도로 파편화된 사회에서 공동체는 개인으로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며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어간다. 나노사회는 본서에 소개되는 주요 트렌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화의 근인根因이다. 나노사회는 쪼개지고 뭉치고 공명하는 양상을 띠며,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나노사회의 메가트렌드 아래, 선거의 해 2022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분열의 길이냐 연대의 길이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미국 서부에 골드러시가 있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머니러시 현상이 있다.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은 없다. 모두들 투자와 투잡에 나서며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꽂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레버리지’는 기본이다. 머니러시 트렌드는 자본주의 사회의 속물화 현상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각자 ‘성장’과 ‘자기실현’의 수단으로 돈벌이에 나선다는 점에 서 개인적 ‘앙터프리너십’의 발현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Gotcha Power' 득템력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획득’하는 것이다.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돈은 기본이고 시간, 정성, 인맥, 때로는 운까지 필요하다. 경제적 지불 능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희소한 상품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의 능력을 ‘득템력’ 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상품 과잉의 시대, 돈만으로는 부를 표현할 수 없는 현대판 구별짓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바다뷰 말고 논밭뷰. 불멍, 풀멍. 촌스러움이 힙해지고 있다. 러스틱 라이프란 날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향向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한다.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와 단절되는 삶이 아니라 도시에 살면서도 소박한 촌스러움을 삶에 더하는 새로운 지향을 의미한다. 과밀한 주거·업무 환경에서 고통받는 대도시나,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으로 시름을 겪고 있는 지자체 모두 러스틱 라이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좋은 약은 입에도 달다.” 건강관리가 중요하지 않았던 때가 없었지만, 전 세계를 휩쓴 역병의 시 대에 건강과 면역은 모두의 화두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젊은 세대가 더 이상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고통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왕 할 거라면 즐겁게.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뜬다. 성인병 예방을 위해 병원을 찾는 20대가 급격히 늘어나는 ‘얼리케어 신드롬’도 눈여겨봐야 한다.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밀레니얼과 MZ세대는 모두 X세대의 후예들이다.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뜻에서 ‘X세대’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그들. 그 많은 X세대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들은 지금의 MZ보다 더 큰 충격으로 세대 담론의 출발을 알렸던 신세대의 원조였다. 기성세대보다 풍요로운 10대를 보낸 이 새로운 40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며, 자신의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면에서 ‘엑스틴X-teen’이라고 부를 수 있다. X세대는 사실상 지금의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다.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자기 관리에 철저한 신인류가 나타났다. 스스로 바른생활을 추구하며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바른생활 루틴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근로 시간의 축소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생활과 업무의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자기 관리에 대한 욕구가 커졌고 스스로를 통제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루틴이의 자기통제 노력은 업글인간식 자기계발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힐링을 도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

 
22살의 가상인간 ‘로지’는 과거 잠시 나왔다가 사라진 사이버가수 ‘아담’과 무엇이 다른가? 로지의 창조자가 그녀가 ‘가상인간’임을 밝히기 전까지 사람들은 그녀가 실제 인물인 줄 알았다. 온라인 줌회의에 지친 사람들은 이제 개더타운에 모여서 일하고 회의한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의 공간. 실재감테크는 이렇듯 가상공간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감각 자극을 제공하고, 인간의 존재감과 인지능력을 강화시켜 생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그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라이크커머스

어제 먹은 블랙라벨 스테이크, 친구 페이스북을 보다가 맛있어보여서 구매했다. 립스틱을 사려고 하는데 뭐가 좋을까? 송혜교나 이영애가 광고한 것도 좋겠지만, 내가 팔로우하는 뷰티 크리에이터 민스코가 소개한 오버스머지 제품을 구매한다. 이제 쇼핑몰로 들어가지 않는다. 그냥 SNS를 하다가 태그를 따라 들어가서 구매하는 ‘상시’ 쇼핑 시대가 열렸다. 크리에이터들은 남의 제품을 파는 데서 더 나아가 자기가 만들어서 자기가 홍보하고, 자기가 판다. ‘좋아요’에서 시작하는 D2C 커머스의 시대. 이를 ‘라이크커머스’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본

서사narrative는 힘이 세다. 강력한 서사敍事, 즉 내러티브를 갖추는 순간, 당장은 매출이 보잘것없는 회사의 주식도 천정부지로 값이 오를 수 있다. 테슬라가 그랬다. 그러니까 테슬라의 주가는 머스크의 꿈이 수치로 반영된 것이고, 그 꿈은 강력한 내러티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브랜딩이나 정치의 영역에서도 자기만의 서사를 내놓을 때 단번에 대중의 강력한 주목을 받는다. 2022년에 치러질 두 번의 선거는 치열한 ‘내러티브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나만의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각 이슈별로 정독을 해보니 집필집이 많은 고민을 했다는 흔적이 느껴진다. 코로나와 4차산업혁명의 대두가 맞물려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세상이다. 각 키워드를 감안해 요즘 세상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극도로 세분화되고 파편화된 나노사회. 가족과 공동체가 파편화된 세상에서 오롯이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돈을 좇고(머니러시) 부를 과시하는 득템에 올인한다. 누구는 러스틱 라이프를 즐기며 시골스러움에서 위안을 얻고, 바른생활 루틴이로 살면서 소소한 자신감과 미세 행복을 찾는다.


X세대의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를 따라 부르며 직장의 젊은 꼰대 상사를 떠올려본다. 친구의 SNS에서 본 밀키트와 화장품이 좋아보여 그냥 구매한다. 따로 쇼핑몰에 들어가는 건 너무 귀찮아. 몸에 좋다는 산양삼과 무화과도 챙겨 먹어야겠다. 다이어트 중이지만 아이스크림도. 저칼로리니까 괜찮겠지.


오늘도 뉴스는 온통 대선후보들 얘기뿐이다. 누가누군지 잘 모르겠다. 딱히 떠오르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없는 것 같다. 잠들기 전, 로지의 인스타에 들어가 그녀의 일상을 체크하고 좋아요를 누른다. 최근에 알았다. 가상인간이라는 걸. 하지만 상관없다. 세계관이 같으니까. 재택이지만 출근시간에 맞춰 알람을 설정한다. 이렇게 루틴이로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소개글 발췌)"


마지막 장을 넘기며 올해도 숙제를 마친것 같이 일단 뿌듯했다. 개인적으로 클린턴의 선거구호에 맞춰 올해를 바라본다면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라는 단어를 만들어봤다. 마지막 키워드 내러티브가 과연 어떻게 먹힐런지 정말 궁금한 202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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